영혼의 여행
메리 히긴스 클라크 지음, 박길부 옮김 / 예하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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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히긴스 클라크의 중단편집으로 표제작 '영혼의 여행'이 절반정도를, 나머지 단편들이 반정도를 차지하는 책입니다. 표제작 '영혼의 여행'은 저명한 미국의 여류 역사소설가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전생에 눈을 뜨고 과거의 복수를 현재에 행한다는 이야기로 다중인격과 역사속 이야기의 현실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듯 싶습니다. 그러나 여주인공의 행동과 상황설정이 너무나 현실성이 떨어지고 이야기도 차츰 단계적으로 부풀려가다가 정말로! 정말로 맥없이 끝나버리는 최악의 결말을 보여줍니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장대한 복수극의 결말이 이렇다니 한심스러운 생각마저 드네요.

다른 작품들 ('나를 기억하라'나 '천재 정신과의사의 살인광고')에서 보여준 치밀한 구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소설입니다. 다른 단편들도 표제작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평이한 이야기 뿐입니다. '운수좋은날'은 개중 좋았지만 이미 다른 앤솔로지에 수록되어서 신선함이 너무 떨어지고요. 아무래도 작가가 단편에는 별로 재능이 없는듯 합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본 장편이 단편보다 훨씬 나은 작가가 메리 히긴스 클라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단편집이었습니다. 팬이라면 모를까 관심없으시다면 아예 무시하는게 더 나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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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귀 1 - 죽음의 마을
오노 후유미 지음, 임희선 옮김 / 들녘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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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12국기 시리즈의 오노 호유미가 쓴 호러 장편입니다. 외부와는 단절되어있는 첩첩산중의 마을인 소토바에 스나코 일가가 이사오며 수상한 전염병이 퍼지고 마을은 서서히 죽음의 마을로 변해갑니다. 여기서 죽은 사람들의 일부는 되살아 나서 사람의 피를 섭취하며 죽음을 전염시키는 이른바 '시귀'가 됩니다. 마을의 양대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사찰 주지 세이신과 외과의사 도시오는 그 죽음의 배경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내용면으로 보면 서양의 흡혈귀 이야기를 동양풍으로 약간 각색한것에 불과한 설정이지만 외부와 단절된 소토바라는 마을을 배경으로하는 죽음에 대처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굉장히 탁월합니다. 시귀들만의 마을을 세우려는 스나코의 야심과 마을사람들과의 한판 승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겠죠.

3권에 이르는 장편답게 등장인물도 상당하고 (거의 전 마을 사람들이 한번정도는 등장하는듯...) 곁가지 이야기도 많지만 그에 따른 여러 이야기들을 하나의 줄기로 묶는 솜씨는 놀랍습니다. 인물들의 캐릭터도 확실한 편이고요. 하지만 결말부분으로 가면 힘에 부치는듯 너무 쉽게 한번에 끝내버린듯한 인상을 줍니다. 시귀들이 너무 무력하게 무너지는것도 조금은 불만이고 결과적으로 서양의 '드라큘라'설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것도 아쉽네요.

제 생각에는 1,2권의 재미를 3권에서 제대로 끝맺지 못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운 여름에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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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책세상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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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스테리쟝르임에도 불구하고 요사이처럼 추리쟝르가 붐을 이루기 전에 꽤 호의적인 평을 얻으며 발표된 상당히 드문 케이스의 책입니다. 작가자신이 꽤 저명한 학자인 탓도 분명히 있겠지만 (움베르트 에코의 경우처럼요) 책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에코처럼 현학적인 부분은 최소화한 그야말로 '대중적'인 책이더군요.

나약하고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인 주인공 에드워드가 니콜라를 만나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여 그를 파멸시킨다는 단순한 내용의 범죄소설이긴 하지만 심리묘사등이 탁월하여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마스터키튼'의 이야기 한편이 생각나더군요. 마스터키튼에서의 배역은 작가와 편집자가 바뀌긴 했지만요.

하지만 역시 이 내용가지고 장편을 엮기에는 조금 단조로운 이야기 구성이 아니었나 싶네요. 주요 등장인물도 몇 되지 않아 이야기가 더욱 심심해 지는것 같습니다. 불필요한 과거 회상장면이 계속되는것은 그래서일까요? 쉽게 읽히기도 하고 재미도 있지만 역시 아쉬움도 남는 그러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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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세계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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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의 창시자인 아서 코난 도일의 이 멋진 SF소설이 아동용이 아닌 정식 번역으로 다시 출판된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을때부터 많은 기대를 했었습니다. 아마존의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지각적인 극심한 변동으로 저 옛날 공룡시대의 생태계가 외부와 단절되어 남아있다고 하는 멋진 착상에서 시작해서 챌린저교수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탐험과 모험까지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곳곳에서 발견되는 유머와 위트도 좋았고요. 하지만 저 예전 식민지시대의 사고방식 때문인지 인디오와 흑인에대한 인종차별적인 묘사와 하나의 개체가 다른 개체를 몰살시키는 부분같은것은 약간..(정말이지 아주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현대의 마이클 클라이튼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것 같은 굉장한 착상과 아이디어가 전편에 빛나는 명작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책은 당연히 사서 읽어 줘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책이 거의 60~70년전에 쓰여졌다는 것에서 코난도일경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모쪼록 이런 작품들이 다시 정식 번역되어 진가를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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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클럽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시공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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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라는 이름도 어려운 작가의 소설은 꽤 여러 화제를 낳으며 국내에 소개된것 같습니다. '제2의 에코'라는 화려한 수식어에서 부터 헐리우드에서 죠니 뎁 주연의 영화까지 나왔으니 잘 팔릴만한 배경은 충분히 가지고 나온 셈이지요.

책사냥꾼이라는 특이한 직업의 주인공 코르소를 내세워서 알렉산드르 뒤마라는 거장의 육필원고를 근거로 그 뒷 배경을 파헤침과 동시에 '아홉개의 문'이라는 또다른 희귀본을 가지고 악마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혀 다른 스토리를 한꺼번에 전개하고 있는 작가의 욕심과 방대한 자료조사에는 찬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이 두가지의 스토리가 전혀 맞물리지 못할 뿐더러 삼총사의 주인공에서 빌려온듯한 악녀와 전혀 근거를 알 수 없는 조력자인 '이레네 아들레르'라는 여인같은 등장인물의 유치한 설정과 소설의 내러티브가 뒤죽박죽에 우연투성이이고 이야기의 결말 역시 맥빠지기 이를데 없습니다.

즉, 소설을 읽어보면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현학적인 교만만이 넘쳐나는 스토리 부재의 중세 유럽 문학 자료집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것 같습니다. 에코 역시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긴 하지만 그의 글은 최소한 스토리라인이라는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자료조사능력은 있는것 같지만 스토리를 전개하는 기본적인 작가로서의 능력이 많이 부족하네요.

이런 색다른 기획의 책이 국내에 나와준것은 반갑지만 저한테는 시간낭비 이상의 가치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또 책값은 왜 이리 비싼지....... 영화쪽은 평이 그나마 괜찮군요. 영화나 한번 봐 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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