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여행
메리 히긴스 클라크 지음, 박길부 옮김 / 예하 / 1993년 9월
평점 :
품절


메리 히긴스 클라크의 중단편집으로 표제작 '영혼의 여행'이 절반정도를, 나머지 단편들이 반정도를 차지하는 책입니다. 표제작 '영혼의 여행'은 저명한 미국의 여류 역사소설가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전생에 눈을 뜨고 과거의 복수를 현재에 행한다는 이야기로 다중인격과 역사속 이야기의 현실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듯 싶습니다. 그러나 여주인공의 행동과 상황설정이 너무나 현실성이 떨어지고 이야기도 차츰 단계적으로 부풀려가다가 정말로! 정말로 맥없이 끝나버리는 최악의 결말을 보여줍니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장대한 복수극의 결말이 이렇다니 한심스러운 생각마저 드네요.

다른 작품들 ('나를 기억하라'나 '천재 정신과의사의 살인광고')에서 보여준 치밀한 구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소설입니다. 다른 단편들도 표제작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평이한 이야기 뿐입니다. '운수좋은날'은 개중 좋았지만 이미 다른 앤솔로지에 수록되어서 신선함이 너무 떨어지고요. 아무래도 작가가 단편에는 별로 재능이 없는듯 합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본 장편이 단편보다 훨씬 나은 작가가 메리 히긴스 클라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단편집이었습니다. 팬이라면 모를까 관심없으시다면 아예 무시하는게 더 나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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