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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살인사건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98
크레이그 라이스 지음, 백길선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크레이그 라이스라는 여성작가의 작품입니다.
미국의 외딴 시골 동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그 사건을 해결해 추리소설 작가인 엄마를 유명하게 하겠다는 세 자매의 이야기로 스케일도 작고 주인공도 아이들일 뿐더러 대화와 사고방식이 전부 아동 입장에서 쓰여져 흡사 "소년탐정단"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만큼 전형적인 아동용 모험소설의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오히려 다른 추리소설들과는 굉장히 다른 독특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벌이는 기발하고 때로는 유치한 여러 작전들이 굉장히 유쾌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엄마 소설의 탐정들의 방식과 대사를 흉내내는 장면들이 귀엽더군요) 또한 흡사 "초원의 집" 분위기랄까.... 당시 미국 시골 마을의 디테일한 묘사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은 의외로 진지하고 복잡한 편이라 좀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샌퍼드 저택에서 죽은 샌퍼드 부인의 서류를 발견하는 장면은 경찰이 수색에서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가 잘 납득되지 않았지만 이 서류를 통해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고 살피면서 복잡한 이야기 속에서 단 하나의 진실을 발견한다는 내용은 깔끔하고 명쾌하게 설명되고 마무리 되고 있더군요. 캐릭터 중심의 모험물 분위기였는 줄 알았는데 정통 추리의 맛도 어느정도 전해 줘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어쨌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홈 코미드 스릴러물이라고나 할까요? 굉장히 소박하고 유쾌하면서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흔치 않은 작품으로 생각됩니다. 내용 전개가 정말 디즈니의 모험영화 같은데 조사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1946년에 영화화가 되었더군요. 너무 거대하고 큰 음모나 잔인한 엽기 연쇄 살인사건에 관한 작품이 난무하는 요즈음인데 이 작품을 읽고 신선한 느낌으로 기분전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아이들이 말썽꾸러기이긴 해도 집안일도 잘 돕고 엄마의 일과 마음을 잘 이해하는 너무나 착한, 이상적인 아이들로 설정되었다는 것에서는 약간 환타지스럽기도 하군요. 저자인 크레이그 라이스 여사 본인은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다 하니 소설로나마 이상적인 가정을 꾸미고 싶어한 심정은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