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 - Like a Virgi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06년 개봉작 중 가장 평이 좋았던 영화 중 하나인 천하장사 마돈나를 이제서야 DVD로 감상했습니다.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왜 그렇게 평이 좋았는지 저는 잘 모르겠더군요. 뻔한 성장영화에 성전환이라는 코드만 집어 넣었다 생각되는데 말이죠. 복싱 선수 출신의 아버지와 반항하는 아들이라는 주제는 이미 "Go"에서 써먹은 것이잖아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고민이라는 것이 큰 차이점이긴 하지만 너무 유별난 고민이고 주제라서 그다지 와 닿지도 않았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동구의 고민과 동구의 복잡한 가정문제, 씨름부 주장의 라이벌의식 등 세세한 에피소드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생각됩니다. 마지막에 여자가 된 동구가 "Like a Virgin"을 부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오바였다 보여지고요. 너무너무 어색하고 안 어울렸거든요.

"동막골"의 인민군 소년 병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씨름부에 어울리는 튼실한(?) 몸, 그리고 여자를 꿈꾸는 소년의 모습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류덕환이나 복싱선수 출신의 거칠지만 소심한 사나이 동구 아버지 역의 아귀 김윤석 등 연기자들의 세세한 연기는 상당히 좋았고 작품 전체를 꿰뚫고 있는 듯한 촬영과 미술은 소품이지만 굉장히 신경쓴 점이 드러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도 여러모로 세심하게 신경써서 잘 만든 영화이고 각본도 짜임새가 있어서 완성도는 높은 영화임은 분명하고요.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뭔가 더 설득력있는 고민을 가지고 성장통을 그렸어야 했을텐데 성전환이라니... 당사자들의 심각한 고민은 십분 이해하지만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단, 영화에 대한 평을 전혀 보거나 듣지 않고 영화를 봤더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도 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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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purple 2009-03-09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영화를 봐서 꽤 좋았나 봐요. 영화를 여러번 보면서 베껴쓰기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무엇보다 저도 동구아버지역의 김윤석, 동구역의 류덕환의 연기에 매료된 점이 컸어요. 거기에 저는 도드라지게 보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환상적이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코드가 유쾌했어요. 영화리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