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 좋은생각 좋은시
아름다운 시인 44인 지음 / 좋은생각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에 내가 선물했던 시집이다.  대구로 내려오는 차 안에서 읽으려고 빌려왔다.  제목이 참 처량하기 그지없다.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라니....  나라면 이런 책을 손에 든 사람을 보면 '저 사람 참 많이 쓸쓸한가보다' 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제목으로 정해보라고?  뭐 그렇게 말하면 번뜩 생각나는 것은 없지만....  시간을 조금두고 생각하면 걸맞는 제목이 아주 없을 것 같지는 않다. 

  역시 소설보다 시가 어렵다.  잠깐 정신을 딴 곳에 팔아버리면 글자는 눈에서 뇌로 전달되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버리게 된다.

  시는 집중력을 갖고 읽어야 하는 것 같다.  모르지.  시가 물처럼 술술 읽힌다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몇몇 시들은 그렇기도 하지.  그치만 굵직굵직한(표현이 편파적이라도 어쩔 수 없음 ^^;;) 시인들의 시는 몇 번이고 곱씹어야 소화가 되고 느껴진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쉽게 읽히면서 마음이 따사로워지는 용혜원님의 시를 사랑하는 것인가보다.

  물론 이 시집에는 용혜원님의 시는 없었다.  가장 감동적인 시는 아니었지만 지금 기억에 남는 시 한 편 손가락으로 읊어봄으로 어설픈 서평 마치자.  (서평이랄 것도 없지.  제목이야기만 하다 그쳤으니.... ㅋㅋㅋ)

 

                 줄다리기


                                             박상천

 
줄다리기의 역설을 아는 이들은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힘이 강한이가 힘을 쓴 만큼
그들은 뒤로 물러갑니다.
물러가고서도 이겼다고 좋아하지만,
그러나 아시나요.
힘이 약해 끌려간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강한 이들의 영토를 차지하면서 전진하고 있다는 것을.
 

줄다리기의 역설을 아는 이들은
세상을, 조급한 마음으로 살아가지는 않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진주귀걸이 소녀....  대호에게 한달전쯤?  받은 책이다.  읽을만한 것을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빌려준다던 책.  그래서 빌리려한 책인데, 그냥 준단다. ^^;; 

  표지가 참 예쁘다.  언젠가 한 번 본 적이 있는 그림이었다.  그러나 그린이에 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고 알고있는 부분도 없었다.  베르메르라는 화가의 주변 배경을 조합하여 작가의 상상력으로 쓴 소설.  이리보면 실화적인 요소가 많으리라 생각하겠지만 허구나 상상의 이야기로 보는게 맞을꺼다.  베르메르라는 화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게 없다니깐.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이 베르메르의 그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소설, 참 색달랐다.  베르메르라는 화가의 작품과 소설 속 그에 대한 느낌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글쎄....  이렇게 실존했던(혹은 하는) 것을 가상하여 글 쓴다는 것 조금 조심스러울 이유도 있겠다.  왜냐면 글을 쓴 사람으로 인해 그 대상이 폄하되거나 가치가 절하되어서는 안되니까. 

  베르메르는 자신의 그림을 사들이고 자신의 그림을 인정해주는 반 라위번에게 소신껏 행동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에게 헌신적인 그리트의 난처한 입장을 변호해주지도 못한다.  자신의 그림을 사가는 자, 그림인생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자라는 이유만으로 원치 않는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아니 그리트(진주 귀걸이 소녀)를 그린 것은 그도 원했던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나서 몇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그리트는 베르메르를 사랑했던 것일까?  베르메르는 그리트를 사랑했던 것일까?  나는 이 부분에 있어 확실하게 확인하게 되기를 바랬는데....  그리트는 푸줏간 아들 피터와 함께 살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 이 작품은 참 아름답다.  미술을 모르고 그림을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그러나 책 속의 베르메르의 다른 작품에는 사실 그리 끌리지 않았다.  베르메르의 다른 그림들과는 다른 초상화와 같은 이 그림은 정말로 어떻게 그려지게 된 것일까?  그리구 그리트가 귀를 뚫는 부분이 아주 고통스럽게 묘사되어 있는데 실제로 귀를 뚫는 일이 그리 고통스럽지는 않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는 귀 뚫는 일이 마치 생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으로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귀 뚫는 일에 대한 묘사마저 상상으로 썼을까?  많은 것들이 의문으로 다가오는 책.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라는 그림은 참 아름다운 그림이라는 생각.  역시 악세사리는 훨씬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선물받은 책이지만 그동안 읽을 겨를이 없었다....면 거짓말일테고 읽기를 등한시 하던터라 읽지 않고 두던 책이었다.  요 몇일 전, 나의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소설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사실 구미가 당기진 않았다.  그러나 자연과 인간의 삶에 대해서는 다시금 생각케 한 책이다.  얇은 책이다.  그러나 감히 누가 가벼운 책이라 하겠는가?  삶의 지혜와 자연을 바라보는 눈, 숭고한 정신이 담겨있기에 묵직한 책이다.  인간이 얼마나 자연에 반해서 살아가려 하는지....  자연과 합일하여 살아가기 보다는 자연을 짓누르며 살려 하는지 전우익은 그런 인간들의 삶에 일침을 가한다. 

  또한 그가 농작물과 식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의 삶을 식물의 생태에 비하여 이야기하곤 하는데....  맞는 말이구나!  맞는 이치로다~  깨닫는 순간도 많았다.  또한 고집쟁이라는 수식어답게 억지스러운 부분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억지라는 것 또한 받는 이와 주는 이의 견해 차이에서 오는 것이겠지만....  

  크게 그의 글의 3군데에서 저자와 생각이 달랐다.  첫째,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겠다.  둘째, 사진사가 요구하는 포즈대로 사진을 찍는 것은 꼭두각시다.  셋째, 사람들이 같은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것은 개성없는 것이다.  나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보다는 부분적으로 동의하거나 다소 차이가 있다.  

  첫째, 과연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는 것은 잘하는 것인가?  의료보험료 또한 어찌보면 세금과 같은 것인데 이 나라에 기거하는 시민이 그것을 내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과연 옳을까?  물론 의료보험제도가 모든 국민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닐것이며 그에 적잖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그와 같다.  심지어는 심신이 건강해서 병의원을 드나들지 않는 사람들은 의료보험이 건강하기 때문에 내는 '건강세' 라고도 한다.  그러나 당사자에게 의료보험제도가 필요치 아니하다면 그것을 폐지하거나 또는 선택수혜를 받게 하는 등의 노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사회에서 약속처럼 이행되고 있는 것을 본인에게 불필요하다해서 무작정 따르지 않겠다 하는 것은 교복을 입는 학교에서 혼자서 사복을 입겠다는 문제아와 무어가 다르단 말인가?  

  둘째, 사진사가 요구하는 대로 포즈를 취하는 것이 꼭두각시인가?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들 일괄적으로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그에 딱맞게 움직이는 획일화된 사고는 벗어야 한다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의 그런 그럴사한 생각을 믿어주게끔 하기에는 예화가 너무나도 억지스럽다.  결혼식 후 친지사진을 찍을 때 사진사는 이래라, 저래라 말이 많다.  그러나 그 사진사가 지시하는대로 하는 것을 어찌 꼭두각시라는 입장에서만 볼 수 있단 말인가?  인정해야 할 것은 사진사는 찍히는 사람보다 전문가라는 것이다. (대개 그렇다)  모두의 얼굴이 환히 나오고 더 보기 좋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충고일 수 있는 것이다.  나보다 식견이 넓고 앎이 깊은 사람의 뜻을 따른다고 해서 이를 싸잡아 '꼭두각시' 라 칭하는 것은 억지다.  

  셋째, 같은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것은 개성없는 것이다?  어찌보면 두번째와 비슷한 맥락이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모두가 자신만의 패션코드를 가지고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어야 하는가?  이것은 더 비효율적이고 경제적이지 못한 일이다.  내가 지은 옷을 입은 자만이 독특함과 참신함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할 일은 아니다.  같은 옷을 입고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머리색을 하는 것도 일종의 문화다.  어찌 문화속에 젖어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줏대없고 개성없는 사람이다 단언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위의 세 가지 생각이 '표현하건대 그렇다'는 것이겠지만 분명코 잘못된 예화이며 설득력없는 억지주장이다.  나의 이 글 또한 다른 누군가가 보기에 '너야 말로 억지구나!' 할 지도 모른다.  

  의견차가 있었던 세 가지에 대해 기술함에 있어 이 책과 저자의 생각을 두 손들어 '아니올시다'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삶의 깊이와 참 의미에 대해 고뇌하고 자연을 알고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매, 정신이 옳곧은 자주성있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사모하는 그의 모습은 참 감동적이다. 그냥 지나치는 풀 한 포기에도 의미가 있음을 알려주는 아주 의미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명적 오류
이우진 지음 / 이가서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포대 가는 날 횡성휴게소에서 산 책.  그냥 읽을거리가 없는 요즘을 위해서 가볍게 산 책이다.  비슷한 종류의 여러권의 책이 있었는데 그 중 이가서향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라길래.  가차없이 선택했다.   

  책을 읽으면 참 행복하다.  언제고 책을 읽으면 느끼는 감정이다.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수현이라는 잘 나가는 도도한 여기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교만하고 오만하리만치한 그 여자가 한 남자에게 완전 미쳐버리는 이야기이다.  교만과 도도함에 극에 달하다 못해 약간 거부감이 들 정도의 캐릭터였다.  처음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읽는 내내 수현에게 대한 못 마땅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태영.  짝사랑하던 여자가 있지만 그 또한 수현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태영은 등장하면서 부터 만들어둔 이미지에 후미 부분에 가서는 조금 캐릭터가 변하는 것 같아 조금 혼란했다.  캐릭터의 일관성이 없다고 해야하나?  

  오기자.  그의 사랑은 그만의 절실한 사랑이겠지만.  나는 그를 용서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수현을 더 용서할 수 없다.  이 3명...  (아니, 신기자도 여기 포함시켜야 되나?)  수현은 태영을 사랑하고 태영은 수현을 사랑하고 민기는 수현을 사랑한다.  결국 수현과 태영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사랑이 한 여자를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사랑이라는 폭풍이 쓸고 간 자리를 수현은 보여준다.  별로 감동적이거나 재미있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다는 것에 마냥 행복함에 심취했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왼손잡이의 환희 - 양장
오지훈 지음 / 선영사 / 200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지훈의 왼손잡이의 환희....  제목이 참 산뜻하다는 생각을 받으며 책장을 펼쳤다.  그 안에 화려하게 그려진 올칼라 삽화! ^^  이런 책은 늘 나에게 동화책을 접하는 기분을 안겨준다.  '이게 시냐?'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필자의 말처럼 나 또한 '이게 시야?' 라는 생각을 가져봤던게 사실이다.  시는 뭔가 한 마리의 학같이 고고해야 하며 때로는 신랄하고, 때로는 화려하게 수놓은 아름다운 시어들로 지어져야 한다는 생각.  단어를 표기한 한자는 누가봐도 정당해야 한다는 생각.  이런 괄호 안 사고방식으로 시를 접했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의 익살스럽고 새로운 표현의 방식인 엉뚱한 한자 맞추기는 나로 하여금 새로운 발상을 불러일으켰다!  언어유희는 경박한 것이며 이런 것을 숭고한 문학에 주입한다는 것은 천박한 일이라는 생각....  그런 마음들이 시를 읽으며 일종의 즐거움이 되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소설이 읽혀지는 사람에게 재미를 주어야 함은 물론이고 시또한 마찬가지다!  읽히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것이다.  시인과 전혀 하나되지 못한 독자가 알수 없는 말들만 뇌까리고 있는 시를 읽는다면....  과연 그건 무엇이란 말인가?  이 또한 문학을 사랑한다는 사람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며 또한 일부러 그렇게 시를 쓰는 사람은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물론 재미만을 추구하며 쓸 수 는 없는것이다.  독자에 휘둘리는 시인은 언어로 쇼를 하는 어릿광대에 불과하며 제 아무리 반야삼경을 왼 들 어느 독자 하나 공감해주지 못한다면 그는 저홀로 사차원 세계에 존재하는 외계인이 되는 것이다.  시는 시인의 정신세계를 담은 것이기에 그것이라면 족한 것이다.  이해하고 못하고는 독자의 것이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빌빌 돌여가매 어렵게 써야 할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 생각을 같이 하는 자라면 이 시집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