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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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  그녀의 책을 읽은 책은 없지만 세계여행가임은 알고있었다.  책의 표지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그녀의 여행이야기리라 생각하고 책장을 펼쳤다.  그러나 그녀는 여행가가 아닌 긴급구조원이 되어있었다.  세계문화 및 국제기아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였을까?  나에게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의미로웠으며 그녀의 글 군데군데서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여행가로서, 긴급구조원으로서, 아니 참된 인간으로서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  지구상의 인간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아가고 내가 그들의 우위에 설 때 만족하고 쾌감을 느끼는 대신 지구상의 인간들이 서로 도우며, 나누며, 공유하며 살아감에 행복한 사람.  그녀와 그녀와 같은 긴급구조원으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또한 그네들의 그런 마음과 함께하고 싶다. 

  이 책은 지구상의 위태로운 나라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비무장지대에 가장 지뢰가 많이 박혀있는 나라가 한국이란다.  남과 북이 통일이 되면 이 지뢰제거에 많은 돈과 시간을 써야 한댄다.

  어릴 적부터 나는 가장 무서운 것은 전쟁이었다.  전쟁을 한 번도 겪지 못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기엔 참 생뚱맞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남과 북이 휴전상태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때 받았던 충격은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사는 이 땅이 동족간의 그런 전쟁을 벌였고 잠시 쉬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워 그 날 밤 내내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전쟁이 지금도 지구 곳곳에는 벌어지고 있다.  서로 총아귀를 겨누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로 진심으로 더불어 살아가지 못함이 주는 슬픈 단상이다.

그로 인해 생겨나는 기아, 약탈, 국제미아 등....  나에게 참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과연 나는 누군가의 멈춰가는 심장을 살린 적이 있는가?' 하는 반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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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비 납치사건 1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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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책이다.  김진명이라면 역사와 이 나라의 굵직한 책을 써낸 작가다.       

  황태자비 납치사건.  이 책은 두 권으로 되어있는데 읽히는 속도로 보자면 한 권 분량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읽힌다.  추리소설과 같은 일면이 박진감도 있고.  민비시해 사건을 바탕으로 일본의 역사왜곡교과서를 규탄하는 내용이다.  임선규와 김인후의 황태자비 납치사건.  자국의 비굴했던 역사적 과오를 씻는 방법이라고 하기엔 조금 설득력이 부족한 듯....  또한 국익을 우선으로 해야 할 황태자비가 국적을 잊은 듯 오로지 도덕과 양심에만 쏟아붓는 태도는 한국인인 나에게도 별 감동은 없었다.

  작가는 일부 양심있는 일본인들의 목소리를 담기에 모두가 존경하는 황태자비를 거론함이 그림이 괜찮았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 모든 과오를 오로지 양심 하나에 맡긴 채 나라의 잘못을 순순히 시인하고 고백하는 일은 쉬울 것인가?   그 과정에서 황태자비의 고민이나 번민이 없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어쩌면 소설 속의 황태자비는 단지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일본인상일지는 모르나 현실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 또 우리에게 당신은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내 나라의 왕비가 벌거벗겨져 짓눌린 역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가?  독도영유권 주장, 왜곡된 교과서....  그것들을 대하며 단지 냄비처럼 쉬 달아올랐다 쉬 식어버리지 않는가?   우리나라에 대해 그리고 가까운 나라 일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한 책이다.

  단지 소설로서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부키 극장에서 어떻게 황태자비를 그렇게 감쪽같이 납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어쩌면 작가도 그에 대한 뾰족한 방책은 없지만 무조건 '치밀하고 대범한 납치범'임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는지도.  또한 납치수법, 수사과정에 있어 기술한 부분들에 허술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았다.  황태자비 납치에 있어 수사방법에서 결정적인 다나카 경시정.  그는 이 일을 해결하는데 있어 거의 신과 같은 존재다.  사건을 수사하며 추리해 가는 과정은 이해가 가지만 모든 것을 직감과 느낌으로 수사해 나가고 그것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은 조금 엉뚱한 설정이다.  정확하고 예리한 수사과정을 제시하기 보다는 베테랑 형사를 등장시켜 사건을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것이 작가에게는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소설로서의 재미도 있었고 또한 '양국간의 역사 바로잡기가 시급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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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넬라 새벽 두시에 중독되다
고연주 지음 / 맥스미디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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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책의 표지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뭔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색깔이라서 였을까?  아니면 밍숭맹숭하지 않은 색의 강렬함 때문이었을까?  역시나 책 속의 라오넬라 또한 밍숭맹숭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  이 책에 대해 어떻게 서평을 써야할지 조금은 망설여진다.  나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해준 맥스미디어와 라오넬라에게 무한히 고맙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평을 써야 할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후후. 

  책 속에서 그녀, 라오넬라와 만나면서 그녀가 내곁에 바싹 다가온 듯하다.  그런 그녀에게 솔직한 내 마음 털어놓는 것이 실례가 되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나에게 솔직하도록 하겠다.  그것이 또한 새벽 2시를 향해가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길 그녀를 솔직하게 마주대하는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포기해버리고 싶을 인생의 순간순간들을 마치 그녀는 소위 아줌마와 같은 근성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도무지 십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신적 힘이랄까?  어쩌면 그것은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나보다 작은 그녀이지만 참으로 대단한 여자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책을 펼치며 나는 불편한 감정이 앞섰다.  무슨 연유에선고 하니, '~한다', '~본다' '~소리친다' 와 같은 어투때문이었다.  '~하다' '~한다' 와 같은 문체는 왠지 멋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이 한 권의 책을 이룬 전체 문장에서 만나게 되니 왠지 모르게 무언가가 공중에 떠있는 듯한 느낌과 함께 갑갑증이 생겼다.  아니 속시원히 "~했다" '~보았다' 하는 식의 과거형의 종결어미를 적절히 사용해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무엇보다 문장끝 마침표에 앞서는 형태가 전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자연스러웠다.  적어도 이는 나의 생각일 뿐이며 그녀만의 개성있는 문체라면 문제될 것이 없겠다.  실지, 중반부, 후미부분으로 가면서 이런 어투에 익숙해지는 나를 볼 수 있었으니까.

  라오넬라.  그녀와 나는 닮은 점이 있다.  이 세상에서 꿈이라는 것을 가져본 이후로 나 또한 줄곧 소설가를 꿈꿔왔다.  아니, 그도 바라지 않아.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까.  그런 그녀에게 뜻밖의 출판권유로 인해 자신만의 책을 갖게 되었다는 것.  그것이 마냥 부러웠다.  이 세상 여자들이 공주를 흠모하고 동경한다면 나는 책을 펴낸 신데렐라, 라오넬라가 부러울 따름이다.  그녀의 필력과 기구했던 삶의 이야기가 그녀를 글쟁이로 만들어 주었다.  그런 그녀가 그토록 열망하는 작가로의 문턱에 첫 발을 내딛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나도 그녀를 아끼는 한 명의 독자가 되고 싶다.

  청소년기, 라오넬라가 비행(非行)청소년이었다면....  이제 그녀는 한 마리의 새가 되어 거칠게 날개짓하며 창공을 비행(飛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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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심리학 입문 홍신사상신서 46
C.S.홀 / 홍신문화사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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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이트라면 학교 다니면서 귀에 딱지가 앉을만큼 들었던 정신분석학의 거장이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뜬금없이 그에게 호기심 혹은 궁금증이 생겼을까?  실로,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나 이유는 아주 하잘것 없다.  내가 읽는 책이 주로 문학서적 뿐인지라....  좀 더 폭넓은 독서세계로의 고의적인 입문을 위해 선택한 책이지. 후훗  프로이트라면 내 전공과도 어느정도 연관은 있고 또 전혀 못알아먹을 소리를 한 책은 아닐꺼라는 적은 부담감으로 택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시기가 우연치고는 아주 적절했다.  때로는 알 수 없는 나의 심리, 정신세계....  더 나아가 내 주변사람들의 심리....  그의 이론을 들여다보면 '그렇구나' 이해할 수 있을만한 것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의 행동양태가 단지 그런 한 가지의 모태를 두고 작용한다는 극단적인 단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저자 캐빈 S. 홀은 프로이트에 '빠져든 것'이 아니라 '밝혀낸 것'이기를 바란다고 서두에 밝혔는데 내가 봤을땐 그는 프로이트에 빠져있으며 그의 그런 애착이 프로이트를 밝혀내게끔 한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어려울 법한 용어와 개념을 친절하게 예를 들어 쉽게 풀어주었다는 점 (그가 든 예가 때로는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말이다), 또 프로이트의 저서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목이 책의 성격과 아주 적합한 것 같다!  이 책은 프로이트로 들어가는 길을 소개해주는 안내책자와 같다.  그야 말로 입문이야.  이 책을 읽고 프로이트에 대해 그리고 그의 정신분석학에 대해 더 알고싶은 욕심이 생겼으니까.  기회가 된다면 프로이트의 여러 책들을 더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이 외 많은 학자들의 더 많은 사상서들을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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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검 1 - 돌아온 아이들
청산인 지음 / 창작아카데미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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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검.  휘리뤽 읽힌 책이다.  불과 몇 시간 만에 다 읽었다.  이 책 50부작으로 출간된다지?  2달에 한 권씩, 무려 8년에 걸쳐 50권으로 나온다는데.  엄청나네.  현재로는 4권까지 나와있단다.  이 출판사.... 이 작품과 이 작가에게 올인하기로 했을지도.  그런데 50권이라....  흠....  나는 1권 밖에 읽지 않았는데....  그렇담 약 10여년 뒤에나 서평쓰기를 해야할까?  ㅋㅋ  그렇지만 내가 읽은 1권의 이야기를 남겨보자. 

  청산인.  작가의 필명이겠지.  왜 필명을 사용할까?  본명이 촌스러워서였을까?  아님 필명으로 좀 더 무협소설의 분위기를 내고 싶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괜시리 궁금하네.  작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가 몇 년생인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정말 기대없이 펼쳤다.  내 손에 들어온 책, '한 번 읽어나 보자' 하는 심산으로....  무협소설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재미있었다.  그치만 어마어마한 대장편이라는게 솔직히 2권까지 읽게끔 할지는 의문이다.  8여년에 걸쳐 50여권을 사 본다는 건 쉽지 않을테니 말이다.

  문체는 어찌보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어찌보면 기품없고 가볍다.  가장 당황스러운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대개 이야깃 속의 등장인물은 이야기가 진행되면 어느정도 이미지가 그려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종잡을 수가 없다.  아주 정의로운 듯 하다가 날건달 같기도 하고, 그러다 아주 유치하기도 하고....  그들이 뱉는 말은 시대를 오락가락하게 했다.  어깨에 화살을 메고 옷자락 펄럭이며 말을 탈 법하다가도 현재 뒷골목에서 자죽쟈켓을 입은 건달들이 뱉을 법한 욕지거리를 한다.  잘 만들어진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가 어느샌가 19세금 비닐포장된 야설집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 각기 다른 이야기인듯 하다 하나의 모티브로 모아지는데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일명 '삼각뿔 필법'과 닮았다.  아아, 그때 그 시절 나를 깜짝놀라게 만들었던 그 삼각뿔 필법! (삼각뿔 필법이라는 칭호는 내가 붙인것이니 오해말게~)  각기 다른 이야기들인 듯 하다가 그것이 하나의 고지에서 모여 한 덩어리의 이야기를 이루듯.  

  푸른 반달 모양의 목걸이.  이를 통해 그가 소년 '하나'이고 그가 '청검' 임을 알았을 때 흠짓 놀랐다.  구구절절이 "소년 '하나'가 '청검'이요." 하고 설명하지 않아도 청검이 하나이고 하나가 청검임을 알 수 있게하는 깔끔함과 간결함, 하나의 상징으로 풀어나가는 법이 훌륭했다.  아, 여기서 감동했어.  이런 글쓰기 배우고 싶어요. ^^

  이야기의 시작은 일본영화 배틀로얄을 연상 시켰다.  서로 죽이고 짓밟아서라도 절대명제 생존만을 지킨다....  그런데 7명의 소수정예 아이들을 천하최강의 인간 병기로 만드는 것, 그럴 수 있다치자.  그치만 몇 백명의 군대를 이 7명이, 그것도 소년*소녀가 "재밌네" 라고 웃으며 손바닥 털듯 너무나도 쉽게 헤치워버리는 것은 조금 오바가 아닐까 싶었다.  부자연스럽다.  그리고 그들의 오만방자함과 시건방진 품성은 과하게 불량해 보여서 정의나 용기, 진지함....  이런 것들이 그들에게서는 어색하게 느껴지리만치 불건전한 성향의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무명노인은 이은성의 '동의보감' 살신성인 유의태를 닮았다.  무명노인은 죽지 않았을 것이고 언젠가는 청검은 그를 만나게 되겠지.  이 책을 읽으니 내공수련을 하면서 무술을 연마하고 싶을 정도로 상상력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필요이상 잔인한 구석이 있는 것도 같다.

  끝으로 하나....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재미있는 이야기와 작가의 필력을 충분히 살려낼 수 있게 조금 더 고급스러운(?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묵직한 거작으로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아, 나는 정말이지 너무 경솔하고 주제넘은 독자. ㅠ.ㅜ   세련된 세공으로 마무리된 후 요란한 불빛 아래 누윈 화려한 비치보석은 아름답기는 하겠지만 보석 그 자체의 빛을 잘 살려낸 진주의 은은한 무게있는 기품과 우아한 품위는 따라오지 못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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