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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넬라 새벽 두시에 중독되다
고연주 지음 / 맥스미디어 / 2006년 2월
평점 :
먼저 책의 표지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뭔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색깔이라서 였을까? 아니면 밍숭맹숭하지 않은 색의 강렬함 때문이었을까? 역시나 책 속의 라오넬라 또한 밍숭맹숭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 이 책에 대해 어떻게 서평을 써야할지 조금은 망설여진다. 나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해준 맥스미디어와 라오넬라에게 무한히 고맙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평을 써야 할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후후.
책 속에서 그녀, 라오넬라와 만나면서 그녀가 내곁에 바싹 다가온 듯하다. 그런 그녀에게 솔직한 내 마음 털어놓는 것이 실례가 되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나에게 솔직하도록 하겠다. 그것이 또한 새벽 2시를 향해가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길 그녀를 솔직하게 마주대하는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포기해버리고 싶을 인생의 순간순간들을 마치 그녀는 소위 아줌마와 같은 근성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도무지 십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정신적 힘이랄까? 어쩌면 그것은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나보다 작은 그녀이지만 참으로 대단한 여자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책을 펼치며 나는 불편한 감정이 앞섰다. 무슨 연유에선고 하니, '~한다', '~본다' '~소리친다' 와 같은 어투때문이었다. '~하다' '~한다' 와 같은 문체는 왠지 멋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이 한 권의 책을 이룬 전체 문장에서 만나게 되니 왠지 모르게 무언가가 공중에 떠있는 듯한 느낌과 함께 갑갑증이 생겼다. 아니 속시원히 "~했다" '~보았다' 하는 식의 과거형의 종결어미를 적절히 사용해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무엇보다 문장끝 마침표에 앞서는 형태가 전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자연스러웠다. 적어도 이는 나의 생각일 뿐이며 그녀만의 개성있는 문체라면 문제될 것이 없겠다. 실지, 중반부, 후미부분으로 가면서 이런 어투에 익숙해지는 나를 볼 수 있었으니까.
라오넬라. 그녀와 나는 닮은 점이 있다. 이 세상에서 꿈이라는 것을 가져본 이후로 나 또한 줄곧 소설가를 꿈꿔왔다. 아니, 그도 바라지 않아.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까. 그런 그녀에게 뜻밖의 출판권유로 인해 자신만의 책을 갖게 되었다는 것. 그것이 마냥 부러웠다. 이 세상 여자들이 공주를 흠모하고 동경한다면 나는 책을 펴낸 신데렐라, 라오넬라가 부러울 따름이다. 그녀의 필력과 기구했던 삶의 이야기가 그녀를 글쟁이로 만들어 주었다. 그런 그녀가 그토록 열망하는 작가로의 문턱에 첫 발을 내딛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나도 그녀를 아끼는 한 명의 독자가 되고 싶다.
청소년기, 라오넬라가 비행(非行)청소년이었다면.... 이제 그녀는 한 마리의 새가 되어 거칠게 날개짓하며 창공을 비행(飛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