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는 임신출산책 - MBC 한준호 아나운서의 임신 출산 육아 노트
한준호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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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읽는 임신출산책> 남편에게 선물한 책이다.  남편의 아내가 첫 아기를 가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한 책이다.  그런데 남편에게 건네기 전 내가 먼저 읽었다.  남편이 읽어도 좋을지, 임신한 나를 잘 이해해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인 임신출산육아에 관한 여느 책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같은 남자가 썼다는 것이 그들에게(?) 조금의 공감대를 형성해주지 않을까 싶다.

  저자인 아나운서 한준호는 현재 두 아이의 아빠이고 한 아기가 곧 태어날 예정이다.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세 아이의 아빠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맞벌이 부부에게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저자와 그의 아내는 맞벌이부부다.  방송국 일을 열심히 해가며 살아가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또 한 아이의 아빠가 될 젊은 남자는 세간의 주목을 받을만한 것 같다.  그리고 그에게 출판사는 임신출산기를 제의해고 이러저러한 과정을 지나 이 책이 출간되었을 것이다.  지금쯤 아내는 셋째 아이를 출산했겠지.

  첫 아이를 가진다는 것, 한 남자의 아내인 내게는 정말 가슴 설레고 벅찬 일이다.  남편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남편은 내가 임신한 것을 알고 내가 보는 임신과 출산와 관한 책을 종종 옆에서 같이 보곤 한다.  그리고 태교동화책은 그의 전담이다.  그런 그에게 '나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의 과정들을 소개해줄 만한 남편을 위한 책, 어디 없을까' 찾다 이 책을 발견했다.  내용은 앞서 말한것처럼 평이하다.  아니, 임신과 출산에 관해 이리 듣고 저리 듣고 몇 권의 책을 접한 내게는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여자보다는 임신과 출산의 전 과정에 대해 잘 모를 남자에게는 부담 없이 읽을 좋은 책인 것 같다.

  단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나는 유명인들의 자서전과 에세이같은 책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에게는 인간 아무개보다는 회장 아무개, 방송인 아무개, 정치인 아무개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의 평범하지 않은 직업이 그 자신보다 더욱 드러나는 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점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임신출산에 관한 에세이 형식의 정보서인 이 책에 아나운서 한준호의 프로필식의 사진에 여러 면을 할애했다.  임신출산과는 전혀 통할 것이 없어 보이는 사진들.  그저 멋진 남자의 모습이 이 책에 왜 필요했을까?  아니 이런 사진들보다는 이 책의 주제인 임신, 출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진이 어땠을까?  아내와 병원 다녀와 함께 찍은 사진이라던지, 육아로 밤새워 부스스한 모습의 저자의 모습이라던지, 가족 간의 행복하고 화목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라던지.  그러나 흰 와이셔츠에 반듯하게 맨 넥타이 차림의 사진은 도무지 왜 있는것인지 알기가 힘들었다.  여성을 위한 책이라면 '아, 정말 이 남자 멋지군' 하고 여심이라도 울려 볼 심산이라 짐작해볼 수도 있겠지만 아내가 임신을 했고 임신과 출산에 대해 어떻게든 알고 돕고 싶은 남편들에게 멋진 아나운서 저자의 프로필 사진이 어떤 감회를 줄까?  혹 모르지.  '아, 이 남자 정말 멋지네' 하며 남심이라도 흔들어 보려 했던 것인지. 

  그리고 간접적인 광고들을 눈치채지 않을 수 없었다.  글과 함께 작게 들어간 이미지들.  그 아래 그것이 어떤 동화책이며 어떤 젖병이며 어떤 회사의 임테기이며 어떤 회사의 출산용품인지 표기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상품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소비자에게 상품 선택에 길라잡이가 되어주려는 의도라면 지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전혀 그런 의도는 아니다.  글의 내용에 맞게 자그맣게 들어간 이미지에 직접적으로 특정 회사의 상품 사진과 상품명을 적어둔 것이 내게는 못마땅했다.  이 책의 의도가 좀 더 순수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혹자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되지 뭘 그리 까칠하게 보나?'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임신한 아내를 둔 아빠들을 위한 책이라면 정말 그들을 도우려는 순수한 마음과 진솔함으로 가득한 책이길 바랐다.  그러나 이곳  곳 자신을 PR 하기 위해서건 상품을 PR하기 위해서건 그런 쪽에 에너지를 쏟았다는 것이, 솔직히, 아쉬웠다.  그래, 그냥 아쉬웠다.

  그러나 분명 이 책은 남편에게 임신한 아내와 아가를 위해 전에 알지 못했던 정보들을 선배 아빠의 목소리로 조근조근 들려줄 것이다.  지금도 임신한 내게 너무나 잘하는 내 남편이지만 이 책은 내 남편에게 무조건 잘하는 남편보다 똑똑하게 알고 나와 내 뱃속 아가를 위해 잘하는 남편으로 끌어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세상에 하나뿐인 그의 아내가 임신을 했고 세상에 하나뿐인(현재까지는) 주니어를 맞게 되었으니 임신출산에 관한 책 한 권은 읽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처음이라는 설렘에 몇 배나 더 새롭고 신비한 그 기분을 누리고 있을 지금, 멋진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를 같이 해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건넨 책을 즐겁게 받아든 남편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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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알고 있다 행복한 육아 7
토마스 버니 지음, 김수용 옮김 / 샘터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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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을 잉태하는 일은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다.  여자가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면 아기를 갖고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 세상 여자 대부분이 경험하는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모든 과정이 당연시되는 것은 아주 답답한 일이다.  한 예비맘 카페에서 임산부인 한 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요컨대 임신을 했는데 지치고 피곤해 집안일을 좀 등한시했더니 남편이 하는 말이 "당신 임신한 게 무슨 벼슬인 줄 알아?" 라며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임신, 벼슬 맞다!!  아니 벼슬이야 사람이 노력해서 과거급제하면 되는 것이라지만 임신이 어디 그런 줄 아는가?  남자, 여자만 있다고 되는 것인 줄 아는가?  두 남녀의 성적 관계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기란 하늘이 허락해야 얻을 수 있는 생명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자들이 경험하는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중받고 고귀하게 여겨져야 할 기간 동안 '임신했다고 유세 떠는 안사람'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좀 더 말하자면, 남녀 모두 건강하고 생리적인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아기를 얻지 못하는 가정도 아주 많고 불임부부 역시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의 아내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의 아기를 잉태하고 출산하는 그 과정을 남들 다하는 것이라고 업신여기거나 가벼이 봐서는 안된다.  좀 더 쓰다가는 연단에 서서 웅변을 해야 할지도 모르니 이쯤에서 각설하자. 하하.           

  다시 생각해자!  대부분의 여자가 경험하는 '아주 엄청나고 특별한 일'이라고.  여자의 몸에서 여자의 것과 또 다른 생명의 것인 두 개의 심장이 뛴다는 일은 정말 경이로운 일이며 이 엄청나고 특별한  경험으로 창조된 생명이 여자의 몸속에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한다는 것 또한 굉장한 일이다.  몇 억 마리의 치열한 정자들이 하나의 난자를 공략하고 그 중 가장 강한 녀석이 난자와 결합하고 둘을 수없이 세포 분열을 시작하며 자궁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편안한 곳에 자리를 틀고 뿌리를 내리고 태낭을 만들고 그 안에 작은 생명이 만들어지고 그 생명은 머지않아 심장 소리를 들려준다.  그리고선 뼈와 장기들이 만들어지고 더욱 정교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이 과정, 우리가 머리로 이해하는 이 과정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정말 신비로운 일이다.   

  이렇게 엄마 뱃속에 존재하게 되는 태아에 대해 우리는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얼마만큼 태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줄 책이 있다.  바로 이 책, <태아는 알고 있다>  정말 놀라운 책이었다.  산모라면 누구나 한 두 권의 임신출산육아 관련 책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책들은 대부분 임산부 몸의 변화, 태아의 성장에 대한 부분만 충실히 다루어져 있다.  태아가 어떤 존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그저 볼록 솟은 배를 보며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근데 이 책은 정말 놀라우리만치 태아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태아에 대해 알아가면서 이 작은 생명이 생각보다 정교하고 완전에 가깝다는 사실에 나는 아주 놀랐다.  이 모든 내용이 저자의 짐작이나 유추가 아닌 실험과 연구로 밝혀진 내용이라고 하니 신뢰할 만하지 않을까?   

  이 책은 정말 놀랄 만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었는데 그 중 일부를 잠시 살펴 보겠다.  임신 5개월 정도가 되면 태동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 태동이 활발한 경우 대개 '태아가 건강하기 때문이야' 라고 오해하고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그것이 태아의 불안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태아가 4주~8주가 지나면 한 살된 아기와 다르지 않게 촉각이 발달한단다.  이때는 사실 배아기라고 부르는데 이미 이때 한 살 아기와 다름없는 촉각이 발달한다니.  그리고 자궁에서의 체험이 성격의 기본을 형성한단다.  성격은 타고나는 기질과 부모의 양육환경에 따라 형성되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태아기의 체험이 성격의 기본이 된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왜 예로부터 임산부에게는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생각하고 좋은 것만 먹어야 한다고 해왔는지에 대한 근거가 될 이야기다.  심지어는 아이의 '남자다움' '여자다움'도 태아기체험으로 결정된단다. 

  뿐만 아니다.  자연분만이 좋다고는 하지만 왜 좋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유도분만, 제왕절개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 자행되어야 하는 의술이지 일반적인 분만의 한 방법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유도분만은 사디스트, 매저키스트를 만든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책에서도 태아기를 기억하는 아이들이 유도분만과 제왕절개로 분만한 아이들이 많았는데 이 과정을 고통스럽고 힘겹게 묘사하고 있었다.  나는 자연분만이나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나 아이를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만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생각해 보자면 산모의 몸의 회복의 차이가 있는 정도로 이해했다.  그런데 출생방식이 태아의 정서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전 읽었던 <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에서처럼 이 책에서도 태아기의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아이가 자신의 태아기와 출생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엄마 몸에서 분비되는 옥시토닌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란다.  태아기를 기억하는 아이에 대한 기이한 진술이 거짓이 아니며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이 밖에 정말 놀랍고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했다.  임산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컬러판의 두꺼운 잡지와 같은 임신정보서를 읽어야 하는 반면, 태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 <태아는 알고 있다>를 읽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이나 임신여성이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산부인과 의사들이 반드시 읽었으면 싶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아기를 출생하고 바로 탯줄을 끊고 체중을 재고 이름표를 달고 산모에게서 분리하는 출산 후의 일련의 과정이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출산 직후 모든 과정을 뒤로한 채 산모에게 안겨주고 서로 교감하고 모체로 안정을 찾게 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한다.  인권분만이라고 르봐이예 분만으로도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다.  출산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하는 하나의 일이 아닌 한 아기가 세상을 마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는 것을 좀 더 자각해주길 엄중히 권하고 있다. 

  그리고 대다수 병원이 갓 출생한 아기들을 형광등 불빛 아래 누이고 모체와 격리하는 환경도 문제 삼고 있다.  또한 많은 엄마들이 출생의 고된 순간으로부터 회복하고 휴식하기 위해 아기를 신생아실에 맡겨버린다.  나 역시 모자동실에 대해서 부정적인 산모들의 고백을 많이 들어왔다.  '아기랑 같이 있으면 엄마는 절대 쉬지 못해' '모자동실이 얼마나 피곤한데'  그러나 모자동실 또 캥거루케어(조산아나 미숙아를 인큐베이터가 아닌 엄마의 몸 위에 올려두는 것만으로 아기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 후 엄마와 아기의 신체접촉을 장려하는 방식)가 아기 성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은 여러 연구에서 증명되고 있다.   

  많은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산모의 편리만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면 아기에게 안락함과 행복을 줄 시설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설을 선택하는 주체는 아기가 아닌 산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산모를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그러나 아기의 환경 역시 배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처럼 산모와 아기를 모두 고려한다면 아기에게 더욱 안락하고 행복한 환경을 위해 시설들이 좀 더 신경 쓰게 되지 않을까?  또한 산모들 역시 깨끗한 시설, 좋은 식단, 산모를 위한 편의를 살펴봄과 동시에 내 아기에게 어떤 환경이 주어지는지, 아기를 얼마나 꼼꼼히 살펴주는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와 행동의 요구가 있어야 비로소 산모와 아기를 위한 진정 필요한 시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정말 태아, 임부, 산모, 출생 후의 아기에 대해 바람직한 정보를 주는 책이었다.  태아를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사랑할 방법이 바로 여기 있다.  가급적 많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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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 2009년 3월 고도원의 아침편지 추천도서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김경옥 옮김 / 샨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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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연히 '태아가 뱃속 일을 기억한다'는 믿지 못할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책이라기에 망설임 없이 읽게 된 책이다.  정말 믿을 수가 없다.  태아기 시절을 기억한다니.  한 번도 그러리라고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 또한 태아기를 기억하지 못하니 더욱 그랬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태아들이 엄마 뱃속에서의 느낌과 소리, 분위기, 출생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출생 후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그 모든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분명 아닐게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태아기를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이유야 모르지만 어른과 비슷한 게 아닐까?  어떤 상황을 공유한 몇 사람 중에서도 그 일을 어제 일처럼 잘 기억하는 사람이 있고 반면 "우리가 그랬냐?" 하는 사람이 있듯이 말이다.   

  그런데 태아가 기억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냥 '그렇구나' 하면 되는 것일까?  태아에게 좋은 기억과 뱃속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 모든 엄마의 마음일 것이다.  무엇보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 때문이라고 하듯 임산부의 몸은 평소보다 더 피곤하고 노곤해진다.  속도 불편하고 소화도 잘 안 되고 짜증이 나기 일쑤다.  물론 원하던 생명을 잉태했다면 그 하루하루는 의심할 여지 없이 기쁨이지만 육체는 전과 달리 지친다.  아무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고 그것이 여자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것이 생명이라면 이 정도 피곤치 않다는 것이 당연할게다.  그렇지만 임신과 그로 인한 신체의 변화와 증상들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왜냐면 이 모든 것들을 태아는 느끼고 반응하고 있음을 넘어 그것들을 기억하기까지 한다니 말이다. 

  뱃속 태명을 기억하는 아이, 분만의 과정을 기억하는 아이, 아빠가 즐겨부르는 노래를 기억하는 아이, 엄마가 자신을 가져 즐겨 먹던 음식을 좋아하는 아이....  이런 기억들을 갖고 있는 아이의 기억이란 참으로 신비하다.  이제는 아기는 더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그저 미완성한 인간으로 치부되지 않는다.  그들의 표현을 성인의 눈과 귀로 확인하고 식별할 수 없을 뿐이지 어른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욱 정교한 아기들에 대한 연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양과 달리 태어나면서부터 한 살이다.  요즘은 서양식이 만연해 모든 육아서에도 '생후 몇개월' 이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생명이 잉태되면서부터 그 생명을 인간으로 존중하고 나이를 꼽았다는 우리 조상의 혜안은 참으로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우리는 이미 인간으로 존재하는 태아에게 부모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좋은 기억과 경험을 간직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혹자는 '뭘 그렇게 유난떨어.  태어나서부터 해도 충분해' 할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임산부의 마음가짐, 섭취하는 음식, 건강상태와 같이 거의 모든 것이 태아와 연결되어 있고 공유되고 있다면 분명 자신을 더욱 가다듬기에 신경을 써야 할 것같다. 

  이 책을 뱃속 기억에 대한 아이들의 이야기에 대한 것을 기대했으니만큼 모든 내용이 이런 신비한 현상에 대한 기록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뱃속 기억에 대한 부분이 일부 그리고 출산 후의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좀 더 많은 뱃속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기에 급하게 끝나 버리는 뱃속 기억에 대한 일화들은 아쉬웠다.  그러나 전에 없던 태아기 기억에 대한 부분을 다루었다는 것만으로도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나중 우리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나는 꼭 잊지 말고 넌지시 뱃속 경험에 대해 물어볼테타.  엄마의 뱃속에서의 평온하고 안락한 기억을 갖고 있는 많은 아이들처럼 '정말 행복했어' 라고 말해준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아가가 기억을 하건 못하건 그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나를 위해서라도 한껏 행복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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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
안톤 부헤르 지음, 송안정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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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이 멘트에 낚였다.  '아, 이 책 뭔가 아이들이 말하는 삶의 소소한 행복들이 가득하겠지?  동심의 그 행복들에 나도 덩달아 행복해질 수 있겠지?' 생각하고 선택한 책.  그러나 행복에 대한 너무 원론적인 얘기만을 하고 있었다.  따분했다.  물론 이 책은 잘못이 없다.  단지 나와 서로 기대하는 면이 달랐다는 것 밖에는. 

  마치 대학교재를 읽는 듯한 딱딱함은 아, 견디기 힘들었다.  게다가 너무나도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행복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들.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니만큼 좀 더 부드러운 어체와 편안한 분위기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렇다고 아주 제로는 아니다.  어찌되었건 이것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글이기 때문에.  부모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행복하게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일반적이건 보편적인 것이건.    

  이 책은 행복뿐 아니라 아이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역시 신생아의 신체접촉, 모유 수유에 대한 강조는 어떤 책이든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은 유모차보다는 포대기가 좋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 또한 아이와 엄마간의 스킨십을 고려한 정서적인 측면의 이야기였다.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유모차, 엄마에게는 편하지만 아이에게 가장 편안한 것은 엄마 품이겠지.  그렇다고 유모차가 필요치 않다거나 내 아이가 태어나도 유모차를 구입하지 않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모체와의 접촉, 체온, 상호교감을 강조하는 부분인 것 같으니 이러한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참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낀다.  성인 역시 그러하지만 아이들의 행복은 더욱 단순하다.  그렇기에 더욱 본능적이고 인간 내면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의 충복에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이는 어쩌면 성인도 같지 않을까?  그러나 단지 성인이 되었기에 그러한 작은 행복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 면역력이 생겼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샌가 개인의 가치와 사고로 인해 행복의 수위가 정해졌고 그 허들을 넘는 순간에만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린.  행복에 무뎌지고 만.   

  누구나가 행복하고 싶고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아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이들에 어떠한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그 행복은 부모나 성인이 어떻게 하면 만들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일은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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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주문 신부
마크 칼레스니코 지음, 문형란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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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주문 신부.  캐나다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와의 이야기라는 책 소개를 보고 읽게 된 책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다문화 가정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밀로 싸여 있는 이 책.  비닐을 뜯고 책을 펼쳐보고 깜짝 놀랐다.  만화인줄은 정말 몰랐다.  책 소개 어디에도 만화라는 설명은 없었고.  나름 반전의 기분으로 책장을 펼쳤다.  이 얼마만의 만화책인지....  

  키덜트이자 장난감 샵을 운영하는 캐나다인 남편, 한국인 아내 경.  이 둘의 만남은 기이하다.  여행을 갔다가 만난 것도 아니고 캐나다인이 한국인 아내를 신청(?)하고 둘의 첫 만남이 공항에서 이루어진다.  별다른 맞선의 과정이 없는 걸로 봐서 이들은 결혼을 전제로 하고 만나게 된 것이다.  근데 궁금하다.  정말 이런 식의 만남이 사실일까?  아니면 생략된 것일 뿐일까?  이렇게 결혼을 하는 여자들은 왜이며, 이렇게 아내를 구하는 남자들은 왜일까?  

  나는 학창시절부터 우리나라가 ’단일민족’ 이라는 것을 자랑처럼 내세우는 것이 못마땅했다.  아니 단일민족이라는 것이 자랑삼을만한 일인가?  도무지 왜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그토록 내세우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국민의 대다수가 한민족이라는 것은 단지 특성일 뿐 그것이 자랑이 될 일은 전혀 아니다.  

  국내에도 다문화가정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10년 뒤에는 10명 중 1명의 아이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될 것이라고 한다.  다문화 가정은 점점 늘고 있다.  처음으로 다문화 가정이 시작된 것은 우리나라에 참전 온 외국 병사들과의 사이에서 출생한 아이들로부터 시작이었고 이것이 성황하기 시작한 것은 농촌 총각들의 결혼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세계 교류가 잦아지면서 국제연애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의 캐나다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의 만남은 조금 의아했다.  남편은 단지 그의 키덜트적 취미에서 비롯한 이국적인 것에 대한 동경으로 한국인 아내를 맞이한 것일까?  그렇다면 한국인 아내는 왜 먼 이국땅으로 낯선 남자를 만나 함께 갈겠다는 결심을 한 것일까?  아쉽게도 그러한 배경은 이 책에서는 알 수가 없다.  한국인 아내는 영어에 아주 능숙했고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었다.

  어찌되었건 이 둘은 부부가 되었다.  이들 부부의 삶의 모습은 특별히 다문화 가정을 조명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다문화 가정에 포커스를 맞춘것은 저자의 의도와 약간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은 다문화 가정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만남을 그리고 있었다.  서로의 관심,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이 발견하는 의미들.  그리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새로이 얻어가는 것들.  다문화 가정을 주된 골자로 소개하는 이 책에 서로 다른 문화색에 따른 충돌이나 몰이해가 빚어내는 해프닝들이 있으리라고 기대한 것은 오해였다.  단지 캐나다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였을뿐, 애당초 그러한 설정이 없었다면 독자들은 다문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을법해 보였다.

  결국, 인간과 인간의 만남은 모두 같은 게 아닌가 싶었다.  서로의 관심거리에 대한 생각 차이, 자아를 발견하는 방식의 차이, 그 사이에서 관계를 맺어가는 것.  너와 나의 만남처럼 다를 것 없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었다.  외국인이 우리와 생김새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의 이국적인 면모에 젖어 상대의 내면을 바로 보지 못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다문화.  너무 ’다르다’를 강조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점, 분명 있다.  하지만  같은 점, 닮은 점들이 더 많지 않을까?  앞으로의 다문화는 개인적으로 서로 다름이 아닌 서로 같은 점을 발견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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