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예상할 수 있는 바이기도 하겠지만 이 순간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몇가지 뒷이야기들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 포트라는 이름의 이 어눌한 핸드폰세일즈맨이, 꿈에도 그리던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는 1분여 동안의 시간이 주는 압도적인 체험은 너무나도 판에 박힌 진행임에도 불구하고 그 돌발성에 의해 순수한 감동을 만들어낸다. 이것이야말로 드라마가 갖춰야 할 미덕인 것이다.

또한 이것이 영화였다면 그것은 흔한 열광이나 매너리즘의 대상으로 그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 1분간의 힘이 가지는 시스템적인 면을 한 번 고려하게 만든다. 노래라는 보편성, 아리아라는 장르적 스펙터클의 요소, 그리고 주인공의 모든 표피적 설정들. 어쩌면 앨범=영화와 라이브=현실의 비교로 소급될 수 있는(또한 이렇게도 열광적으로 옮겨다니는 UCC를 통해서) 비주얼세대의 단초.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7-06-19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서재에서 봤던 동영상인데...
노래 시작하면서 화들짝 놀라는 사이먼의 표정이 압권이였습니다.

hallonin 2007-06-1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장면에서 저런 표정 짓는 사람 꽤 많았을 듯.

다락방 2007-07-25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잘 봤어요!!
 

‘소음’에 중독되다


'나인 인치 네일스’ 9월 첫 내한공연
최승현기자 vaidale@chosun.com
입력시간 : 2007.06.15 00:24 / 수정시간 : 2007.06.15 07:01


록 음악의 성패는 ‘소음(消音)’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에 달려 있다. 이 장르의 음악에서 사람의 손과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반드시 앰프와 스피커를 통해 일그러지고 확장되는 과정을 거쳐 대중의 가슴에 ‘잔향(殘響)’을 만들어내기 때문.
 


‘소음’을 잘 어르고 달래 들음직하게 ‘포장’해내는 뮤지션이 있는가 하면, ‘소음’과 격렬한 대결을 펼치며 그 억센 질감을 훌륭한 음악적 재료로 탈바꿈시키는 뮤지션도 있다. 9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는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 밴드. 공식 멤버가 천재적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트렌트 레즈너(Reznor·42·사진) 한 명뿐인 ‘원 맨 밴드’다.

89년 데뷔한 레즈너는 난해한 전자음을 체계적으로 배열해 중독성 강한 록 음악을 만들면서 삶의 부조리와 절망을 형상화해왔다. 쇼크 록의 대명사인 마릴린 맨슨(Manson)이 그의 사사(師事)를 받았고, 현재 활동하는 세계의 많은 주류 록 밴드들 또한 그의 영향을 받았다. 그의 음악은 ‘인더스트리얼 록(Indus trial rock)’이라 일컬어진다. 92년 그래미상을 받으며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94년 발표된 2집 ‘다운워드 스파이럴(Downward Spiral)’이 빌보드 앨범 차트 2위까지 오르며 상업적 성취도 이뤘다. ‘내추럴 본 킬러스’, ‘로스트 하이웨이’ 등의 영화 음악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2년만에 새 앨범 ‘이어 제로(Year Zero)’를 발표하고 활발하게 대중을 만나고 있다.

----------------

와따헬....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7-06-15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나인 인치 네일스 오는군요. :)

hallonin 2007-06-1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연일이 화요일이길래 왜 하필 평일에 잡았나 싶었는데, 바로 2001년 그라운드 제로의 날과 날짜와 요일까지 일치시켜놓은 거더군요. 무슨 생각인 걸려나.

마늘빵 2007-06-1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레디오헤드 공연 보고픈데 안오네요. 요녀석들이. 유일하게 작년에 드림씨어터 공연만 봤어요. 해외공연은.

hallonin 2007-06-1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죽하면 톰요크가 어렸을 때 한국애들한테 맞아서 절대로 한국은 안 간다고 했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겠습니까....
 

얼마 전에, 매주 수다 떠는 댓가로 소정의 알바비를 지급해주시는 고마우신 작가분과 이벤트에 환장한 요즘 세대에 대해 개탄하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아니 그럼 넌 2X살인데 요즘 세대 아녀? 하하하 전 좀 뭐 잘 모르겠네요 스타크래프트도 1999년 밀레니엄 맞이 기념으로 딱 세 번 해보고 관뒀고. 암튼 키스데이라고 하니까 뭐 그러려니 합니다만, 이걸 핑계로 명동에서 늘끈쎅씨한 모델들이 행인 붙들고 합의하 강제뽀뽀를 하는 이벤트가 벌어졌다고 기사 나고 그랬네요. 뭐 외국에선 기네스 기록 세우려고 떼거지로 혀까지 빨아가면서 키스하는데 이거 가지고 뭐 대수야 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역시 이런 행사는 돈이 껴서 만든 행사니까요. 6월 14일에 입술박치기에 대한 무슨 역사가 있는진 잘 모르겠네요. 뭐 있긴 있습니까? 암튼 2월 14일에 맞춰서 매달 14일에 기념일을 만들어놓는 안이함이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처음엔 여자가 주고 다음엔 남자가 주고 그 다음엔 서로 합의하에 상호 주고받으니 나름대로 민주주의적이긴 하군요.

생각해보면 자신이 이런 이벤트에 별 관심이 없는지라, 백일 맞이니 천일 맞이니는 뭐, 고려해본 적도 없고(거기까지 가본 적도 없고) 발렌타인데이 때 초콜릿 30만원 어치 받아본 거하고(솔직히 돈으로 달라고 말하고 싶었음....) 화이트데이 때 친구한테 돌기형 고급콘돔 선물로 보내준 거 외엔 이쪽 관련 경험사례는 없다고 봐야 할 듯. 이러다 나중에 또 기억날지도 모르겠지만 이벤트가 나중에서야 기억날 정도의 인상만 남아있다면, 그 가치란 게 어련한 거겠습니까.

어쨌든, 저 소식을 보고 버럭 차라리 쎅쓰데이를 만들란 말야 새끼들아 하고 외치는, 대다수의 리플러들 및 심정적 동조자들이 보여준 패턴화된 반응은 안 나왔습니다. 공식 쎅쓰데이는 크리스마스로 자리잡힌지가 꽤 오래기 때문에. 인류 구원에 인생을 바친 양반이 태어난 걸 기념하는 날이 어느 틈엔가 성스럽게든 격렬하게든 귀결은 떡질하는 날로 바뀌게 된 과정은 서구 패권적 견지에서 보편화된 신화에 대한 야매신자 또는 비신자들의 수용이 자연스럽게 샤머니즘적 경지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딱히 숙박업계의 로비 때문에 떡데이가 된 거 같진 않거든요. 그런데 정작 저는 크리스마스에 떡질해본 적이 한 번도 없네요.

 

아무튼 중요한 건 마키하라 노리유키의 헝그리 스파이러.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7-06-15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날에 성인의 날 추가요~~~

다락방 2007-06-15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스데이라는건 들었는데, 뭔 날을 정해놓고 키스를 하고 그런대요? 킁킁 --;;

hallonin 2007-06-15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인의 날은 노는 날이 아니라 떡포스가 좀.

뭐 빼빼로도 날 잡아서 먹는 건 아닌데도 만들어놨잖습니까 헐.
 

여성은 레이프를 원하는가(1)

 

-------------------

일관되게 자신의 세계를 관철시키고 있는 신조 마유&오사카베 마신과 그들의 작품을 즐기는 여성들에 대한 탁월한 분석... 으로도 볼 수 있을 듯.

 

그리고 기억나는 또 하나의 절륜한 뽕빨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든 만화. 이 정도 아이템을 쏟아두는데 미디어믹스가 안되면 이상할 판. 해서, 드라마가 방영중.

그런데 이상하게도 썩 재미없게 봤다. 패턴이 너무 뻔히 보인다고나 할까. 너무 계산에 맞춰 딱딱 짜놓으니 어떤 면에선 인간미가 안 느껴진다는 건지도 모르겠고... 헐.

 

좋다는 얘길 간간이 듣고 있어서 한 번 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정말 좋다. 아즈망가풍 괴담물이라고나 할까. 핸드폰이 안 나온다는 점에서, 서사에 있어서의 시대적 화두인 핸드폰이 여기서도 외면받는구만 싶었고.

 

초반에 맘에 안 들었다가 뒤로 갈수록 점점 끌리는 만환 정말 간만. 지금 흐름을 봐선 복수극 루트인데 절대위선에 맞서는 영 변변찮은 이의 고투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끌려간다. 스스로 찌질이 생활을 진하게 겪었던 듯한 저자의 제법 냉정한 시선이 어떤 맥풀린 결과를 불러올지, 아니면 진짜배기 마초풍 카타르시스를 불러올지는 모를 일.

 

일단 웃김. 만화책에서 전파라는 단어가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건 처음 봤음. 뭔 똘끼만 있어보이면 무조건 전파계로 정의내림. 정서나 상황이 꽤 맘에 들긴 하는데 간간이 불안해지는 건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센스의 한계가 가끔씩 보이기 때문인 건지도. 그런 부분을 돌파하려면 우스타 쿄스케 정도의 베짱과 빽과 그외 등등이 필요할 듯.

 

하하하하 12권이라니. 으하하하하하.... 우스타 만화 단행본수 신기록.

실사 영화화 축하.

 

미분, 적분도 모르고 삼각함수도 모르지만 암튼 저도 푸리에 전문가가 될 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혜미 열라 귀엽네. 지우는 생긴 건 나가토삘.... 기타까지 들고.

 

송나라 시절 유교 구법파 락학계열의 석학이었던 정이의 삶과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리 중심의 세계관, 격물치지의 중시, 음양사상 등등 대부분의 요소들이 이후 주자학으로 이어지는지라 확실히 복습이 되었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가본드 2007-06-1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어게임은 처흠부터 철저하게 짜여진 라이어게임이고 ㅋㅋ
만화의 실사화에서 나름대로의 미각을 가지고 있는 일본분들이 피리소년들을 어떻게 표현해낼지..정확힌 배우가 어떻게 연기를할지..고민되네요 ㅋ(그냥 또라이로 나오면 대실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