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야간알바를 하게 됐습니다. 예의 그 호텔입니다. 요즘은 버스에서 자는 잠과 사무실 의자에서 앉아서 자는 잠, 강의시간에 자는 잠 다 합해서 하루에 약 서너시간 정도 자는 거 같습니다.

시간이 바닥이 나다 보니 장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체력을 생각해서 먹는 것에 아끼는 게 없어졌고, 또 양도 많아졌다는 겁니다. 잠을 이정도로 안 자면서 아직까지 요도염증에 걸리지 않는 건 막대한 수분섭취와 함께 닥치는대로 먹어치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두번째로는 시간의 귀중함을 몸으로 깨닫게 됐고 무척이나 진지하고 용이하게 쓸려고 노력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로젠메이든]을 다 봤습니다-_- 그것도 1기 2기 만화책 4권까지.... 다 보고나서 이 물건을 도대체 어떤 장르에 끼워넣어야 할지 꽤 고민하게 됐습니다만, 피규어 돌 매니아들의 온갖 망상을 거의 총집결시킨 괴이하면서도 현 세태에 비추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 거기 당신! 모에~ 라고 울부짖으면서 석양을 향해 달려가도 좋습니다! 생물학적 노폐물로 인해 쉽게 지저분해지는 인간과는 달리 우리의 돌들은 자연 노폐물 0%의 순결한 몸, 로코코풍의 고풍적인 디자인으로 한껏 꾸며진 드레스를 입고 당신을 맞이해줄 겁니다.

그렇습니다. 메타픽션인 [현시연] 같은 만화보단 이런 본격적으로 진지한 만화가 더 위험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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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03-30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만화를 진지하게 읽는게 진짜 위험한 거죠...
수면부족은 안 좋아요.

배가본드 2006-03-30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웅 그래서 요즘 뜸하신 거구낭 ㅡㅡㅋ
로젠메이든은 흠.. 제취항이 아니군요 ㅋ
저도 괜히 시간이 없어서 친구들 다 본 v for vendetta도 못봤고 ㅠㅠ
오만과 편견은 남자끼리 보기 싫어서 안봤고 ㅠㅠ
무슨 신입생이 미팅할 시간도 없는것인지..
이게 다 서울(본교)로 가지못하고 안산에 처박힌 공대생의 말로일까요 ㅠㅠ

배가본드 2006-04-02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창천항로 29권이 나왔어요 ㅋ 이제 본격 출판인가..

hallonin 2006-04-0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면부족 정말 안 좋습니다-_-
창천항로 다시 나오기 시작이더군요. 근데 29권은 웬지 후달리는 느낌이....
 


<동방신기 보려면 닭 10마리는 먹어야>



[연합뉴스 2006-03-23 06:12]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다음달 초에 열리는 동방신기 콘서트의 입장권을 구하려면 최소한 닭 10마리는 먹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판촉 차원에서 자사 치킨 메뉴를 구매한 고객에게만 입장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BBQ에 따르면 다음달 9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동방신기, SG워너비, 슈퍼주니어, 김종국이 출연하는 'BBQ 빅4 콘서트'의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각 가수의 팬들이 엄청난 양의 닭을 먹어치우고 있다.

BBQ가 주최하는 이 콘서트는 제품 판촉 차원에서 진행되는 행사로 이 회사 치킨 메뉴를 구매했을 때 제공되는 응모권 일련번호를 홈페이지(www.bbq.co.kr)에 많이 입력한 4천명만 콘서트 초대권을 받을 수 있다.

BBQ가 22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아이디 mil1599인 고객은 이벤트가 시작된 지난달 3일부터 무려 140차례나 응모했는데 이는 가격이 가장 싼 '후라이드 치킨'(1만3천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182만원이나 되는 금액이다.

그 다음은 102회(아이디 chogosho), 99회(dbal6651), 85회(collock1447), 80회(qkaehds77) 등이 2-5위를 기록하고 있다.

초대권을 받을 수 있는 4천등의 현재 응모횟수는 7번으로 이벤트가 마감되면 최소 10번은 응모해야 콘서트 티켓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이 업체는 전망했다.

BBQ 관계자는 "현재까지 11만3천여회(후라이드 치킨 기준 14억6천여만원)가 응모됐다"면서 "특정 가수의 팬들끼리 티켓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동방신기 등이 인기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며 "심지어는 콘서트 티켓을 얻기 위해 친구들끼리 계를 맺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BBQ는 응모한 고객 중 6천명에게도 추첨을 통해 콘서트 티켓을 제공할 계획이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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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2006-03-23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숙사 야식 13,000에 두마리 프라이드 통닭도 돈없어서 못먹는 부루주아 상품이거늘.. 점점 갈수록 빠순이들의 부모의 생산성을 무시하는 개념없는 행동이 도를 지나쳐간다는 생각이.. 저런게 히트치면 계속 저런상품이 쏟아져 나올텐데.. ㅡㅡㅋ

hallonin 2006-03-2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원래부터 팬덤의 세계라는 건,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 투성이입니다. 허허...
비비큐의 라이벌 교촌치킨은 그 옛날 시장치킨의 맛을 그대로 계승한 맛이더군요.... 그런데 의외로 양념이 속까지 배어들지 않아서, 그 비싼 가격과 비교해서 썩 만족스럽진 않았고. 올리브유로 튀긴다는 부르주아 치킨 비비큐의 맛은 어떨런지....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으로 유명한 아즈마 히로키씨의 내한 강연이 갑자기 잡혀버렸다는군요....

http://mirugi.egloos.com/1283992

그의 글은 예전 키노에서, 에반게리온과 관련한 특집기사를 보낼 때 에바에 대한 긍정론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던 걸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쯤은 납득하고 반쯤은 오버한 게 아닌가 하는, 당시의 에바와 관련된 여느 논쟁적인 논평들과 비슷한 정도의 이해로 받아들이긴 했습니다만,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이번 강연은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의 한국어판 간행 예정에 맞춰 이뤄진 것이며, 저서에 대한 소개와 질의응답이 주내용이 될 것이라 하는군요. 저는 그냥 얌전히 얘기만 들을 거 같습니다만.... 일전의 히라노 게이치로 강연도 놓쳤으니 이번엔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울대는 참 땅덩이가 넓어서 가기 귀찮은 동네긴 한데-_- 다음주 수요일은 한가한지라, 일단 참가신청은 해뒀습니다. 시간 널널하고 관심있는 다른 분들도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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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쓰기량이 많아지기 위해선 거의 사기에 가까운 자기확신에 휩싸여야 한다. 당당하고 허풍스러워야 하며 그 모든 오류와 과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뻔뻔스러움이 필요하다.

2. 난 시켜야 잘하는 타입인 듯 하다. 혼자서 할려고 하면 대개 소화불량이 찾아온다.

3. 크롬바커는 별로였다. 어째 도수도 낮은 놈이 쓰고 거칠다. 레드락은 가격 대비 최상의 퀄리티다(이마트에서 한 병에 900원에 판다). 무엇보다도 내 혀를 사로잡은 것은 호가든이다. 코리언더오렌지 껍질과 효모의 조화가 살짝 새콤하면서도 부드럽고 풍부한 기가 막힌 맛을 선사해준다. 양이 적다는 게 아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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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03-12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가든 좋아요. 우리 동네 편의점에선 안 판다는게 아쉬울 따름.

hallonin 2006-03-1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의점은 비쌉니다. 이마트에선 호가든이 한병에 2200원.
갑자기 보드카 머드쉐이크 초콜릿-커피가 땡기는군요.... 캐러멜만 맛보면 되겠는데, 구하기도 어렵더만 그놈의 시리즈는.

2006-03-13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llonin 2006-03-13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그런 것도 갖추고 사시는군요. 부럽네요ㅎ 음, 생짜 초콜릿맛입니다. 도수가 맥주도수라.... 말그대로-_-

배가본드 2006-03-13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흑 저는 공대생인데 글쓰기시간에 자기소개서를 써오라네요.. 지금 am 2시3분.. 군대가는친구를 송별하고 학교 기숙사에 돌아온후 그저 그런? 동영상 몇편과 스타 1판을 마치고난후.. 내일 1시 반의 글쓰기 수업이 생각남.. 아 나는 국문학과 온게 아니에요 이 구역질나는 목소리의 교수야..ㅠ.ㅠ 형님처럼 글을 잘썼으면 고민이 없겠어요.. 아니 내 자신이 소개할껀덕지나 있다면 말이죵..

이리스 2006-03-1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가든을 즐겨 마시곤 합니다. 혹자는 맥주에 장미 향수를 몇 방울 떨어뜨린것 같다며 거부하지만요. ^^

처음 방문이네요, 안녕하세요. *^^*

hallonin 2006-03-1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다른 이에게 할 얘기는 있습니다. 다만 질문이라는 스위치가 없이 쓸려고 하면 막막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저도 자기소개서 쓰는 건 별로군요-_- 이젠 지겨워서....

hallonin 2006-03-1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낡은구두님. 호가든은 아무래도 오리온에서 나온 새 기름덩어리 감자스낵인 눈을감자와 더불어 중독이 될 듯 합니다....
맥주에 장미향수라, 멋진 표현이군요. 하지만 요란한 향수의 역한 느낌은 없는 것이 적절한 향신료라고 보고 싶은데. 흘.

blowup 2006-03-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시키고 싶은 기분이. 큭.

hallonin 2006-03-1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수만 주신다면, 훗.
 

고속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은 썩 추천해줄만 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시련이 그렇듯 자기자신과, 세계와 동시에 겨뤄야 하는 싸움인데 문제는 이 여정은 고생에 비해서 별로 얻는 것도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고속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겠다고 결심한다면 그 전에 자동차들이 만들어내는 천편일률적인 소음과(메르세데스나 마티즈나 고속도로에서 내는 소음은 똑같다) 매연과 타이어냄새와 먼지가 가득 섞인 바람과 도로변 밭에 뿌려진 퇴비냄새를 샤워 맞듯이 두들겨 맞아야 한다는 걸 우선 감안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구리시를 다녀왔다. 왜 그랬냐고 묻는다면 구리시에 예쁜 여자들이 많아서.... 는 아녔고. 그냥 봄바람이었다. 어찌되었건 간에 천호대교를 건너서 구리시에 도착하는데는 40분 남짓밖에 안 걸렸으니까. 그리 먼 동네도 아니었던 셈이다. 성남시가 그렇고 안양이 그렇듯, 구리시도 개발되기 직전의 모습과 심하게 개발된 이후의 모습이 마구잡이로 겹쳐있는 듯한 동네였다. 인상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수업시간이라서 여고생들이 거리에서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과 배달까지 되는 돈가스가 1인분에 3000원이었다는 걸 뻬면.

 

문제는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천호대교로 오는 길에 겪었던 신나는 내리막길을 기억하고 있던 나로선 그 내리막길이 오르막길로 변해있을 같은 코스를 건너갈 베짱이 도무지 나질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하남시로 들어가는 삭막한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하남시를 경유해서 집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긴 세웠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거쳐 돌아가야 할 고속도로와 대교는, 썩 즐거운 길은 아니었다.

 

우선 그 길은 계속해서 고속도로였다. 그래서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길이란 안전선이 겨우 마련된 도로 외곽의 틈에 의지해서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야 하는 길이었는데다, 황사가 슬슬 다가오고 있었던 탓에 먼지바람이 시야를 온통 가려놓는 회색 대형 방음벽을 튕겨서 돌아와서는 내몸을 끊임없이 치고 있었다. 뒤에선 때때로 흙, 시멘트, 폐품을 잔뜩 실은 덤프트럭이 내 왼쪽 손잡이에서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맹렬하게 지나가곤 했다. 그런데다 오르막길까지 있었다. 그 지리한 길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란 때에 따라 익숙한 조작음과 함께 기어를 바꾸는 것과 명상에 잠기는 일뿐이었다.

 

자전거 위에서 박찬욱의 몽타주만이 떠오른 것은, 순전히 마지막으로 읽었던 게 이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는 은근슬쩍 영화 속에 도는 어떠한 태도가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고 그게 더 확실하게 다가왔다. 그러니까, 박찬욱은 카페에서 활동 성실히 하는 회원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댓글은 예쁘장하게 달고, 언제나 예의바른 소릴 하며 번개와 정모에 빠지지 않는 그런 회원 말이다. 그것은 정성일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 같았다. 이 두 사람을 보면 초창기 통신 시절의 사람들이 생각난다. 글 하나에 진지해지고 문장 한마디의 유희에 나름의 재롱을 넣는, 그런 사람들. 지금처럼 약육강식과 이죽거리기가 보편화된 사막 카지노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감수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애초부터 난 그리 살가운 타입은 아녔으니까-_-

 

두시간 동안 안장에만 앉아있다보니 불알이 아팠다. 그러나 달리기가 정력을 증진시킨다는 어떤 뉴스 때문에, 나는 열심히도 페달을 밟고 있었다. 사실 안 달리면 차에 치일 거 같았다. 그쯤 되자 머릿 속엔 집에 가서 샤워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앞서, 이런 여정은 별로 얻는 것도 없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 한가지 얻은 것은 있었다. 고속도로 내리막길에 있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공장부지 옆에서 주은 포장도 뜯지 않은 대만제 렌치였다. 적어도 3000원은 되보이는 것 같아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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