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도
존 달림플 지음, 엄성옥 옮김 / 은성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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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구의 즉자적 신앙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되돌아보려는 일련의 흐름은 서구 사회에서 선 불교나 동양적 사유가 유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에는 아주 오래된 수련법이 있어왔다. 수도원주의라 불리우는 일련의 은둔자들의 신앙이 그것이다. 단순한 기도는 지금의 기도가 얼마나 번잡해졌고, 본질에서 벗어났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주 얇은 책이지만, 책 한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직접 무릎꿇고 단순한 기도를 올리던 저자의 목소리가 그대로 배여있다.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달라고만 외치는 우리 한국교회의 기도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기도 하고, 참된 기도란 것이 무엇에서 시작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론들을 짧게 소개하고, 그리고 실제적인 방법들, 이를테면 주기도문을 통한 기도방법, 더욱 짧고 단순한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기도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삶에 찌들어 기도할 힘도 잃어버린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힘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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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새로 보기
김재성 엮음 / 한국신학연구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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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이다. 보수적인 교단에서 바울은 위대한 스승이다. 루터나 칼빈의 주장 그대로, 이신칭의의 교리를 확립한 것이 바울이라고 이해된다. 그래서 바울은 베드로나 다른 12사도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칭송된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 세계, 이방지역까지 퍼뜨린 사람이 바울이라 여기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서 성경에 다양한 가치관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주장되면서 바울에 대한 비난이 시작되었다.

생생한 복음을 영적인 것으로 퇴색시키고, 헬라적 이원론을 도입했으며, 결국에는 예수님의 생애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만 남게 했다는 비난이 그 것이다. 또한, 바울은 로마적 상황에서 남녀차별을 정당화한 사람으로, 지배권력의 압제를 하나님이 주신 권위로 인정하는 반동적 사상까지 유포했다는 오해를 받아왔다. 이 책은 그런 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는 논문 모음집이다. 바울에 대한 서구적 해석들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살피면서, 바울의 삶의 자리에서 바울에 대한 해석을 시작한다.

서구 신학이 바울을 비정치적이며, 영적인 신학자로 채색한 것을, 다시금 돌려놓는다. 15명의 내외 신약학 학자들이 정리한 바울 새로 보기는 바울을 시대 상황에서, 서구 신학에서 해방시켜 오늘날 우리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서는 바울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흠이라면, 각각의 논문을 모아논 책이라 일관된 흐름을 꿰맞춰가는 것이 좀 약하고, 신학적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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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오동명 / 미래글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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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자라나는 모습. 정형화된 모습뿐만 아니라, 전혀 예측하지 못한 모습들을 담고 싶다면 늘 카메라를 준비하라는 지은이. 이 책은 작은 사진 한 장과 그 사진에 얽힌 이야기, 혹은 간단한 사진 촬영법을 적고 있다. 아기의 100일 사진을 어떻게 작업하면 훨씬 아름답고 보기 좋은 가족 사진이 될 수 있는지도 소개하고, 어떻게 빛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을 것인지, 아니면 어떤 앵글로 잡아야 할지, 미운 얼굴을 아주 예쁜 얼굴이 되게 하는 방법 등등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이 책을 한번 보면 늘 가까이 사진기를 두고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것같다. 굳이 비싸고 고급스러운 사진기가 아니라 집마다 하나씩은 있는 자동 카메라를 이용해서 근사한 사진을 찍고 싶은 그런 마음 말이다. 물론, 가끔씩 촬영기술에 언급된 부분들 중에 잘 이해하기 힘든 말들도 있어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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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이 있던 자리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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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래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가?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성질은 기쁨을 위시한 밝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슬픔인가? 그의 소설은 한없는 동감을 낳는다. 마음 맨 밑구석에 또아리틀고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슬픔과 비애를 꼭꼭 끄집어 낸다. 그리고 그의 내면 세계와 나의 내면 세계가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것을 느끼며 동감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 끝없는 동류의식은 내 맘 속에 담겨있는 것들을 모조리 퍼올리는 마력이 있다. 인생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마음들인가?

다양한 삶의 모습들, 다양한 만나과 헤어짐들, 죽고 사라지는 모든 것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감정, 한 가지 느낌으로 모여드는가? '질경이 꽃이 너무 하얘서요' 젠장, 너무 하얗다니. 그래서 떠났다니. 심장에 물밀듯 파고드는 무너짐. 그 한마디에 못 담을 것이 무엇이랴. 하얘서 떠났고, 하얘서 버렸다. 천지가 온통 아득해진다.

신경숙의 힘은 문득 내 마음 속에 본래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는 그저 내것이라 여겨지는 감정들을 열심히 퍼올리는 두레박같은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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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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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도모에학원의 교장선생님.
꿈을 주는 곳.
꿈 꾸기를 가르쳐 주는 곳.
중,고등학교 다닐때 학교교육이 무너졌다고 하더니
대학 들어오니 대학교육이 무너졌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대학원까지 가보았지만
대학원교육 역시 무너졌다고 한다.
내가 접해본 대학원교육까지의 심정은 아니나 다를까
똑같았다.
무너질대로 무너져버린 냄새나는 교육현장.
토토가 꿈을 가지게 되는 순간부터
교육은 구체적 힘을 발휘하게 된다.
..기차가 학교에 들어오는 꿈을 꾸면서
토토의 긴 여행은 시작이 된다.
우리는 언제라도 한번 제대로 꿈꿔본적이 있던가?
언제라도 한번 꿈꿔볼 생각을 했던가!!
더불어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전에
선착순 경쟁을 배우고,
친구를 따돌리는 법을 알게되고,
내가 이익을 얻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교장선생님처럼
끈질기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덜 아픈, 힘든 생활을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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