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운동 - 기독교사상시리즈 4
조태연 / 대한기독교서회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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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면 지레짐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우리나라 기독교 풍토속에서 예수운동이라 이름붙이는 건 굉장한 모험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예수운동이라는 것이 마치 자유주의 신학의 전용어처럼 사용되었다는 잘못된 소문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문제는 어려워진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 갓 외국에서 돌아와 자리잡은 신약학자가 이런 제목으로 책을 쓴다는 건 한국교회에 대한 도전일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이 책은 탁월하다. 하긴 내가 알고 있는 게 무엇이랴만은, 신앙의 보수성과 경직성에 의지하려는 나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책이었으니 그만큼 칭찬하고 싶다. 이를테면, 신약에서 예수님께서 '기념하라'하신 것은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인이었지, 결코 나를 기념하라고 하신 적은 없으시다는 것이다. 바울이 성만찬을 기록하면서 첨부한 '나를 기념하라'는 것은 바울 신학의 강조점이 다른 데에 있었다는 것이다. 바울의 신학과 복음서의 신학을 가르고 그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은 경직된 우리 교회의 신학이 본래 얼마나 풍부했는지를 밝혀주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의 첫머리에서 여러가지 근거들을 가지고 보다 더 어떤 공동체가 예수운동을 담지하고 있었는지를 밝히고자 노력한다. 또한 공동체들이 가지는 신학의 특수성들이 어떤 토양과 배경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드러낸다. 지은이는 역사비평적 방법과 문학비평적 방법을 대표적인 무기로, 예수 운동의 실체에 가까이 가고자 노력한다. 그 결과의 하나로, Q문서에 대한 연구 결과를 결론처럼 제시하고 있는데, 이 Q문서는 바울이 그토록 저주해마지 않던 다른 복음일수도 있다는 전제를 두고서 Q문서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바울이 말한 다른 복음이란 무엇일까? 혹시 바울 스스로 케리그카에 경도된 신학자는 아니었을까?? 이 시대에 새롭게 조명되는 예수 운동에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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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 배경사
에드워드.로제 지음, 박창건 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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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떨어진 책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듯 하나님과 함께 통화하면서 적은 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성서는 유한한 인간들이 기록해 놓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기 때문에 단어하나하나에 정치경제적, 문화적 배경이 담겨져 있고,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역사적 실재 속에 제한되어 있다.

이 책은 신구약 중간사를 다루기 보다는 신약성서의 배경이 되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헬라주의의 정치적 역사를 다루고 있고, 유다지역 안에 다양한 정신적 조류들을 살펴보면서 유대인들의 신앙이 본래 어떤 것이었으며, 그것이 예수님을 만나 초대 교회로 진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예수님의 말씀이 역사 속에 어떤 맥락을 지니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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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시선 161
정호승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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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죽을 힘도 없을만큼 허덕이고 있을때 내 앞에 나타난 그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때 이 시집이 눈에 띄었다. 뿌리침을 당해 보았는가? 완강하게 거부하며, 잡은 손을 밀쳐내는 그 느낌을 겪어보았는가? 그리고 한마디 통보로 떠나가 버린 사람 탓에 두고 두고 가슴앓이하며 진정하고 있지 못할때, 그는 불현듯 나타났다. 어떻게 해야하나? 손을 내밀어야 하나? 아니면, 또다른 아픔을 감수하기 싫다고, 모른척하고 지나가 버려야 하나??

그 때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가 머리 속을 뱅뱅거렸다. 그리고 사랑해서 미안하다는 싯구가 입을 맴돌았고, 결국에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가 이겼다.

이 시집은 그런 힘이 있다. 그래도 배고프면 입을 없애버리라는 과격함이 있다. 그것과 함께 숨죽여야 하고, 눈물지어야 하고, 고개 숙여야 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내 마음 속이 담겨져 있다. 서울의 예수에서보다는 덜 처연하지만, 묘한 갈림길에서 눈물짓게 한다.

진정,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하는 것은 내 실존의 또다른 출발을 말하는 암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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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디지털 사진까지, 제6판
바바라 런던 & 존 업턴 지음, 이준식 옮김 / 미진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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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할 것. 전문적인 교육기관이나 사진을 강의하는 곳에서 배울 수 없어서 서점을 전전긍긍하면서 이 책 저 책을 뒤졌다. 그 비싼 사진 책들 중에 감히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뭐랄까, 어떤 분야이건 그 분야를 대표하거나 정리하는 책, 대가가 있는데, 바바라 런던이 바로 사진분야에서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많은 사진 이론가들과 사진가들이 있지만 바바라처럼 정성들여 사진의 기술과 이론들을 정리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지금 후배에게 가 있지만, 다시 돌려받아야 겠다. 시간이 지나면, 혹시 잊어버릴 수도 있고, 다시 보고싶을때 찾아도 없다면 얼마나 난처할 것인가?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맨먼저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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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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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진이건 해석되지 않은 것은 없다. 무엇을 찍든지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필름은 없다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심정이 배여 있고, 그의 열망과 주관적 성향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길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얼마나 많은 연출이 필요했을까?
하긴, 동물들이니, 그 많은 동물들에게 일일이 자세를 지도하고 어떻게 웃어야 할지,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할지 등등을 알려주거나 가르치거나 할 수 없었겠지.

얼마전 보았던 동물원의 물개나 돌고래 쇼처럼 동물에게 얼굴 표정 연기를 시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진들 속에 살아있는 동물들의 표정을 집어 넣고, 그것을 유쾌하게 해석해 내는 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 어떻게 보면 유치한 장난 쯤으로 폄훼할 수도 있지만, 동물들이나 사람이나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오히려 동물들의 그 천진난만한 표정 속에서 우리의 지향과 바램을 보게 된다.

흠..나도 그 동물들처럼 포즈 하나, 표정 하나로 사랑받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절로 가지게 하는 이 책은 사랑스러운 책이다. 사진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객관적 대상의 주관적 표현이라는 명제를 가장 적확하게 그려주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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