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진이건 해석되지 않은 것은 없다. 무엇을 찍든지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필름은 없다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심정이 배여 있고, 그의 열망과 주관적 성향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길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얼마나 많은 연출이 필요했을까?
하긴, 동물들이니, 그 많은 동물들에게 일일이 자세를 지도하고 어떻게 웃어야 할지,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할지 등등을 알려주거나 가르치거나 할 수 없었겠지.
얼마전 보았던 동물원의 물개나 돌고래 쇼처럼 동물에게 얼굴 표정 연기를 시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진들 속에 살아있는 동물들의 표정을 집어 넣고, 그것을 유쾌하게 해석해 내는 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 어떻게 보면 유치한 장난 쯤으로 폄훼할 수도 있지만, 동물들이나 사람이나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오히려 동물들의 그 천진난만한 표정 속에서 우리의 지향과 바램을 보게 된다.
흠..나도 그 동물들처럼 포즈 하나, 표정 하나로 사랑받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절로 가지게 하는 이 책은 사랑스러운 책이다. 사진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객관적 대상의 주관적 표현이라는 명제를 가장 적확하게 그려주는 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