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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포토샵 - 그래픽 디자인 편
아사노 사쿠라 외 지음 / 길찾기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프리랜서는 속도가 생명이에요. 기한을 맞추는게 클라이언트에게 신뢰를 주고 다음 계약도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스킬이죠. 신.속.포.토.샵 완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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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Review /『호미』, 완서

-흙냄새가 난다,

 

박완서 5년만의 산문집『호미』에선 흙냄새가 난다. 비가 그친 지렁이가 나와 꿈틀거리는 그런 흙길의 냄새가 오롯이 코끝으로 전해지는 기분이다. 함께 호미를 들고 김을 맨것 같은 기분도 들고 노오란 복수초의 꽃을 밟지 않으려 깨끔발로 마당을 같은 기분도 든다. 그러니까 마치, 내가 박완서 앞뜰에서 그와 함께 차를 마신 같은 기분이다.

 

()작가의 작품을 내가 얼마나 읽었던가. 이제서야 생각해보니 고등교과서에 실렸던 『나목』의 부분과『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가 전부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도 내가 읽고 싶어서라기 보단 우연히 책이 생겨서 들여다 봤었다. 그게 벌써 5~6 전이니 한참 젊은 작가들의 재기발랄함에 익숙해 손에 감기지 않았었더랬다. 그러니까 대충 건성으로 읽었단 이야기.

 

스피드의 현대사회, 인터넷의 속도를 강조하는 CF 넘쳐나고 입맛은 패스트푸드에 맞춰져 버렸다. 식당에선 무조건 빨리빨리 외치고 정보의 속도에 희비가 엇갈리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박완서의『호미』는 느림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다.

 

아파트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나태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못마땅해 전원생활을 시작했다는 작가는 뜰을 가꾸는 육체노동을 기분 좋게 즐기며 이야기하고 있다. 하루쯤 퍼져있고 싶어도 땅에서 생명이 움틀거리는 소리가 전해져 호미를 들고 뜰에 나갈 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뜰에 나가면 생명이 움틀거리던 소리의 실체가 눈에 보이곤 한다. 대지를 한뼘이나 갈라 뚫고 올라온 생명이 수줍게 싱그러운 향기를 뿜고 있다 한다.

 

지인들에게 뜰에 100가지도 넘는 꽃들이 핀다며 자랑을 하는 작가의 소박함에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100가지도 넘는 화초들이 피운 꽃망울들을 눈에 보일듯이 묘사하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순번을 정해 천천히 아름다움을 뽐낸 꽃들의 향기를 맡은 같다. 아마도 산문집 전체에서 느껴지는 흙냄새 때문이리라.

 

느리고 불편하게 살면서 느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박완서 문장이 참으로 소박하고 담백하다. 그렇다고 심심하지도 않아 산문집을 잡고선 두어시간만에 읽어내렸다. 어릴 ()작가의 문체가 그저 고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박완서 글에서 깊은 성찰 묵직한 울림 읽어낸 아직 읽을 것들이 너무도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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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2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님, 올만이에요^^ 이 책 읽기에 좋은가봐요. 작은 것으로의 깊은 성찰, 묵직한 울림,, 이런게 나이들어가면서 조금씩 바뀌던 걸요. 님은 벌써,, ^^
다정다감한 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푸훗 2007-02-2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봄철 황사가 기승을 부릴 예정이라던걸요. 조심하세요. 봄냄새가 나는 요즘 그냥 막 설레고 그렇답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여성들
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 옥타비아 모나코 그림, 이현경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Review /『그리스 신화 속의 여성들』, 베아트리체 마시니

-속병 났을 여인들이 이제야 이야기 한다,




알라딘질을 하다가 이벤트라는 말에 덥석 집어들었던 책, 이현경씨가 번역을 했다. 작가는 생소한데 평소 신화에 관심도 있는 편이고 여성이 주체가 된 신화라는 설명글을 보니 심하게 땡기더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조금 낚인 기분이다. 낚였어.

일단 이 문학작품은 신화 속에서 지나가는 여인이거나 누구의 부인, 누구의 어머니 정도로만 기억되는 여성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내면을 고백하는 형식이다. 시도는 새롭다. 그간 신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가 남성 위주인 것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던 내가 좀 한심했다. 남성 위주로 흘러가는 세상에 물들어서일까. 어쨌든 한심한 내 앞에서 비로소 목소리를 갖게 된 여성들이 조곤조곤 그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몇 천년동안 숨죽이고 살아서 제 할 말 다 못하고 산 여성들의 속내를 이제야 털어놓을 수 있게 만든 작가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사람들이 제 멋대로 그들의 삶을 평가하고 떠들어댔을 때 얼마나 이야기가 하고 싶었을까. 다들 속병 났을 거야.

그런데 문제는 여기까지만 좋았다는 것. 목소리를 가진 여성들이 풀어 놓는 이야기가 그 참신함에도 불구하고 좀 중구난방 격이다. 정신이 없다는 것이지. 뭐 내가 집중을 못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유독 이 책을 읽을 때만 집중이 안 되었으니 내 탓만은 아니리라. 중간 중간 좀 심한 비약도 내비쳐서 그들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잃기도 했다. 작가가 조금 더 다듬어서 내놓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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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외출한다 - 우리가 다르지도 같지도 않은 이유, 김효진의 솔직한 장애여성 이야기
김효진 지음, 장차현실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Review /『오늘도 난, 외출한다』, 김효진

-장애여성이 들려주는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




장애여성모임 <이랑>에서 받은 책,『오늘도 난, 외출한다』. 이전부터 사려고 벼르던 책이라 책을 받자마자 너무 반가웠다. 이곳에서도 나의 도서강탈포스를 아는구나, 하면서 혼자 낄낄거리기도 하고. 그렇게 가방에 책을 넣어 놓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중 김효진 위원장님이 책에 사인을 해주시는 것을 봤다. 하핫, 책의 저자 김효진이 위원장님이시라니! 괜히 혼자 감격 하고는 사인도 받고 위원장님께 인사도 드리면서 룰루랄라.

집에 돌아와 동생에게 자랑을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요즘 책을 여러 권 동시에 읽는 중이라 다소 산만하게 스타트. 그러다 그제 책을 다시 집어 들었는데 우리 장애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거나 생각했을 법한 일들을 술술 풀어나가고 계셨다. 맞아, 맞아 라는 말을 연발하게 만드는 그 힘이란! 내가 직면한 현실이 타자를 통해 발현되어 널리 알려지는 쾌감 또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었다.

김효진 위원장님은 마흔 즈음에 장애운동에 뛰어 드셨고 그 이후 결혼을 하셨으며 2년 후 출산을 하셨다. 말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는 잘 생긴 꼬맹이, 민찬이가 그 아이다. 모임 때마다 누나들과 이모들의 귀염을 독차지하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찬이. 아이고, 책 이야기도 하기 전에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

김효진 위원장님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되셨다. 워낙 어릴 때부터 장애를 안고 살아오셨기 때문에 내가 장애를 입은 후 겪은 고초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역경과 고난, 상처를 경험하셨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끊임 없이 자신을 깨부수어 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담하고 사실적인 필체로 풀어나간 칼럼을 엮은 것이 이 책『오늘도 난, 외출한다』이다.

이 사회에서 장애인은 마이너이다. 그 중에서도 장애여성은 장애와 여성이라는 두 가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계층이다. 사실 현재 장애운동은 경증, 장애남성 위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장애여성은 더욱 마이너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장애여성이 솔직하게 내는 목소리가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장애여성도 보통 사람들과 하등 다를바가 없는데도 비장애인의 편견으로 재단된 시선에서 여러가지 제약을 겪어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정말 너무나도 솔직하게 까발려져(?) 있다. 그리고 저자 본인이 장애인이면서도 장애인과의 교류가 없었던 이유를 정말 솔직하고 대담히 이야기하고 있어서 속으로 흠칫 놀라기도 했다. 난 장애인들과의 교류가 없었던 이유를 나 자신한테조차 거짓으로 강요하고 있었는데 나 또한 김효진 위원장님의 이유와 같았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난 자신에게조차 떳떳하지 못해 솔직하지 못한 것을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계시다는 것에서 그간의 내공이 느껴졌다.

물론 이 책은 ‘장애여성’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장애 전반에 걸친 여러 이야기들을 두루두루 하고 있지만 내겐 ‘장애여성’으로서의 이야기가 더 와 닿았을 뿐이다.

측은지심, 동정, 시혜 등 비장애인만의 편견으로 재단된 세상에서 우리 장애여성들이 이렇게 열심히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땅의 모든 비장애인에게 권한다. 당신이 아무리 장애인과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이렇게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쉽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당신이 장애인을 모른다면 장애인이 이렇게 빛나는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에. 물론 장애인에게도 권한다.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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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황우석 사태 취재 파일
한학수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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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Review /『여러분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학수

-비밀과 거짓말,

 

벌써 이태가 지났다, 어처구니 없는 뉴스를 들었던 것이. 마봉춘의 엄기영 앵커는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답니다.” <PD수첩> 황우석 연구팀의 난자 매매에 관한 것을 다룬지 3 만이었다. 마지막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난치병 환자들과 장애인들에게 황우석 빛이요, 희망이었다. 또한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이라 황우석 연구에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의 화려한 언변과 언론을 다루는 능수능란함이 전혀 흠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장점으로 보일 정도였다. ‘우리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라든지 과학엔 국경이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자에겐 조국이 있습니다같은 가슴 뭉클한 어록들은 황우석 돋보이게 했다.

 

2005 5, <사이언스> 황우석 논문이 표제로 실렸다며 나라가 들썩였다. 여기저기서 그를 칭송하는 보도가 나왔지만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수능을 준비하고 있던 동생은 학원 강사에게 들은 대로 내게 그의 성과가 놀랍고도 중요한 것인지 설명해줬다. 임상실험엔 시일이 걸리겠지만 많이 벌면 언니도 걸을 있어! 라며 동생은 흥분했다. 황우석 이상 과학자가 아니었다. 생명공학의 아니, 대한민국의 아이콘이 되어 있었다. 그만큼 황우석에게 거는 대한민국의 관심과 기대는 지대했다. 그런 우리를 황우석 가지고 것이다. 쌍욕이 나온다.

 

책은 2005 5월부터의 취재 기록이다. 취재를 하면서 녹취록과 취재영상, 메일과 전화기록, 기획회의와 취재의 진행 상황을 정말 상세히 기록했다. <PD수첩> 방송되기까지의 황우석 치밀한 두뇌싸움 혹은 기싸움을 하는 것에선 정말 현장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렇게 생생하다. 헐리우드 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음모와 배신, 폭로가 얼룩진 기록이다. 영화로 내면 천만은 우습겠는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책의 줄기는 방송을 통해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짜증을 내고 국정원 개입했으며 황우석 비호세력이 방송국을 쥐락펴락할 만큼의 권력을 쥐고 있었다는 사실엔 정말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이 창피했다. 사기꾼 과학자 명이 정도의 권력을 쥐고 있는 나라구나, 씁쓸하다.

 

이제 우리에게 황우석 대담한 사기꾼 과학자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다. 길었던 검찰수사 결과엔 주목하지 않았다. 황우석 뒤를 봐주던 기관원들의 실체는 뒤안길로 사라졌다. 동안 황우석 마리오네뜨였던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온 후에 어떠한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언론은 황우석 대한 보도에 조용한 반응만 보였을 뿐이다. 개인적으론 대담한 사기꾼을 철창에 집어 넣길 바랬지만 이것은 소시민의 바램일 .

 

한학수PD MBC, 대단하다. 물론 마봉춘 전체는 황우석바람에 흔들리긴 했지만 한학수PD <PD수첩> 팀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비밀과 거짓말을 파헤치는데 전력을 다했다. 책에 그들이 겪은 역풍과 마음고생이 곳곳에 드러나 땅에서 제대로 저널리스트로 사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조금은 엿볼 있었다. 고마운 팀이다.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을 어느 정도는 내보인 팀이니까.

그리고 책을 읽다가 알았는데 섬뜩한 진달래꽃 퍼포먼스가 황우석 이벤트 회사에 사주한 것이란다. 이쯤되면 황우석 사기꾼을 넘어선다. 아씨, 현재엔 팽형(烹刑이 없는 거냐! 황우석 정도는 삶아 죽여도 시원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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