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를 다녀왔다.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행되는 것이었는데 나는 토요일 프로그램만 참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있다 보니 도저히 집에 가기가 싫더라. 그래서 집에 전화를 했는데 별말씀 없이 허락해주셨다. 아싸~

'장애여성 이랑'은 서울DPI에서 만든 모임이다. DPI는 Disabled Peoples' International, 국제장애인연맹이다. 그러니까 서울DPI는 국제장애인연맹 서울지부 정도 되는 것. 장애관련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한국DPI에서 흘러 들어갔던 것 같다. 아니면 페미니즘사이트를 돌다가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뭐, 이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지.

난 장애인의 권익신장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실, 실제로 장애인 친구를 만난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초창기에 장애관련 카페에 가입을 하기도 했었으나 그곳들은 너무 조용했다.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기 보단 목적이 연애에 있는 것 같았다. 올라오는 글들이라곤 거의 구애수준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흥미가 뚝 떨어지더라.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도 장애인과의 첩촉은 거의 없었다. 작년 취직을 하면서 만났던 직원들이 유일하게 아는 장애인이었다. 그것도 실제로 만난 사람은 업무상 회사에 갔을 때 만난 네사람 밖에 없었고. 하지만 이 만남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형태가 아니라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만남이었다. 내가 원해서 만난 사람들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이랑은 내가 찾아서 적극적으로 모임에 가담한 것이다. 처음으로 내가 능동적인 형태를 보인 모임이라는 것이지. 게다가 이 모임은 장애여성의 노동과 삶에 대해 멘토링을 제공하며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이라는 것! 중요하다, 중요해. 인생의 선배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고 나와 똑같은 처지의 장애여성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다. 내가 처했던 역경과 고민들을 그들도 경험했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되기도 하고. 그래서 느무느무 좋다.

이번 엠티의 주제는 장애여성의 喜勞哀樂. 토요일 프로그램은 취업 전후에 겪었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나누는 자리였다. 취업 전 구직을 하는 와중에 상당한 고난을 겪은 사람이 있어서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는 생각도 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취업을 거부당하거나 7-80년대에 사대나 교대에 장애인은 응시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은 큰 충격이기도 했다. 또한 신변처리가 수월치 않아도 취업을 거부당하고...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 장애인이라는 혹은 여성이라는 그리고 장애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무수한 차별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의미 있었다. 중간 휴식시간에 빙고게임을 했는데 1등을 해서 문화상품권을 받았다. 아싸-

그 후 밤엔 음주가 곁들어져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주요 화제는 땡땡과 응응, 삐리리 였다. 깊은 밤 여성들이 와글와글 모여서 나누는 이야기 들이란! ㅋㅋ

일요일 프로그램은 릴레이 소설 쓰기. 강사님을 초빙해서 똑같은 소스로 조별로 릴레이소설을 쓰는 것이었는데 우리조는 거의 아침드라마였다. 으하하. 내가 스타트였는데 나름 스릴러로 가려고 한 것이 다음 사람에서 연애소설로 방향이 틀어졌고 몇 사람을 지나 다시 내게 돌아왔을때 내가 불륜으로 만들어버렸다. 크하하. 굉장히 진지하게 쓴 조도 있었고 급격한 반전을 이룬 조도 있어서 굉장히 재밌었다.


참 그리고!
<난 오늘도 외출한다>라는 장애여성이 쓴 책이 있다. 알라딘 보관함에 넣어 놓고 늘 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인데 이번에 그 책을 주는 것이었다. 너무너무 좋아서 룰루랄라 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책의 저자가 이랑의 스텝분 이었다. 엄훠, 넘후 멋져! 당근 싸인도 받고 랑랑. 혹시 이랑에서도 나의 도서강탈포스를 눈치챈 것이 아닐까? 꺄르륵.

스텝분들 너무 고생하셨어요! 감사해요!


-이랑 만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요즘 맨날 듣는 뮤지션이다.


I got rhythm을 바이올린으로 편곡한 곡만 듣다가 최근에 앨범을 왕창 다운(...) 받았다. I got rhythm은 여러 뮤지션이 연주 했었지만 그라펠리의 버전이 젤 신난다. 유랑 중의 집시들이 한 밤중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둥글게 모여 춤을 추는 장면이 연상된다. 그 중심엔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고 흥겹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집시가 있어야지! 앨범들을 들어보니 뭔가 애수의 기운이 풍기는 곡들도 많고 정말 맘에 든다. 끌로드 볼링이랑 함께 연주한 앨범은 스윙의 기운도 풍기고 할배 넘후 좋아. 프로필 보니 장수했다. 하늘에서도 바이올린을 들고 연주를 하고 있을 것 같다. 키키.



Erroll_Garner_-_I_got_rhythm.mp3

Stephane_Grappelli_-_I_got_rhythm.mp3

Stephane_Grappelli_and_Michell_Petrucciani_-_Misty.mp3

Stephane_Grappelli_-_Time_after_time.mp3

Stephane_Grappelli_-_Stiphane.mp3

Stephane_Grappelli_and_Barney_Kessel_-_Its_only_a_paper_moon.mp3

Stephane_Grappelli_and_Barney_Kessel_-_Out_of_nowhere.mp3

Stephane_Grappelli_and_Barney_Kessel_-_More_than_you_know.mp3


-간만에 음악 편집하니 머리가 아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는 이쁜 이름의 밴드를 처음 접한 것은 2000년의 어디쯤.

즐겨 듣던 개인 인터넷 음악방송에서다. 지금은 개인 음악방송이 보편화된 편이라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서버를 빌려서 할 수 있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서버를 빌려주는 사이트도 전무해서 자기 컴을 서버로 사용하는 무리를 해야 했다. 그리고 뭐 그리 절차는 복잡했는지, 흥. 어쨌든 그랬던 시기에 당시 채팅사이트에서 개인방송을 처음 들었는데 와우, 완전 내 취향이었다. 말랑살랑한 브릿팝을 주로 선곡하던 '한숨'의 방송.

감수성이 예민하고 섬세한 그가 선곡하던 음악엔 정말 보석 같은 곡이 많았다. 내가 지금도 즐겨듣는 많은 밴드들을 처음 들었던 것도 한숨의 방송을 통해서니까. yo la tengo, cat power, mandalay, EBTG, sparklehorse, portishead 등등 떠올리니 더 많은 것 같다. red sleeping beauty 도 물론 빠질 수 없고.

제목에서 풍기는 뭔가 섹슈얼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red sleeping beauty 의 곡들은 파스텔톤의 빛깔로 아기자기하다. 그리고 산뜻하고 기분 좋다. 피크닉가방을 들고 하늘하늘한 원피스 차림으로 소풍을 간 기분이랄까. 맨살을 부딪쳐도 아무런 느낌없는 그런 이성친구와 손 잡고 간 소풍이라면 더 좋고, 랑랑.


red_sleeping_beauty_-_the_chime_song.mp3

red_sleeping_beauty_-_stay.mp3

red_sleeping_beauty_-_for_fun.mp3

red_sleeping_beauty_-_do_not_say_u_love_me.mp3

red_sleeping_beauty_-_summer_tells_stories.mp3
from Red sleeping beauty, Singles(2000)


-소풍 갑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