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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472
임승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9월
평점 :
매일 누군가의 흔적을 뒤졌던 적이 있다. 그리고 흠결을 찾아내면 웃었다. 그리고 그런 날에는 역시나 울었다. 아마 임승유 시인이라면 울었다,라고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은밀함이란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시간을 들어올리는 지렛대를 가져본 적 없는 나는 시인이 부럽다. 그래서 시인의 흔적을 찾아보려 시어들을 쫓아가 본다. 결국 흠결은 찾지 못했고 불길하지만 단단한 진술들과 마주한다. 울기도 뭣하고 웃기도 뭣한 밤이다.
구조와 성질
임승유
창문을 그리고
그 앞에
잎이 무성한 나무를 그렸다
안에 있는 사람을 지켜주려고
어느 날은
나뭇가지를 옆으로 치우고
창문을 그렸다
한 손에
돌멩이를 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