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길다. 달력을 보니 동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 그리고 내일, 밤은 더 길고 춥겠다.
책이라도 눈에 들어오면 좋겠는데, 잠을 좀 잤으면 좋겠는데, 모를 일이다.
우리는 우주적으로 하찮은 존재다. 공간에서는 한 점에 불과하고 시간에서는 한 찰나에 불과한, 헤아릴 길 없이 미미한 존재다.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에게만큼은 중요해질 수 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한, 우리 서로에게만은 말이다.
- 「무신예찬」, 피터싱어, 마이클 셔머, 그렉 이건 외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저 문장에 얹는다.
그리고, 문은 닫혔으나 넝쿨은 문을 타고 담을 넘는다고, 사람의 일은 모르겠으나 내가 본 넝쿨은 그렇더라고 전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동지에는 따뜻한 팥죽이라도 한 그릇 넘겼으면 좋겠노라고 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