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운다.  

어쩌자고, 또 우냐고 나는 물었다. 어쩌자고....K는 그렇게 울었다. 그렇게 한 30분을 울었다. 그리고 내게 묻는다. 이제 어쩌지?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다. K가 어떻게 사랑하고 또 어떻게 헤어져야 했는지, 나는 쭉 지켜봤었다. 그러니 나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바닥까지 다 드러낸 기특한 사랑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잊어라,하자니 내 마음이 철렁하고, 지나가게 두자,라고 하자니 바닥이 까무룩 멀어진다. 살아있는 한 따라다닐 시간이고, 따라다닐 기억인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게 뭐든 오래 붙들고 생채기를 내고 그렇게 뒹구는 사람들.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제발,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네게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사람이 따뜻하다는 것을 그 사람을 통해서 알았다고 K는 내게 말한다. 나는 그저 듣기만 한다. 커피 5잔을 축냈다. 그 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사실 K가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밥을 먹일까 싶었다. 얼마간 굶었을 것이고, 얼마간 울었으니 허기도 질 것이다. 그런데, 차마 밥먹자는 소리가 안나왔다. 그때, 눈은 다시 내리고 우리는 각자의 기억 어디쯤으로 잠시 피신할 수 있었다. 살아있어 다행인 밤, 그렇게 다시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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