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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로 올라오세요, 창문을 통해
마이라 산토스 페브레스 외 14인 지음, 클라우디아 마시아스 엮음, 우석균 외 6인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자유롭고 대담하게 그려낸 이 책은 라틴 아메리카 열다섯 명의 작가의 작품을 담고 있다. 그 중 마이라 산토스 페브레스, 에드문드 파스 솔단, 앙헬 산티에스테반 프라츠,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페드로 앙헬 팔로우의 단편은 읽는 도중에도, 읽기가 끝난 후에도 도통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마 내가 절대 흉내낼 수 없는 글쓰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리라. 아름다워서 약오르고, 대담해서 기죽고, 황홀해서 씁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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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그를 우리 삶의 한가운데에 데려다놓은 바로 그 우연에 의해 날카롭게 베인 상처 같은 그런 존재. - 코끼리에 관한 우화, 페드로 앙헬 팔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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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코끼리를 본 마지막 오후였다. 하지만 자신을 삼킨 진흙탕에 자신의 열정을 수장시키면서 부르짖던 그의 사랑의 절규는 지금도 들린다. 그렇지 않아,수사나? - 코끼리에 관한 우화, 페드로 앙헬 팔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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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진하지 않아. 그리고 아마 너도 그럴 거고. 하지만 확실한 건 우리는 우리가 만든 이미지, 되고자 하나 될 수 없는 이미지의 덫에 걸려 있다는 점이야. 그래서 어떤 일은 말 못 하고, 어떤 의혹은 인정하지 못하고, 의심은 가도 듣고는 싶지 않은 그 모든 일을 서로 크게 떠벌리니 않는 한 우리 둘 사이는 좋아. 계속 관계를 유지하려면, 기를 쓰고 각자의 비밀을 지켜야만 해. 누군가 입을 열면 마법은 깨지고 말 테니. - 원격사랑, 에드문드 파스 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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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 모든 것 이전에, 중국 여인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을지도 모르는 남자는 회오리바람 앞에 멈추어 섰을 것이다.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일종의 현기증)(끝도 없이 추락하듯이)(끊기듯이 이어지는 고통). 그리고 곧 어린 시절 이런 종류의 회오리바람-작지만 급작스럽게 수직으로 불어닥치는-은 악마가 나타나서 무언가를 훔쳐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때 한눈에 모든 것이 들어왔다. 악마, 악마의 몸, 한 여인의 허리를 감아올리는 악마의 두 팔, 왈츠. 날카로운 바이올린 선율. 지상으로부터 떠오른 발. - 마지막 기호, 크리스티나 리베르 가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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