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기생 명옥明玉은 음률에 밝고 제법 자색도 있었다. 내가 남원에 있을 때 날마다 만났는데, 어느날 밤에는 비바람이 크게 일어 밖에 나서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미 약속을 했으므로 반드시 가야만 했다. - 「금옥총부」98

평양의 혜란蕙蘭은 색태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난을 잘 치고 노래와 가야금도 잘해 소문이 성내에 자자하였다. 나는 연호蓮湖 박사준朴士浚이 막부에 있을 때 일이 있어 내려갔다가, 혜란과 7개월을 서로 따르며 정을 두텁게 하였다. 작별할 때에 혜란이 긴 숲 북편에서 나를 전송했는데, 떠나고 머무는 서글픔을 정말 스스로 억제하기가 어려웠다. - 「금옥총부」119

내가 남원 출신의 아내와 서로 따로 지낸 지 40년 되었다. 금슬처럼 벗하며 함께 돌아가고자 하였지만, 신이 돕지 않아 경진년(1880) 7월23일에 숙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때의 슬픔이 과연 어떠하였으랴. - 「금옥총부」105

 
- 안민영, 「금옥총부」
 
안민영의 개인가집인「금옥총부」는 사료가 부족한 조선 가객들의 기록이 다수 실려있다.
안민영은 성품이 호방하여 구름처럼 떠돌기를 좋아하였으며 음률에 정통하였다고 한다.
나의 이상형이 조선에 있었구나!
그래도 딴지를 걸지 않을 수 없는 나는 잡념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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