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을 다녀오다(2)-아름다운 통영 바다를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
충무 시내로 나와 원조 충무김밥집이라는 곳을 찾아 가려다가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맛있더라는 지인의 말이 생각나 여객선 터미널과 가까운 곳에 김밥 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한산 충무김밥. 맛있다. 딱 먹기 좋게 익은 김치와 오징어 무침, 오뎅 무침 다 맛있다.
점심을 먹고 미륵도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전혁림 미술관과 통영수산과학관,달아공원,미래사순으로. 청마 문학관도 둘러보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계셔서 쉬엄쉬엄 쉬면서 다닐려면 아무래도 빠듯할 것 같다

달아공원에서 본 바다
길을 잘못들어(관광 안내소에 들러 지도를 얻어와야하는데 깜빡 하는 바람에) 섬을 거의 한바퀴 돌아 도착한 곳이 달아공원.
내가 서 있는 뒤쪽만 빼고는 고개를 돌리는 곳 마다 보이는 것은 파아란 바다와 그 속에 몸을 담구고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섬들. 뜨거운 태양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결 위로 간간이 작은 배들이 오간다. 바다를 한참 내려다 보고 섰는데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저 많은 섬들은 언제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가까운 곳에 보이는 섬들만봐도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데 끊없이 펼쳐진 저 능선을 가진 섬들은 또 어떤 모습일까?
달아공원을 뒤로 하고 통영 수산과학관을 갔다. 그런데 휴관이다. 우째 이런 일이. 월요일에는 박물관 같은 곳이 다 휴관인데 그 생각을 미처 못했다. 그럼 전혁림 미술관도? 아쉬운 마음에 과학관 주변을 휘 둘러본다. 과학관 앞에서 보는 바다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달아공원에서 본 풍경 만큼 아름답다. 뒤편으로 돌아가니 노젓기 체험장이 있다. 노를 저어본다. 내가 저을 때마다 꽂혀 있던 노가 헐떡헐떡 빠진다. 그것을 보고 있던 동생이 “ 바다에 떠있는 노배였다면 벌써 뒤집어졌겠다..내가 한번 저어보께.” 동생은 노련하게 잘 젓는다. 고수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에도 노를 저어 움직이는 배가 꽤 있었다. 이 배는 중심을 잘 못잡으면 대단히 어지러운데 나는 이 배를 타면 무섭고 어지러워서 일어서지를 못했다. 그런데 동생은 특별한 장난감이 없던 어린 시절 친구들이랑 노젓는 배타고 노닥거리며 많이 놀았단다. 노젓기 덕분에 통영과학관 와서 허탕 친 기분은 안든다.

(대중선방 쪽에서 찍은 미래사 대웅전과 3층석탑)
통영 시내로 나오면서 미륵산 기슭에 있는 미래사에 들렀다. 도로에서 2㎞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해서 걸어올라 가려다가 어머니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차를 타고 올라왔더니 꽤 멀다. 직선 거리 2㎞는 멀지 않은데 구불구불한 길로 돌아오르니 그런 모양이다. 미래사는 지은지 30여년 된 작은 사찰이다. 유서 깊은 사찰에서 품기는 특유한 매력은 없지만 소소한 것들에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여 기분이 좋다. 동생도 돌아보더니 느낌이 좋은 절이라고 했다. 절 입구에는 장애인이 편하게 경내를 돌아볼 수 있게 무료로 휄체어를 대여해 주는 곳도 있고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을 데리고 와도 지루해 하지 않고 돌아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화장실 둘레에도 작은 해자를 만들어 연꽃이 꽃을 피우려하고 있다. 오가는 이들이 앉아 쉴 수 있게 대중선방 앞 마루도 널찍하고 좋다. 활짝 열어젖혀 논 대중선방을 보니 천정에 예쁜 등이 줄줄이 달려있다

(미래사 대중 선방 천정에 달린 예쁜 등)
대중선방 앞 마루에 앉아 경내를 휘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졸음이 온다. 더운 날씨라 어머니도 지치시는지 웃으시며 “여기서 한 숨 자고 갈까?” 하신다. 4시다. 가려고 했던 전혁림 미술관도 휴관이겠고. 마루에 다리를 뻗고 널브러졌다. 집에서 가져온 과일이랑 빵을 나눠먹고 일어서니 몸이 가뿐하다
미륵도를 건너 돌아오는 길에 잠깐 남망산 공원을 들렀다. 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 시내를 내려다 보며 놀라워 했던 그 풍경은 없다. 그러나 아름다운 통영바다는 여전하다

(남망산 공원에서-멀리 통영대교와 충무교가 보인다)
아름다운 통영 바다를 가슴 가득 가득 담고 돌아오는 길, 유치진,유치환,윤이상,박경리,전혁림... 같은 통영 출신 예술가들이 뛰어난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근원을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