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내 볼에 강물이 흐른 날
5학년 박세호
지난 주 금요일,첫 번째 쉬는 시간이었다. 며칠 간 쉬는 시간이 짧아서 망구라는 우리 반에서 자주 하는 놀이를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날따라 쉬는 시간이 짧아도 웬지 망구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절제를 못하고 망구를 하러 나갔다. 지금은 그 행동을 후회하고 있지만 그때는 몰랐다.
중앙 현관 앞에서 놀이를 했는데 내가 술래를 했다. 나는 먼저 제일 빠른 민성이를 잡으러 갔다. 그러다 계단에서 데구르르 굴렀다. 다리가 삐그덕 했다. 순간 내 스스로 뼈나 인대가 끊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상하게 아프지는 않았다. 단지 묘한 느낌과 멍한 생각만 들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려고 하니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며 데굴데굴 굴러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심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소리를 지르며 땅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같이 망구를 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내가 구르니까 꾀병이라는 생각했는지 놀리는 모습이 흔들흔들 보이고 웃는 모습도 보였다. 6학년 아는 형은 내 발을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다른 반 아이들도 날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지만 그 때는 그런 생각조차 없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건실로 가려고 일어섰다. 그런데 다리에 힘이 없어서 중심을 잃고 픽 넘어졌다. 그걸 보고 민성이가 등을 빌려주었다. 됐다고 했지만 자꾸 업혀라고 했다. 참 고마웠다. 그 때 민성이가 없었으면 난 그곳에서 꼼짝 못했을 것이다. 민성이의 고집이 날 구했다. 민성이의 등에 업힌채 보건실로 갔다. 보건실에는 선생님께서 계시지 않았다. 그런데 종이 쳐 버렸다. 나는 한숨을 쉬면서 교실로 갔다. 수업은 콩집기였다. 콩집기를 하고 다시 보건실로 내려가 보았다. 선생님이 계셨다. 내 발을 보시더니 발이 엄청나게 퉁퉁 부었다고 하셨다.붕대를 감아 응급처치를 하고 선생님 차를 타고 병원에 갔다.
병원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먼저 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죄송스러웠다.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하였다. 가장 고통 스러웠던 것은 피를 뽑을 때였다. 그 때 내 손에는 땀이 고이고 볼에는 눈물이 냇물처럼 흘러내렸다.
검사 결과를 보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인대가 끊어졌어요.목발을 맞춰야겠네요”
이젠 눈물이 강물처럼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