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18일 경주로 답사를 갔었다.

17일, 오전에 일찍 버스타고 올라가서 경주 박물관 답사하고 5시에 모임 약속 장소에 가려고 했는데 일이 꼬였다. 중학생 녀석들 기말고사 땜에 수업을 2번이나 못해 수업 마치고 나니 3시, 부랴부랴 내차를 타고 올라갔다. 그런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앞 유리에 성에가 낄 까봐 옆 창문을 약간 내려 놓았는데 그 틈 사이로 들리는 바람 소리가 귀곡산장을 지나가는 것 같이 으스스하다. 구름이 낮게 내려앉는게 아무래도 눈이 올 것 같다. 눈까지 내리면 큰일이다. 

  5시에 일행들을 만나 대왕암 부근에 있는 펜션으로 이동해서 짐을 풀었다. 오는 길에 눈발이 가로로 날릴 만큼 바람이 거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펜션에 물도 안 나온다. 야간 답사를 가야하는데 걱정이다.

 

그래도 저녁을 먹은 다음 감은사지 야간 답사를 갔다. 답사 가는 길,이 날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 나는 얼어죽는 줄 알았다.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불었는지 한 덩치하는 내가 제대로 걷기가 힘들정도였다. 게다가 진눈깨비까지 날려서 살을 에인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런데 감은사지를 올라서는 순간 춥다는 생각은 어디가고 얼마나 행복하던지. 보름달빛을 받고 의연히 서 있는 동탑을 둘러보고 용혈을 보고, 감은 사지 앞 용연을 보고 어둠에 잠긴 감은사지 앞 들판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림 하나가 그려진다. 감은사지는 이번이 3번째 답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답사를 가기 전에 길눈이 한 분이 감은사지와 관련된 자료들(1차 발굴 작업 자료와 2차 발굴 자료)을 준비해 오셔서 슬라이드를 보여주시며 설명을 해 주셨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감은사지가 신비로운 느낌으로 다가서며 수많은 상상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용이 된 무열왕의 혼이 용혈을 드나들고, 동해 바다에서 올라온 용이 연못에서 끔틀거리는 모습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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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1-03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안 나와요.

다솜 2006-01-03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배꼽이 안 보이는데 왜 그렇지요? 수요일 저녁에 동생 오면 한번 물어보고 볼 수 있도록 해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