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말하면서도 스스로도 짜증나는 말이
"술 못해요. 잘 못마셔요."

잘 모르는 사이에서 저런 말을 하면 십중팔구는 반응이
"에이~ 내숭~ 잘마시게 생겼는데~"
"에이~ 집에가서 병나발 불지말고 줄 때 마셔~"

말하고도 짜증나고 듣고도 짜증나.

증명하기 전에는 내숭이라고 판단해 보이며
증명을 하려하니 내가 죽게 생겼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고 온 몸이 붉어지고 한여름에도 바들바들 떨게되고
근육통에 시달리며 급기야는 몇시간동안 토하고 설사를 해야한다.

적당히 마실 수 있는 주량은 1잔, 위험한 주량은 3잔. 넘어서면 바로 넉다운.
1시간 동안 3잔을 마시고는 식당 문 밖을 나가자마자 토해버린 적도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점점 줄고 아는 사람들은 전부
그러려니 하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술자리가 편해졌지만
가끔이라도 낯선 사람들과는 술자리 가는 것 부터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건 아직 어쩔 수 없나부다.

술을 잘하는 사람들. 잔을 받으면 다시 넘길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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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4-04-30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 저도 부러워요.. 술 잘하는 것도 타고나는 복 중 하나..;;;

로렌초의시종 2004-04-3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잘 마시는게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죠^^:

waho 2004-04-30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술 마시는 건 좋아하는데 많이는 못 마셔요. 결혼하고 나니 술 마시란 소린 하지도 않더군요.ㅎㅎ 이젠 임신까지하니 술 마시면 큰 일 나는 줄 알고...술자리에서 억지로 술 권하는 건 정말 맘에 안 들어요

진/우맘 2004-04-3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욱! 갑자기, 참이슬 병을 보니...얼른 도망가자.

비로그인 2004-05-01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증상 저랑 넘 똑같아요 ^^ 근데 근육통이 왜 생기는 건지..전 다리쪽이...못한다면 못한지 알지...안 그렇습니까?? 3잔 마시면 그땐 스스로를 포기하게 되지요

그루 2004-05-0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과음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 ^^ 며칠이 지났으니 참이슬병봐도 아무렇지 않으시겠죠.

그래도 해가 지날 수록 나이 먹는다고 내숭으로 보는 시선도 줄고 버티는 실력도 늘어서 한결 수월하답니다. 순진한 시절엔 권하면 마시지도 못하고 무시하지도 못하고 죽을맛이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