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 김일성이 일으킨
강규형 외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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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파랑 출판사에서 시의적절한 책을 출간했다. 『김일성이 일으킨 6·25 전쟁』은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위시한 총 5인의 공저자가 6·25 전쟁에 대해 강론한 글들을 엮은 책이다. 공저자 5인의 이력만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책 내용은 '자유 대한민국'이라는 기조에서 6·25 전쟁의 성격을 생동감 있게 풀이한다. 많지 않은 분량 가운데 당시의 참혹한 사진과 여러 수치들을 인용하며 6·25 전쟁의 객관적 민낯을 서술한다.

 

   책 제목에 주목하자. 제목의 구조를 살펴보면 '김일성이 일으킨'이라는 형용구가 '6·25 전쟁'을 수식하고 있다. 김일성이 6·25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누가 있을까 마는 사실 이삼십 대 젊은이들로부터 6·25 전쟁은 점차 잊힌 역사가 되어 가고 있다. 6·25 전쟁의 귀책성, 파괴성, 내밀성 에 대해 이해가 결핍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그저 애매하고 말랑하게 '민족상잔의 비극' 정도로만 수렴하고 있는 인상이다. 김대중 정부 때 발병한 북한 정권을 바라보는 사글사글한 증상이 전염병처럼 옮은 것 같다.

 

   6·25 전쟁은 김일성의 발의를 소련의 스탈린이 승인하고 중국의 모택동이 지원한 국제 전쟁이다. 트루먼의 미국은 한반도의 자유를 위해 15개국의 연합군과 함께 이 땅을 지켰다. 자유를 위해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됐고 민간인 또한 수백만 명이 사망했다. 6·25 전쟁은 3차 세계대전을 막은 전쟁이자 그것을 대체한 전쟁이었다. 수호해야 할 가치는 '자유'였다. 자유를 지켜낸 자와 지켜내지 못한 자의 차이가 얼마나 대극적인지 6·25 전쟁 이후의 남과 북의 역사, 그리고 현재의 모습을 통해 명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6·25 전쟁이 갖는 내·외재적 의미를 깊이 통찰하고,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알며, 감사해야 할 것에 감사할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한편 이 책의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지나치게 적은 분량과 공저자 5인이 집필했다고 보기 민망한 수준의 기본적인 내용에 아쉬움이 남는다. 완독하는 데 3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얇은 두께다. 책 두께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큰 글씨체와 적잖이 수록된 사진들을 감안하면 본래 100페이지가 채 되지 않을 정도의 분량이다. 또한 5인의 공저자가 무색할 정도로 내용이 단조롭고 일차원적이다. 각 공저자들의 개성과 문체가 하나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책값도 문제다. 도서정가제 이후 나는 출판사가 합리적인 책값을 설정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6·25 전쟁이 전 세대에 걸쳐 깊이 공부하고 끊임없이 반추해야 할 주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짤막한 팸플릿 수준의 책으로 11,500원을 받는다는 건 부당하다.

 

   서평을 정리하자. 6·25 전쟁은 소련, 중국(당시 중국공산당), 북한의 철저한 사전 모의와 은밀한 계획에 의해 발발한 침략전쟁이다. 1995년에 공개된 옐친 문서(스탈린 문서)는 6·25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공산 3국이 얼마나 내밀하고 악랄하게 준비했는지를 적나라하게 알려주었다. 6·25 전쟁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밑줄이다. 공산권의 침공에 맞서 이 땅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을 치른 선배 세대들과 연합군 참전용사들의 용기에 깊은 경외를 표한다.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이에 대한 짧은 팸플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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