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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시골의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카프카는 1904년 문학 친구였던 오스카 폴라크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 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네'였다. 지난 8월에 출간된 문정희 시인의 산문집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다산책방)'를 연상캐하는 문장이다.
카프카의 작품은 사실주의적인 문체로 친숙하지만 그 내용은 아주 낯설다. 읽고 있으면 꿈속을 헤매는 느낌이다. 그의 '시골의사' 단편집에 수록된 '어떤 꿈'은 1914년 12월 씌여졌다는데, 이렇다. '요제프 카'는 산책을 하다 우연히 들어선 공동묘지에서 자신의 무덤을 본다.
그는 무덤 앞의 비석에 새겨진 금빛 글자로 된 자신을 바라보면서 어떤 부드러운 기류에 떠밀려 등을 뒤로한 채 무덤속으로 가라앉는다. 영화 '취화선'의 '장승업(1843-1897)'이 도자기를 굽는 화구로 자신의 몸을 들이 미는 경우와 같다.
카프카는 1917년 7월에 펠리체와 두 번째 약혼을 하지만 그해 8~9월에 각혈로 결핵 진단을 받고 파혼한다. 그는 불안과 고독, 소외와 부조리, 실존의 비의와 역설 등으로 사람의 삶 속에 깊이 움직이고 있는 난해하면서도 심오한 여러 특성들과 연관지어 글을 썼다. 그의 새로운 문학적 상상력은 현대와 근대 그리고 미래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을 뛰어 넘는다.
어제 밤의 기자회견은 그간의 매료된 꿈에서 깨어난 기분이었다. 어떤 현상이 지속되다 안개를 속의 벽에 부딪치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상상의 미래로 모든 꿈이 시작되길 소망한다. 12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