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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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은 47권 연속으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다. 세계 50여 개의 언어로 출간된 소설의 작가이다. 넷플릭스의 <이노센트 맨>이외에도 소설 10여 편이 영화화된 소설의 작가이다. <자비의 시간>이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하퍼리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이다.

범죄 스릴러의 왕이라고 불리는 존 그리샴의 정통 법정 소설이다. 법정 소설은 처음이다. 드라마와 영화로만 접했던 법정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만나는 시간이다. 두께감만큼이나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메모지 하나 챙겨서 인물들을 메모하면서 읽어야 한다. 촘촘하게 연결된 인물들. 작가가 이 작품을 집필한 의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책장을 멈출 수가 없다. 더욱더 밀착해서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처참히 살해된 변호사와 22년째 무죄를 주장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신념으로 뭉친 수호자 재단의 소수의 직원들과 협력자가 먼저 떠오른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닌 일을 하는 변호사 재단이다. 이 재단이 만들어진 이유와 유지하고 있는 배경부터 살피게 된다.

무자비한 권력들이 등장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 권력들은 낯설지가 않다. 권력의 힘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재판하고 감옥에 넣는 시스템이 드러난다. 법이라는 사회적 시스템의 맹점들이 더욱 두드러진다. 왜 이러한 제도와 권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톨스토이와 카뮈의 『이방인』의 재판 장면들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백인들의 미국에서 교도소는 나쁜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르는 곳이다. 흑인들의 미국에서 교도소는 소수 인종을 길거리에서 보이지 않게 치우는데 사용하는 창고 같은 곳이다. 79

무고한 장기수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재판 결과에 결백을 주장한다. '수호자 재단'은 이들의 석방이 합당한지 검토하면서 결백을 증명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성공회 신부이면서 전직 국선 변호사인 컬런 포스트가 화자이다. 그의 시선에 그려지는 사형 선고를 받은 무고한 장기수들의 이야기들과 관련된 거짓 증언을 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없이 살겠다고 맹세 26

마침내 나는 내 소명을 찾았다 45

돈 벌려고 이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 돈은 많이 못 벌어요. 73

변호사 일 때보다 신부 일 때 훨씬 더 존경을 받는다 64

포스트가 맹세한 것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그의 삶은 일반인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에게 이러한 소명을 찾게 해주는 계기와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도 기억해야 한다. 확고한 의지가 분명한 인물이다. 위험을 암시하는 대화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이 일을 하는 이유를 만나게 된다. 부정, 부패, 편법은 딱 질색이라는 <일타 스캔들>의 대사가 떠오른다. 포스트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은 것은 '수호자 재단' 직원들의 모두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들이 확고하게 향하는 방향성은 작품이 흘러갈수록 점점 선명해진다. 얼마나 부패한 권력인지, 얼마나 부정을 저지르는 집단인지, 편법으로 물들어서 본래의 색을 찾기가 힘들어 보이는 이 권력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작고 날씬한 조직. 군살 없는 조직 (52쪽) 수호자 재단이다. 작은 조직이 이루는 하나의 기적들이 어느새 8명에게 일어나면서 다음의 기적을 향하는 이 재단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이다.

반전과 감동을 주는 소설이다. 수많은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들을 통해서 의심도 함께 가지면서 읽은 작품이다.

22년 전 한 변호사(키스 루소)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다. 55

다른 사람이 저지른 범죄로 22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거예요 78

재판에서의 많은 증언이 경찰과 검사에 의해 조작 148

인종을 상징하는 대화들이 눈에 띈다. 교도소 수화기 신뢰하는지 질문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도청되고 감시당하는 감옥에서 스스로 자살하는 재소자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게 한다. 돈과 가족, 돈과 친구의 관계는 얼마나 파괴적인지 작품의 인물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조작되는 사회와 재판과 증언들이 등장한다.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맹점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냉철하게 사회를 보게 된다. <시그널>드라마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이 작품도 인기있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부패한 권력들이 낯설지가 않다.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횡포에 무참하게 무릎이 접히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생명조차도 귀함을 받지 못하는 사회를 다루는 작품들은 큰 목소리를 가지는 작품이 된다. 이 작품도 그러하다. 법정소설로 만나는 그 아우성을 듣는 시간이다.

툭툭 던지는 문장 속에서 작가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다른 작품까지도 눈길이 가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돈 때문에 그를 노릴 가족이나 친구가 없었기에 26

상처로 말미암아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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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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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흥미로웠던 시간이다. 가볍지 않은 질문들이 던져지는 문장들을 자주 대면하면서 여러 번을 멈추는 발걸음이 되었던 작품이다. 영원한 회귀. 우리 인생에 대한 질문. 사랑의 다양한 문양들이 혼재했다. 그리고 시간을 사유하고 있는 방식에 대해서도 다시금 떠올려보면서 읽었던 날들이다. ​


작품의 도입부에서 그려지는 여러 질문들은 작품의 후반부에서 다시금 만나게 되면서 작가의 사유의 그림자들을 정리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


삶이라는 인생을 떠올려본다. 고단함과 분노, 슬픔 다양한 감정들 속에서도 우리는 어떻게 삶을 헤치면서 이겨내고 위로하면서 희망을 찾았는지 떠올리게 한다. 고단한 경험과 시간들을 통해서 우리는 단단히 여물기도 하듯이 묵직함과 가벼움의 질문 앞에 우리는 긍정적인 것인지, 아닌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하는 시간이 된다.


이 소설도 그러하다. 다양한 인물들이 가진 다양한 취향들과 그들만이 가진 고유한 삶의 이야기들은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들도 상당하였지만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이 지향한 삶과 죽음의 순간까지의 이야기들은 또 다른 의미가 되어주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다양한 유형의 인물들을 분류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소설 속의 인물들을 분류해 주는 내용이 떠오른다. 다양한 유형의 인물들이 등장하듯이 그들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들도 다양했다. 책의 표지에 있는 문장은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다시금 놀라움으로 읽게 하는 작품 속의 문장이었고 인물이기도 하다. ​​​​​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람과 고유한 인물이 가진 내면이 가진 세계는 분명히 달랐다. 서로가 사랑하면서 살고 있지만 각자가 기억하고 사랑을 유지하는 이유들은 달랐다. 전체주의, 키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과 전쟁이 가진 폭력성과 합법적인 살인으로 접근하는 방식의 순서들도 작품에는 등장한다. 행진의 대열과 그들이 반복하는 말이 가진 멍청한 의미들, 미국 상원의원이 보여주는 미소의 의미도 서늘함이 스치는 내용이기도 하다. ​​​


원형으로 도는 개의 시간들과 직선으로 인지하는 사람들의 시간들을 잠시 떠올리면서 무수히 던지는 우리들의 질문들을 사유해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


시대가 가진 폭력들도 거침없이 작품은 논거하면서 역사의 흔적들을 내밀하게 대면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예상하지 않은 순간에 인간의 잔혹성과 폭력성이 동물에게도 가해진다는 것을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만나는 작품이었다. 데카르트와 니체에 대해서도 한층 더 알아가는 순간이 된다.​​​

작품은 다양한 이야기들로 점철되고 있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들과 그들의 사랑과 선택들이 쉼 없이 이야기된다. 가족을 쉽게 버리고 떠나는 남자들, 다양한 애인들을 쉼 없이 즐기는 인물들과 여인들. 남겨지는 여인과 남겨진 자식. 그들이 지향하는 다양한 삶의 방식들이 작품에서 열거된다. 피투성이 세월조차도 새털보다 가벼운 이론과 토론에 불과하다는 작품의 문장을 마지막으로 떠올리게 한 작품이다.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아. ​

그러면 뭐가 중요하지?

사랑.

사랑이라고?

사랑은 전투야. 나는 오랫동안 싸울 거야. 끝까지. 202


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

가벼움은 아름다울까? 12

무엇이 긍정적인가?

묵직한 것인가 혹은 가벼운 것인가? 13

여러 색깔을 거느리며 사라지는

인생에 대한 작별. 285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203쪽

역사는 다음날 잊혔고,

강물은 그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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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즐기기 -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닐 포스트먼 지음, 홍윤선 옮김 / 굿인포메이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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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출간된 21세기 책이다. 책 제목과 책표지 이미지가 예사롭지가 않다. 책을 홍보하는 문구들도 뇌리에 박힌다. 추천글들도 빠짐없이 읽게 한다. 이 도서는 우수학술도서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펼치는 시간은 멈추지 않게 한다. 미디어문화를 예리함으로 바라보게 하며 비평하게 하는 시선을 가지게 해주는 도서이다.

이 도서의 글과 예리한 시선들에 이끌린다. 저자가 집필한 시대를 넘어서 지금 이 시대의 미디어문화까지도 떠올리게 한다. 저자의 비교군, 작가의 작품이 예견한 것들, 조지 오웰과 헉슬리의 작품들, 지금 현대의 모습들까지도 놓치지 않으면서 읽게 한다. 이 책을 읽은 건 행운이라고 읊조리게 한다.


텔레비전의 공격은 무엇이며, 미디어문화가 낳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기에 이 책의 글들은 섬뜩함으로 다가선다. 인쇄기의 위엄성과 종교의 이면성까지도 저자는 통찰하고 있다. 종교쇼에 대한 내용, 광고가 가진 자본주의의 연료, 오웰이 우려한 사기꾼 같은 정치인, 이미지 정치, 즉각적인 뉴스, '자 다음은'이라고 말하는 뉴스 앵커의 깊은 의도까지도 읽어낼 수 있는 2장의 내용도 꽤 흥미롭게 전해진다.

미디어문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나름의 이유들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것들이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수전 손택의 통찰, 한나 아렌트,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루터기 정치 연설에 대한 링컨에 대한 내용, 스튜어드 자서전의 인용글, 토머스 페인에 대한 내용까지 1장의 내용들은 흥미로웠게 전해진다. 촘촘하게 연결되는 지각의 세상이 되어준 내용들. 한 명씩 연장되는 앎의 세계가 펼쳐진다. 책의 인물들과 내용글들은 밀알이 된다.

1장과 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해를 돕는 그림은 없다고 미리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활자기반 인식론의 쇠퇴... 텔레비전 지배 인식론이 부상하면서 사람들이 시시각각으로 멍청해지며 공공생활에 심상치 않은 경과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47쪽) 저자의 지각을 만난다. 그 시간들은 결코 후회스럽지 않았다. 현대인들에게, 지금 우리들에게 되묻는 질문들이다. 문화를 감시하고 경계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무분별하게 섭식하는 것은 미디어라고 다르지 않다. 더욱 냉철한 분별력이 요구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책은 연장선에서 읽은 교양도서이다. ​


죽도록 즐기는 현대인들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까? 경고 같은 메시지이다. 저속해지는 이 시대의 문화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견해보는 귀중한 시간을 가져보게 한다. <고도를 기다리며> 소설의 하인이 떠오른다. 세상을 리더하는 미디어를 예리함으로 바라보게 하는 도서이다.

책을 재산의 목록에 추가했던 신대륙의 청교도인들의 사고와 가치는 꽤 흥미로웠다. 현대인들에게 책을 재산 목록에 추가한다면 어느 정도의 가치로 환산이 될지 떠올려보게 한다. 더불어 감각을 잃은 사람처럼 혼돈스럽게 판단하지는 않을 듯하다는 글귀에도 멈추게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우연히 펼친 도서가 전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우레와 같은 감각으로 다가온다. ​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이다. 씁쓸한 표정으로 읽어가는 종교 프로그램과 금송아지에 대한 글도 기억에 남는다. <멋진 신세계>의 헉슬리가 우리 모두에게 경고하는 메시지가 이 책의 간추린 내용이 된다. 정치 선거, 언론, 유튜브, 인스타그램, 가짜뉴스까지 흘러가고 쏟아지는 모든 것들을 조목조목 떠올리면서 한다. 눈동자의 초점이 흐린 현대인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문자가 가진 생각하는 힘이 가지는 광폭을 느낀 책이다. ​


문화적 풍조가 황폐화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문화가 감옥이 되는 오웰식...문화가 스트립쇼와 같이 저속해지는 헉슬리식이다. 232

보면 믿는다. 말하면 믿는다. 읽으면 믿는다. 추론해 보면 믿는다. 느끼면 믿는다. 48

주류매체가 사람들의 지적 능력을 편중시키고, 지성과 지혜에 대한 특정한 정의를 선호하도록 하고, 특정한 종류의 내용만을 요구하도록 조장하여 공공담론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에 한정되어 있다. 51

성직자, 대통령, 교육자, 뉴스 진행자들은

자기 분야의 훈련보다 쇼맨십을 갖추는 데 더 안달이 날 지경이다.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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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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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청춘들에게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는 소설이다. 미국 도서관 최다 대출을 기록한 베스트셀러이며 예술가들의 영감이 된 세기의 작품이다.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학 작품인 이 소설은 아마존 선정 인생책 100 수상작이기도 하다.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이 작품은 성장 소설이다.

교육의 시스템에 적응을 잘하는 엘리트 학생이기를 원하는 부모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학교 교장은 부모에게 학생의 성적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다. 화자는 나름의 방식으로 학교와 부모에게 표현을 시작한다. 화자가 느끼는 학교와 학교교육에 대한 실망들이 조명된다. 학교 밖으로 향하는 발돋움을 시작하는 주인공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학교 성적이 높은 학생이 보이는 이면도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다룬다. 학교 수업의 평가 방식과 피해자가 당하는 학교폭력의 현장의 슬픈 장면도 기억해야 한다. 처참한 마지막 모습의 학생에게 맥을 잡고 자신의 옷을 덮으며 피해 학생을 안고 가는 선생님의 모습도 큰 잔상이 된다.


책장이 잘 넘어가는 소설이다. 선생님이 제자에게 건네는 진중한 대화들도 기억에 자리 잡는다. 퇴학당한 제자의 전화에 멋지게 답변하는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배우자 선택에 대한 이야기도 떠올리게 한다. 다른 인종과의 사랑, 세대를 넘어서는 사랑. 진폭을 넓게 하는 사랑. 이외에도 서양과 동양의 문화 차이를 표현하면서 상해 여성과 연인인 친구와 나누는 대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동성애자들을 지켜본 적이 있어서 짐작하면서 도망갈 수밖에 없는 혼돈의 장면과 밀짚모자와 수녀들을 떠올리는 화자의 모습도 기억해야 하는 장면이 된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화자의 동선들 속에서도 그는 분명하게 찾고 있는 피사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화자가 그리워하는 가슴속의 갈망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 갈망을 지금 실행하지 않으면 자신은 도시 속의 일반 직장인으로 똑같은 모습으로 사랑하고 일하고 결혼하면서 호텔에서 여행을 즐기는 그런 사람으로 남을 이라는 것을 이미 알게 된다.


세상이 정해놓은 의 일정표대로 사는 것에 깊은 회의감을 느낀다. 아버지의 삶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것들을 그는 가슴 깊숙이 저항하고 있음을 만나게 된다. 지금 떠나야겠다는 곳, 그곳에서의 삶을 그려보는 여러 가지 장면들이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작품 속의 화자는 우울감이 자주 표현된다. 우울한 감정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모습을 주시하게 된다. 동생의 죽음, 그 슬픔과 상실들을 떠올려보게 한다. 동생을 지금도 좋아하며 그리워하고 있음을 표현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다는 것, 그 아이를 영원히 떠나보낸다는 것은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영원히 풀지 못하는 숙제처럼 그리움으로 남겨지는 사랑이 된다. ​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동생과 나누는 대화들과 동생의 질문에 답변하는 화자의 대화도 기억에 남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장례를 치르는 방식에도 그는 몹시 아픈 감정을 드러낸다. 무심하게 스치는 관습들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사랑한 동생을 향하는 변함없는 사랑을 간직한 모습도 이 작품의 특징이 된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다고 대답하는 홀든의 모습은 깊은 잔상이 되어준다.

무력하게 쓰러져간 작은 생명들의 죽음을 지켜주고 싶어한다. 사회가 규정한 흐름에 흘러가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화자의 모습과 의지도 작품에서 읽게 한다. 삶의 다양성을 직시하며 다른 길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 추진력과 고찰하는 젊은 청춘의 모습도 마주하는 작품이 된다. 똑같은 모습, 똑같은 직장과 직업, 똑같은 휴가지에서 보내는 삶이 진정한 행복이 아님을 화자는 주변의 어른들을 통해서 감지하기 시작한다. 갈등하고 고뇌하는 수많은 선택의 길에 어떠한 삶이 더 의미 부여를 하는지 스스로 찾아가기 시작한다.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그 질문에 답하는 자는 우리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 그 답을 찾는 여정에 만나는 작품이다.




유일하게 달라지는 게 있다면 우리들일 것이다... 그저 우리는 늘 변해간다. 205

보이 스카우트이라는 건 노상 앞사람의 목덜미를 쳐다보라고 명령하는 곳이었다. 236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350

이건 교육이 아니야. ​

역사이며, 시인 셈이지.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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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솥밥
반이짝이 지음 / 경향BP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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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이 필요 없는 건강 밥상

화려하고 특별한 요리보다는 소박하지만 즐거운 이상의 식사 시간, 정이 느껴지는 따뜻한 밥 한 끼가 소개되는 요리책이다. 집밥을 선호한다. 집밥을 준비하는 마음과 시간들, 손길들은 사실 번거롭고 마음도 많이 가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도 집밥을 준비하고 요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건강한 식재료를 직접 고르고, 손질하며, 요리하는 과정에도 좋은 식재료들을 가족들을 위해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해 물질들이 많은 식재료들이 있다. 그것들을 분별할 수 있는 것도 요리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이다. 건강한 밥상이 집밥이다. 집밥을 향한 찬사는 끝을 모른다. 매일 집밥을 준비하고자 하루 전날 내일 준비할 요리의 식재료들을 준비하고 주방을 마감한다. 어제는 완두콩과 채수를 준비하고 주방을 마감한 날이다. 집밥은 그만큼 마음과 손길이 많이 가는 것이다. 덕분에 건강해지는 것을 매순간 느끼며 살게 된다.

간단한 레시피. 특별한 정성. 솥밥 레시피 94

집밥이 번거롭다면 간단한 레시피로 요리하는 요리책이 많은 도움이 된다. 간결한 삶을 추구해서 한 그릇 요리도 좋아한다. 그리고 솥밥도 선호하는 요리이다. 다양한 식재료들을 솥밥의 재료로 활용하면 간편하게 식재료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콩, 감자, 고구마, 송화버섯, 완두콩, 귀리, 보리, 현미, 단호박, 굴, 무, 은행, 참송이버섯을 활용한 솥밥부터 지어보는 요리책이다.

제철 채소가 듬뿍 들어간 솥밥도 소개된다. 아스파라거스, 소고기 불고깃감, 토마토를 활용한 솥밥도 쉽게 차려낼 수 있는 솥밥이다. 가지, 죽순, 삶은 곤드레나물, 표고버섯, 만송이버섯을 활용한 솥밥도 소개된다.

영양 가득한 한 그릇. 아이를 위한 한 그릇

당근, 우엉, 연근, 뿌리채소 솥밥도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레시피이다. 들깨시래기솥밥도 자주 챙겨먹게 만드는 요리법이다. 곰취된장솥밥도 눈길을 끈다. 미나리 바지락 솥밥과 마솥밥도 군침이 돌게 하는 레시피이다. 생선과 고기를 활용한 특별식 솥밥도 다룬다. 사골육수솥밥도 이색적이다. 몰랐던 솥밥요리법들이 눈에 들어온다. 짜장솥밥도 궁금해지는 레시피이다. 카레솥밥도 가족들이 좋아할 레시피이다. 닭다리살을 구워서 준비하는 과정이라 바로 요리하게 만드는 솥밥이다.

일품요리 한 그릇 요리도 소개된다. 나를 대접하고, 가족들을 대접해 주는 특별한 솥밥 레시피들이다.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주부라면 더욱 이 요리책은 필요해 보인다. 요리법이 매우 쉽다는 것, 재료도 구하기 쉽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요리하고 싶을 때 솥밥을 떠올려보면 좋을 듯하다. 더불어 국 요리도 마지막에 여러 레시피가 소개된다. 솥밥과 국물 요리 하나 준비하여 맛있고, 건강하게 많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솥밥요리 레시피이다.

냉침다시마육수, 표고다시마육수, 멸치다시마육수도 소개된다. 달래 양념장, 영양부추 양념장, 파 양념장도 깔끔하게 소개되는 책이다. 솥밥 도구와 재료들도 책에서 소개되는데 무쇠 냄비, 아중 뚜껑 도기솥, 유기솥, 무쇠 가마솥, 범랑 냄비이다.

집에서 자주 솥밥을 활용한다. 이유는 간편하기 때문이다. 양념장만 맛있게 만들면 최고의 밥상이 되는 집밥요리가 된다. 편하게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서 선호하는 솥밥이다. 이 요리책 한 권이면 든든해지는 집밥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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