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말순 채소법 : 도시락 조말순 채소법
김지나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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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으로 구성된 조말순 채소법 중의 한 권인 '도시락 편'을 만나본다. 당일여행도 자주 떠나고 며칠 숙박을 하는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채식을 하고 비건을 하다 보니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음식의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채식 도시락에 관심이 높아져서 만나는 요리책이다.

양장본이며 책 사이즈도 작지 않은 편이다. 두께감도 상당히 느껴지는 단단한 요리책이다. 이 요리책은 완벽한 채식요리책이 아님을 저자가 먼저 언급한다. 고기와 유제품도 레시피에 포함되는 요리들도 등장한다. 대체 식재료가 있음을 알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레시피들은 꽤 친절하게 전해진다. tip도 담긴 요리책이다.




다양한 도시락 용기들도 소개된다. 밥과 함께하는 도시락, 고기와 함께하는 도시락, 간편한 한 그릇 채소 도시락, 몸이 가벼워지는 샐러드 도시락, 따뜻한 채소 도시락으로 구성된 요리책이다. 요즘 수프 요리들을 다양하게 즐겼기에 따뜻한 채소 도시락과 샐러드 도시락 요리와 간편한 한 그릇 채소 도시락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

<카페 조말순>을 운영하는 저자는 어머니의 손맛과 이름이라고 책에서 전한다. 왜 채소 요리책을 엮어냈는지도 책에서 언급이 된다. 몸에서 보내는 신호에 우리는 민감하게 감지를 해야 한다. 피로하다고, 병들게 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건강에 해로운 음식들과 습관들을 정리하면서 치유하는 음식들과 습관들을 찾게 된다. 저자도 그러한 방법들을 하면서 습득한 레시피들을 담아낸 요리책이다.









소박한 음식과 '챙김'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도시락은 더욱 긴밀해진다. 조화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의 출발이 습관이 되고 건강한 삶으로 연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기에 조금은 번거롭지만 채식 도시락을 준비해 볼 계획을 가지게 된다. 첫 여행에서는 야채샐러드만 준비했는데 이제는 채식 도시락을 준비해서 여행을 다닐 생각이다. 그래서 만난 요리책이다.

레시피들도 어렵지 않다. 간단한 레시피들이다. 만드는 조리법도 어렵지 않다. 여행지에서의 음식점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을 이루게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채식을 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 경험들을 경험했고 지금도 매번 놀라움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건강해진 몸과 마음은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가족들을 위해서 준비하는 도시락은 정성이며 사랑이다. 챙김이라는 의미의 도시락을 이렇게 이 요리책을 통해서 만난다. 저자의 글들이 꽤 좋았다. 요리하는 손길과 마음이 느껴지는 요리책이었다. 좋아하는 식재료인 오크라와 다양한 채소들이 등장할 때는 더욱 집중하면서 만난 레시피들이었다. 수프 요리들이 많이 담겨있어서 좋았고 샐러드 요리들이 많아서 좋았다. 다양한 김밥 요리들도 많아서 좋았던 레시피들이었다. 많이 배울 수 있었던 레시피들이었다. 두께감이 있는 만큼 채식으로 가는 길에 많은 도움을 받은 유쾌한 요리책이었다. 2권이 함께 출간되었다. 모두 추천하는 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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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채소, 정크푸드 - 지속가능성에서 자멸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마크 비트먼 지음, 김재용 옮김 / 그러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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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 강력 추천도서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놀라움을 멈추지 않게 한다. 영국의 역사와 미국의 역사, 러시아, 중국까지 연결되어서 내용들을 마무리하게 된다. 채식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펼친 도서이다. 건강에 적신호가 왔는데 원인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매일 먹는 음식부터 단호하게 제한하면서 관련 도서들을 꾸준히 찾아서 읽게 된다. 그 과정에 만난 이 도서는 엄청난 사실들과 역사들이 촘촘하게 각인되는 소중한 시간이 된 책이다. 흥미롭게 읽었던 시간이며 기억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아지는 사실들에 마케팅과 광고 문구들, 슈퍼푸드라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게 달라진 계기가 된 책이다. 건강을 챙기는 분들에게 권한다.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들에게 권하는 책이기도 하다. 출산을 준비하는 부부들에게도 꼭 권하는 책이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권하는 책이다.

프랑스인, 네덜란드인, 스페인인, 포르투갈인,... 영국인이 세계 대부분을 장악했다. 원동력은 분명 부를 찾으려는 욕망이었다. 84

소수의 성장과 수익헝을 다수의 복지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던 미국 150

미국은 전 세계 농업을 옥죄고 있었고 그 장악력은 강화되고 있었다. 244

살충제. 수은과 비소. 비소는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 금지.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사용중 304

책 내용 중에 등장하는 많은 도서들과 인물들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라 맥을 짚으면서 읽을 수 있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아직 읽지 않은 소설 작품들은 이 책의 내용들을 떠올리면서 읽게 될 듯하다. 원주민이었던 인디언들의 농법과 공유한 생활방식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잔인한 방식으로 대량 학살을 당했고 이외의 많은 대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을 생명과 생활방식과 토지와 자원들은 왜 빼앗겼는지 되묻는 시간이 된다. 영국과 미국의 깊은 의도와 집요한 욕망은 무수한 생명들과 토지와 지구의 환경들을 파괴하였고 성인병까지도 세계를 장악하게 하는 깊은 뿌리가 된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음식과 농업의 현 상황에서 생겨난 실존적인 위협을 설명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설명하는 것이다. 17

농업에는 어두운 면이 있었다. 토지 소유, 물 사용, 자원 채취를 놓고 분쟁이 촉발... 착취, 불의, 노예 제도, 전쟁이 생겨났다... 매 세기마다 살인은 더욱 능숙해졌고 제국주의와 대량 학살을 정당화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15


단일 생산의 피해, 줄어든 농민들, 산업화, 농민들의 대출과 압류된 농민 자산들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영국이 실행한 방식은 미국에서도 반복되었고 이 방식은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오차 없이 자국민의 농민들에게 행하는 방식이 된다. 그 잔인함에 굶주림으로 죽고, 떠난 농민들을 떠올려보게 한다. 많은 문학작품에도 등장하고, 많은 영화와 시리즈에도 등장하는 영국의 역사와 유럽의 역사는 이 책 덕분에 농민들의 배고픔과 굶주림을 이해할 수 있었다.

거대 농업 회사... 최근의 생산품은 오히려 수십억 명을 병들게 하고 있다. 15

음식의 질에 따라 먹는 사람의 상태가 좋아지거나 나빠진다. 13

'과학'이 ... 이익을 가장 많이 뽑아내도록 자연을 왜곡하는 틀로 등장 114

곡물을 사람 대신 동물에게 먹인 뒤 그 동물을 파는 일... 이윤을 훨씬 많이 남길 수 있었기 때문 122

정부와 기업, 과학이 어우러져서 자국민의 건강을 해치면서 높은 이윤을 남긴다. 농기계의 발달은 무기의 발달로 이어진다. 농민이 파산하는 이유와 패턴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잉여로 남은 농산물은 정크푸드로 광고하며 많은 소비자들에게 이윤을 남긴다. 얼마나 많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들의 삶과 주변으로 깊숙이 침투하였는지 책을 통해서 만나보면 결코 반갑지 않은 정크푸드이며 광고임을 알게 될 것이다. 분유, 시리얼, 음료, 주스, 설탕, 유기농이라는 문구에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책을 통해서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식민지 개척. 양심의 가책 부재. 이유는 데카르트 이원론 때문. '지적인 존재' 와 '연장된 존재' - 여성. 교육받지 못한 남성. 야만인 이에 속한다. 85

농부들은 신용 거래를 하는 법을 배웠다... 영구적으로 빚을 지는 계층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134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여성들에게 생산보다는 소비 훈련을 시키는 일이었다. 230


어두운 내용들이 많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하지만 이것이 역사이며 진실임을 우리는 안다.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크게 동요되고, 화학비료와 화학물질의 위험을 인지하면서 항생제에 노출된 사료들과 육류 소비, 정크푸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성인병과 암, 성조숙증으로 전 연령층을 위협하는 음식을 우리는 확대경을 들여다보면서 이해해야 한다. 이들이 누르는 압력과 교모한 마케팅까지도 읽어내고 외면하는 결단력도 요구되는 사회에 살기 때문이다.

몬산토.바이엘이 인수. 살충제. 정원사. 농장주. 농장 노동자. 농사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도 암 유발. 소송 인정. 311

이 책 덕분에 더욱 촘촘하게 앎의 세상이 넓어지는 시간이 되었고 영국과 미국의 역사, 정상들의 움직임까지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거대해지는 공룡의 움직임에 우리가 얼마나 분별력을 가져야 하는지 더더욱 절실해 보였다. 저자가 제안하는 것들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마지막까지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이는 세상이 더 넓고 깊어진다. 농업과 농민, 기업, 정부, 과학, 광고의 속내까지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책 내용중에는 최대한 섭취해야 할 것과 제한된 양만 먹어야 할 것, 되도록 멀리해야 할 것이 명시되고 있다. 이 내용들을 꼭 인지하면서 그 이유들도 이 책에서 설명으로 듣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해야할 선한 일은 많이 있다 (424쪽)는 글귀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현재가 정의되고 미래가 결정된다 (424쪽)는 글귀도 부여잡으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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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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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디자인이 강열하게 각인되었던 책이다. 책의 바탕을 전혀 모른 채 읽었다. 아니 에르노 소설들은 그렇게 한 권씩 같은 패턴으로 늘 궁금함으로 펼쳐들게 된다. 이 소설도 작가의 자전적 소설임을 잊지 않게 한다. 작가의 첫 문단이 이 작품을 정리하게 하는 하나의 맥이 된다.

나는 늘 내가 쓴 글이 출간될 때쯤이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글을 쓰고 싶어했다. 나는 죽고, 더 이상 심판할 사람이 없기라도 할 것처럼 글쓰기. 진실이란 죽음과 연관되어서만 생겨난다고 믿는 것이 어쩌면 환상에 불과할지라도. 9

프랑스 문학을 읽다 보면 그들의 문화를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비슷한 문화들을 만나다 보니 차분히 작품을 만나게 된다. 작가의 솔직함과 그 당시의 감정들과 질투를 거침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상황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감정들과 질투로 거의 광기에 가까운 상황들을 글쓰기로 기록하면서 우리들이 가지는 감정을 투영해 보는 작품이 되고 있다.

그 시기에 가졌던 욕망, 감각, 행위들을 추적하여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내가 겪은 대로의 질투를 써나가고 있다. 38

글쓰기를 통해 나의 강박증과 고통을 여기에 노출하고 있는 행위 43

여기에 기록되는 것은 더이상 나의 욕망, 나의 질투가 아니라 그저 욕망, 그저 질투이며, 나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곳에서 작업한다. 44


작가는 자신의 욕망과 질투를 '욕망'과 '질투'라는 감정으로 조명하면서 글쓰기라는 작업으로 기록하고 있음을 분명히 전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놓쳤던 본질적인 감정을 느지막이 느껴보면서 그 고통에서 힘겨워하였지만 그 고통을 제대로 직시하며 더 좋았다고 집필한 작가의 사유까지도 놓치지 않게 한다. 글쓰기라는 작업은 자신이 놓친 것을 찾게 해주며 불행만이 가득한 것이 아니었음을 찾게 해주는 작업이라는 것도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 고통이 생의 평온하고 유익했던 몇몇 순간보다 더 좋았다... 청소년기 이래 시야에서 놓쳐버린 본질적인 것에 몰두하게 된 듯했다. 50

이건 너무 파괴적이야... 고통이나 광기라고 할 만한 것이 내 안에 있었다. 65

질투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이 얼마나 자신을 피폐하게 변화시켰는지도 작가는 솔직하게 많은 상황들을 나열해 준다. 그리고 고통으로 무너지는 자신과 광기에 가까운 상황까지도 작품에 고스란히 펼쳐놓는다. 질투라는 감정이 멈추는 시간이 도래하게 된다. 자신이 느낀 고통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이 그녀에게 찾아오는데 그 순간의 깨달음도 작품을 통해서 전해준다. 자신이 느꼈던 고통과 질투는 진짜가 아님을 깨닫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수도원 기도하는 한 남자. 소리 내어 기도. 나의 고통은 진짜가 아닌 것 같았다. 60

상대방과 다른점은 모두 열등한 것으로 바꾸어놓으며 자아를 지워버리는 질투라는 감정을 겪으면서, 나의 육체, 나의 얼굴뿐만 아니라 나의 활동, 내 존재 전체가 평가절하되고 있었다. 48


이 작품은 내용이 두껍지가 않다. 하지만 글쓰기를 향하는 작가의 깊은 의도는 이 작품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해지고 있다. 작가의 글쓰기라는 작업과 작품은 그래서 특별해진다. 질투라는 감정이 얼마나 자신의 모든 것들을 평가절하했는지 작품을 통해서 전해주기 때문이다. 질투가 보여준 감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광기스러운지, 자신의 깊은 내면까지도 마음껏 휘갈기고 있었는지도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집착> 제목만큼이나 책표지와 속지의 색상이 전하는 느낌을 공감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작지만 단단한 책이었다. 그녀의 작품은 글쓰기와 질투라는 감정을 펼쳐놓으며 이해할 수 있었던 진지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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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흄세 에세이 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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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의 참된 얼굴을 알아볼 줄 모른다.... 제대로 응시하지 않은 채... 우리의 처신에 유용한 방향과 규칙을 탐욕스레 찾기만 한다... 가장 통속적인 처신의 시를 더 좋아한다. 67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에세이 <결혼>을 신간도서로 만나본다. <티파사에서의 결혼>, <제밀라의 바람>, <알제의 여름>, <사막> 총 4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책 디자인이 먼저 눈길을 끈다. 책표지의 디자인부터가 독특해서 기대감을 더 높여준 도서이기도 하다. 4작품과 해설까지 모두 읽고 나서 책을 다시금 품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책표지의 색감까지도 공감할 수 있었던 책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읽게 된다. <이방인>을 시작으로 <시지프의 신화>에 이어서 이 에세이를 만났다. 작가가 사유한 시선을 떠올려보면서 그 공간을 떠올리면서 작품의 세계를 여러 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의 에세이들도 그러했다. 일독을 하고, 재독을 하면서 필사도 하였다. 작가의 푸르른 청춘의 시대에 펼쳐 보였던 그 공간과 집필한 작품의 세상은 충분히 매력을 가지는 에세이로 기억에 남았다.

저 무념무상과 저 희망이 없는 인간의 위대함, 저 영원한 현재인 육체야말로 지각이 있는 신학자들이 다름 지옥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리고 지옥이란... 육체가 고통스러워하는 곳이다. 69


책은 두껍지가 않다. 하지만 필사된 문장들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 문장들의 무게만큼이나 고찰하는 시간들도 충분히 늘여졌던 것 같다. 이 에세이가 사랑받는 이유를 읽을 때마다 깊어지기 시작하면서 죽음과 사랑, 기쁨과 행복, 육체, 지옥, 부조리, 미술관, 폐허, 역사 등을 떠올려보게 한다. 미술관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가 사유한 폭을 함께 거닐 수 있었던 에세이이기도 하다.

하얗게 작열하는 하늘의 여러 빛깔 황홀경을 붙잡으려고 한다. 18

그냥 보는 게 아니라 곰곰이 바라본 끝에... 발견한다... 시선을 통해 어느 정도 새로워져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 감탄하기는커녕 삶이 너무 빨리 지겨워진다고 불평해댄다. 20

무심하게 스칠 수 있는 하늘의 빛깔들을 관찰하는 순간이 떠오르게 된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영화>에서 화가와 소녀가 나누는 대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화가만큼이나 작가들도 하나의 사물과 현상들을 무심히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곰곰이 바라본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는 무궁무진한 발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남다른 시선은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절실함이 된다. 그리고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이 뒤따른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그 시간들을 가지면서 살아가는지 되묻게 한다. 그리고 불평만 하는 사람들의 범주에 속하지는 않는지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되기도 한다.

이 종족은 고상한 정신 따위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육체를 예찬하고 숭배한다. 55

그들은 아름다운 육체를 타고났다... 유별난 탐욕도... 언제나 그들과 더불어 다닌다. 57

우리는 교훈을 찾지 않고, 위대함의 씁쓸한 철학도 찾지 않는다. 태양과 입맞춤과 야생의 향기 외에는 모두 쓸모없어 보인다. 13​


육체와 지옥에 대한 사유가 작품에서도 펼쳐진다. 묘비명을 보면서도 작가가 답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다시금 떠올려보게 된다. 수도사들의 방에 있는 해골이 가지는 의미와 예수의 죽음과 귀환까지도 더불어 차분히 고찰하게 하는 문장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작가가 서 있는 공간과 시간에 머무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그렇게 젊음이 가지는 사랑과 예술작품과 역사적 공간이 가지는 폐허의 의미까지도 떠올려볼 수 있었다. 인간 역사의 무수한 피의 역사들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되짚어보면서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까지도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철학을 전공한 작가가 젊은 날 집필한 에세이들을 읽어보면서 의미 깊은 시간들로 직조된 날들이 되었다. 다른 작품에서도 언급되는 것들을 야트막하게 마주하는 문장들도 놓치지 않고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정복자들은 저급한 문명으로 이 고장에 표식을 남겼다. 그들이 생각하는 위대함은 저열하고 우스꽝스러웠고, 정복한 땅의 면적으로 제국의 위대함을 가늠했다... 이 해골 같은 도시가 정복과 야심의 표식을 하늘 속에는 새겨놓지 못했음이 뚜렷이 드러나니까. 이 세계는 늘 인간의 역사를 정복하고 만다...자명성과 무덤덤, 요컨대 절망 혹은 아름다움의 참된 낯빛. 37~38


에세이 작품들마다 구획을 가지지 않고 작가의 사유들을 정리해 보게 된다. 무엇도 가볍지 않았기에 여러 번 읽게 된 문장들이 많았던 글들이다. 도시의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여름도 작가는 놓치지 않고 집필하고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여름과 사랑과 삶과 죽음까지도 이 에세이들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었다. 맑은 정신이 가지는 유익함에 대해서도 작가는 언급한다. 사막과 행복의 물의 연관성까지도 떠올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작가는 예술을 통해서도, 공간에 머무르면서도 무수히 사유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에 있었던 역사와 인간을 향한 깨달음들을 이 책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우리는 어느 정도의 맑은 정신에 이르게 되면... 이해하지 않으려고 애쓴 일을 ... 기꺼이 받아들이고 말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살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감지된다... 사막의 곳곳에서 상쾌한 행복의 물이 넘쳐흐르게 된다.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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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미트 - 채소로 만드는 햄버거·스테이크·치킨·베이컨·씨푸드 비건 요리법
마크 톰슨 지음, 최경남 옮김 / 보누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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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크기는 작지 않다. 비건 미트라는 책 제목과 채소로 만드는 햄버거, 스테이크, 치킨, 베이컨, 씨푸드 비건 요리들이 궁금해서 만난 요리책이다. 비건으로 발걸음을 제법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완벽한 비건은 아니지만 육류, 생선류를 예전보다 확실히 식단에서 많이 배제하고 있다. 달걀도 소비 속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일상의 집밥에서 얼마나 비건을 향하고 있는지 많이 느끼고 있을 때 만난 책이다. 다행스럽게도 햄버거는 전혀 먹지 않으며, 스테이크는 수술 후 체력 회복하고자 3달에 한 번 먹었던 기억이 난다. 치킨은 한 달에 1번, 베이컨은 전혀 먹지 않았으며, 조개류를 좋아해서 한 달에 1번은 먹었던 기억이 난다. 저마다 선호하는 육류, 생선, 달걀을 떠올리면서 비건 요리법을 만나보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자주 보였던 식재료들이 떠오른다. 완두콩과 감자, 버섯, 비트, 무, 두부, 병아리콩, 당근이 떠오른다. 이 식재료들이 얼마나 놀라운 대체 음식으로 변신하는지 만날 수 있게 된다. 채식요리책들을 꾸준히 찾아서 공부하고 있다. 그 요리책에서도 만났던 요리 비법들이 이 책에서도 만나기도 한다. 반가운 식재료였고 요리법이다. 비건을 추구하는 많은 세계인들이 그동안 찾아내고 연구한 결과들이다.

이 책에서 자주 만난 재료가 버섯이다. 우리집에서도 버섯은 고기 대용으로 요리하는데 식감이 너무 좋아서 반응이 좋다. 국에도, 찌개에도 버섯은 요긴한 식재료이다. 콩도 좋은 비건 식재료이다. 이 요리책은 외국인의 요리법이며 그들의 식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간절한 고기 요리들을 대용하는 비건 요리법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어서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많이 배울 수 있는 요리법들이 담긴 요리책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당근 훈제요리이다. 그 맛이 너무나도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채식 버거도 한 번 시도해 볼 생각이다. 아이와 신랑이 좋아하는 버거라 관심있게 본 비건 요리법이기도 하다. 외국 생활하면서 많은 요리들을 했었다. 한국에서는 그만큼 하지 않아서 아이는 늘 그때 먹었던 음식들을 그리워한다. 주부의 손놀림이 많아지면 가족들이 즐거워지는 만큼 이 책에서 배운 비건 요리법들로 시도해 볼 생각이다.

비건을 향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에 놀라웠다. 그들의 의지와 확고함이 느끼는 시간이 좋았다. 생명을 죽이지 않고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대체 식재료와 요리법이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건강해진다는 것은 직접 체험하고 있어서 더욱 힘찬 발걸음으로 비건을 향하게 된다. 먹을 것 다 먹고 -비건으로 향하는 노력은 필수- 3개월 동안 5kg이 감량되었다. 천천히 감량하는 시간들은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진다는 것을 많이 체험한 날들이었다. 물론 비건은 계속 노력할 삶의 지향점이다. 두부피 만드는 법도 이 책에서 배웠다. 두부피는 좋아하는 식재료이다.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있었던 비건 요리책이다. 책 뒤편에는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있다. 그 정보들도 요긴할 듯하다. 요리책을 만나는 독자들이 만나는 정보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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