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새움 세계문학
조지 오웰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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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신 분의 소개글에 매료됩니다. 기대되는 고전소설. 역자노트 수록되어 있어서 더 기대되는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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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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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도 불운도 우리는 미리 예측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한순간에 벌어지는 일. 그 사건은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잃게 했다. 그동안에 접했던 재난과 사고 소식들을 떠올리면서 읽었던 소설이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지루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고가 일어난 순간부터는 책장이 매끄럽게 잘 넘어가면서 멈출 수가 없었던 이야기이다. ​사람은 자신의 삶이 한순간에 강탈당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살아간다. (239쪽)

아찔하고도 끔찍한 사고가 눈길에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 차에서 일어난다. 차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누군가는 가벼운 정도로, 다른 누군가는 심하게 멍이 들고 찢어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혼돈의 상황에 놓인다. 누군가는 죽는 사고이기도 하다. 휴대폰은 연락이 불가능하며 추위와 눈은 이들을 위협적으로 공포감으로 밀어 넣게 되는 순간이 된다. 누군가는 구조를 요청하러 떠나면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된다.

구조를 기다리면서 이들이 보이는 모습들은 놀라웠다. 생존의 위협에 처하면 인간이 보이는 본성들을 소설은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보이고 있다. 특히 이모가 물을 마시고자 하는 순간과 구조 당시에 순서를 기다리지 않는 모습에서도 놀라웠다. 생존자들은 구조된다. 그리고 그들이 저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사건을 왜곡되게 기억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모습들을 소설은 많이 전해준다. 안타까운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떠오르는 재난의 순간들이 더욱 떠오르는 소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완전히 결백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의 추한 본성이 드러났다. (357쪽)

냉정하고 어두운 눈. 증오에 찬 눈. 공격적인 눈빛. 사건의 생존들에게서 보이는 것들은 눈으로 많은 것을 전하고 있다. 장갑과 크래커를 교환하는 장면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장면이기도 했다. 질문하면서 떠오르는 많은 소설들의 장면들이 중첩되기까지 했다. 인간의 본성은 생존본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인간의 인간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질문이 더 많아지는 소설이었다. 명성을 얻기 위해 목발을 짚고 (152쪽)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자신의 선택에 도망치는 사람도 있고 왜곡시키는 사람들도 보여준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누구도 같은 사실을 떠올리지 못한다. 지워지고 흐린 기억들.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학대하고 고문을 하고 있었다. 같은 사고 현장에 있었지만 그들의 기억들은 달랐다. ​관점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일어났던 사실 자체를 다르게 기억해요. (347쪽)

용맹스럽게 구조를 요청하러 떠난 엄마와 카일과 아빠 곁을 지키고 있었던 모. 아빠가 아내에게 아들을 떠올리면서 솔직하게 말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가 된다. 아빠가 감당해야 했던 것들과 엄마가 보였던 행동들은 하나씩 그녀를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오즈는 엄마의 왜곡되고 지나치게 확대된 상이다. (80쪽) 우리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면에 숨기고 감추는 것들과 자신의 상처들을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그녀가 그러했다. 그녀가 기억하는 아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세밀하고 깊은 애정이 그려졌다. 아들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었던 것이다. 아빠가 아내에게 솔직하게 감정을 말하는 장면은 아프게 그려지기까지 했다. 부모였기에 감당했을 많은 시간들과 사랑들에 그는 아내 앞에서 솔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과 사고가 일어난 후 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많은 것들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막연한 것들을 이 소설은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오래 기억에 남을 소설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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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는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운다
제인 넬슨.셰릴 어윈 지음, 조형숙 옮김 / 더블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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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가 강력 추천한 육아 솔루션.

부모가 되었고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으로서 부모 도서는 늘 옆에 두고 읽어왔다. 길고도 긴 터널 같았던 자녀 양육의 길을 무사히 넘어선 것 같은데 이 모든 것은 부모 도서와 신앙과 기도 덕분에 잘 걸어온 듯하다. 세상과 사회의 빠른 움직임을 인지하고 어떻게 자녀를 이해시키고 협조를 받으면서 함께 걸어갈 것인지 많은 생각들과 질문들을 담으면서 걸었던 길이 떠오른다. 우리가 원했던 것보다도 더 잘 성장해 주고 밝은 모습으로 잘 성장해 준 아이에게 고마울 뿐이다. 고난과 험준한 경험이 앞에 있을지라도 아이는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면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을 매우 만족하면서 지금도 새로운 생활들을 잘 헤쳐나가고 있다. 이 책은 책 제목부터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우리 부부의 모습을 대변해 주고 있었기에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래서 고른 책. 문을 두드린 책이다.

"나는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걸까" 4쪽

시작하는 글부터 강하게 질문하고 있다. 자녀 양육의 길은 길고도 긴 실타래와 같은 질문이 많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훈육이 무엇인지 이 책은 분명하게 알려준다.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치는 것은 훈육이 아니라고 전한다. 현명한 판단력과 책임감, 자신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를 가르치는 것을 훈육이라고 책은 전하고 있다. 훈육과 벌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을 조목조목 잘 이해시키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을 지면서 최선을 다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부모의 몫이기도 하다.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부모. 이 내용도 책은 담아내고 있다. 이외에도 부모의 죄의식에 대한 내용들도 담고 있다. 편부모의 죄의식, 재혼에 대한 죄의식, 맞벌이 가정 부모의 죄의식,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죄의식에 대한 내용이 6장에 소개되고 있다.

먼저 부모의 사고와 행동 방식을 바꿔라. 78쪽

허용적인 양육 태도 옹호자의 주장과 통제적인 양육 태도 옹호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책은 소개한다. 현명한 부모 하면 "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우고 얻게 될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하는 것이라고 책은 전한다.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부모는 절반은 성공한 것과 같지 않은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부모를 가까이에서 보았고 나 또한 그렇게 질문하면서 자녀를 키워왔다. 그리고 자녀에게도 부모가 처음이라 실수도 한다고 앞으로는 더 서로 노력하자고 진중하게 대화를 나누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한 걸음 더 다가서면서 험난한 여정을 지났던 것 같다. 덕분에 아이와는 지금은 대화도 많고 솔직한 대화들을 더 많이 하는 사이가 되어 있다. 친구 같은 사이가 된 모녀 사이. 서로가 그렇게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이가 되었다.

독립심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은 성공적이다. 그 내용도 이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8장에서는 인성은 왜 중요하고, 어떻게 길러지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성은 교육에 의해 길러지고, 경험에 의해 학습되는 것이다. 타인을 존중하고, 공정하게 행동하고, 책임감을 갖고 타인을 돕는 태도는 훈계에 의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전한다. 인성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인성은 고통 없이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통이 사람의 정신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성공할 수 있게 한다. - 헬렌 켈러 (201쪽)

감사하는 태도 가르치기, 아이가 원하는 것과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다르다는 내용도 책은 담아내고 있다. 진정한 사랑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라고 책은 전한다. 이외에도 아이를 위한 삶이 아니라 당신의 삶을 살아라는 내용도 전한다. 자녀는 소유물이 아니라 선물이라고 책은 분명하게 짚어주고 있다. 이 말이 참 좋다. 비슷한 내용을 담은 칼린 지브란의 시도 이 책에도 실려있다. 이 내용은 처음이 아니었고 이 시를 언제나 가슴 깊은 곳에 담으면서 자녀를 바라보면서 키웠던 것 같다.

침묵하며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전한다. 부모의 말만 하고 듣지 않는 부모들도 세상에는 참 많은 듯하다. 아집으로 가득 차면서 아이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부모들을 자주 보게 된다. 우리의 자녀들과 우리들의 관계는 팽팽한지, 유연하지 늘 돌아보아야 하는 관계이다. 존중하며 듣는 부모가 되기도 해야 한다. 듣다 보면 자녀의 의견이 합리적일 때도 있기에 늘 귀를 열고 마음을 여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책 한 권 꼼꼼하게 읽으면서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부모 역할을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는 글도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기도 했다.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자녀에 대한 걱정을 다루고 있는 책이었다.

당신의 사랑은 어떠한가? 지나치게 통제적이거나, 혹은 무조건적으로 허용적인 양육 태도에 의존해왔는가?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는가? (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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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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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세상을 잠시 떠올려보게 한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과 현재의 모습만 비교해보아도 미래를 그려본다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은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그리운 것들을 떠올려보다 보면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와 안전한 물이 아닐까 싶다. 어느새 우리는 물을 믿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고, 숨쉬기 힘든 발암물질 1등급에 속하는 공기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연은 변함없이 정화되어 우리들에게 맑은 것들을 되돌려주고 있지만 우리들은 성장과 발전이라는 어두움에 갇혀서 회색 연기와 동물들을 살처분한 것들을 땅속으로, 지하수로 흘러버리고 있다. 공장의 폐수와 원자력발전의 방사능 물질, 플라스틱 잔해들이 바다를 깊게 침범한 것이 이 시대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지금도 오염되고 힘겨워하는데 앞으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질문하게 하는 소설이다.

에이에프라는 미래의 인공 로봇 클라라는 매장에 진열되어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생각도 하고 감정을 읽고 관찰도 하는 다른 인공로봇과는 다른 면을 보이는 클라라이다. 이러한 클라라를 알고 있는 매장의 매니저는 클라라에게 애정을 보인다. 어느 날 조시라는 여자아이가 매장 유리창 너머로 대화를 하면서 기다려달라고, 꼭 다시 올 거라고 다른 사람에게 판매되지 말라고 한다. 클라라는 여자아이 조시를 기다리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점점 이 가족들과의 이야기들로 전개된다.

자식에게 좋은 세상을 주고 싶었던 조시 엄마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선택은 위험성이 전재되는 선택이기도 했다. 조시의 언니와 조시는 엄마의 선택으로 향상된 아이가 되는데 견디기 힘든 두려움과 슬픔과 동행하면서 엄마는 후회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일반적인 어른의 모습을 보이는 의사와 조시의 엄마는 조시가 위급한 상황에서 어김없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클라라는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무한한 사랑과 희생을 보이고 있었다. 해가 조시에게 특별한 도움을 주기만 한다면 더 내줄 수도, 전부 다 내 놓을 수도 있어요. (396쪽)

아이는 성장했고, 처음 클라라를 만났던 아이의 모습은 변했다. 그렇게 아이는 성장했고 어른이 되었다고 담담하게 소설은 이야기한다. 클라라도 아이의 성장과 가족들의 변화에 묵묵히 받아들이며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시간을 보낸다. 조시의 엄마와 조시가 선택하는 것들은 클라라의 자연스러운 떠남이었다. 클라라는 조시 가족들과 조시와 릭의 사이를 관찰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깨닫는 모습을 보인다.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는 그 무언가를 클라라는 스스로 깨닫게 된다. 어쩌면 생각하지 않는 인간보다도 더 나은 인공 로봇의 모습을 보인다. 어리석은 인간들을 소설 속에서도 우리는 목도하기도 한다. 향상된 아이들이 보이는 태도와 말과 생각들이 바로 그것이다. 향상된 아이들이 가지는 모임에서의 엄마들의 대화에서도 고스란히 소설은 보여주기도 한다. 회색 연기를 보지만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현대인들에게도 자각시켜주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클라라가 파괴하려고 하였던 기계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부각된다. 뿌연 공기, 숨쉬기 힘든 공기들이 미래를 흐리게 한다는 것을 소설은 암시적으로 전한다.

폭포에서 클라라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도 인상적이다. 엄마가 클라라에게 질문하는 것들의 의미와 엄마가 계획한 초상화라는 작업의 의도가 드러날 때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인간이 가진 어리석음을 초상화라는 작업과 클라라를 고른 이유와 접목하다 보니 조시 아버지가 보였던 모습과 대화들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클라라는 조시 엄마의 표정을 충분히 읽어내고 있었다. 눈빛이 변했고 잔인한 기색이 어렸다.(158쪽) 잔인하게 웃는, 슬픔도 어려있는 조시 엄마 (159쪽)

클라라. 너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니? 138

클라라. 그 가게가 그립니? 139

그리워하지 않는 거.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 거. 자꾸 지난 일을 돌아보게 되지 않는 거. 139

어머니 얼굴이 워낙 야위고 수척해서 143

날마다 조금씩 감정이 사라졌지. 151

젊은 아이들 조시와 릭. 이들의 성장과정도 의미가 깊게 드리워진다. 사랑하고 계획하며 희망을 가지는 모습 속에서도 자신들의 다른 길이 있고 그곳에서 서로의 꿈과 계획들을 이루고 있는 모습들이 건강하게 그려진다. 릭도 자신의 열정과 계획들을 향하며 의욕적으로 살고 있을 것이며, 조시에게도 그런 희망을 그려보게 하기 때문이다. 릭이 우리가 물려준 엉망진창 세상에서 자기 길을 꼭 찾기를 바라요. (345쪽)

해의 자양분이 중요한 클라라. 햇살과 해의 존재는 클라라에게 큰 의미이다. 우리들에게도 해는 큰 의미가 된다. 조시를 건강하게 해줄 거라는 클라라의 믿음과 사랑과 희망들이 함축되는 크나큰 존재이기도 하다. 클라라는 해와 대화를 나누고자 거침없이 도전하고 솔직하게 대화하는 클라라를 만나게 된다. 진실되고 간절한 클라라의 바램과 소망은 이루어질까? 해에게 조시에게 특별한 자비 구하는 절박한 심정. 클라라 (246쪽) 기적 같은 기이한 장면들을 목격하는 이들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태양이 보여준 기적 같은 순간을 잊지 않는다. 릭이 기억하고 회상하듯이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해가 보여주는 기적을 잊지 않을 것이다. 클라라와 태양. 책 제목과 책표지 디자인, 속지 디자인들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야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클라라와 태양이 보여준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리석은 모습과 엉망진창인 세상을 우리들의 자녀들에게 물러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이 소설을 통해서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던 시간이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출간되어 얼마나 기뼜는지 모른다. 영화화된다는 소식도 접하니 영화도 기대하게 된다.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던 순간이 떠오른다. 가독성 좋고 책장은 멈추지 않았던 소설이다. 6부로 구성된 작품이며 양장본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인간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인간만큼 복잡한 마음을 로봇이 습득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지금도 AI가 인간을 대체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오류와 문제점들이 우리들의 일상 속에도 빈번하게 경험하게 하고 있지 않는가. 사실 불편함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의 가진 단점들이 더 부각되면서 떠오르는 것이 현실이다. 클라라도 인간의 마음, 내면 깊은 것을 배우지 못했을 거라고 인정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 내용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놀랍고도 신비로운 인간의 마음을 다시금 떠올려보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인간의 마음.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것. (320쪽)

가장 배우기 어려운 부분일 것 같습니다. (3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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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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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과 9편의 글로 구성된 산문집이다. 책 디자인부터 눈길을 끌었던 책이다. 그리고 겉표지의 글귀 "내가 책을 읽는 건, 고통이 제자리를 찾게 하려는 거예요."에 한동안 눈길이 머물게 했다. 서문의 글부터 작가의 책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서는 책이었다. 내가 책을 읽는 건, 고통이 제자리를 찾게 하려는 거예요. (88쪽) 내가 책을 읽는 건, 보기 위해서예요. 삶의 반짝이는 고통을, 현실에서보다 더 잘 보기 위해서예요. (88쪽) 독서라는 경이로운 애도 (12쪽)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기에 작가가 궁금했다.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독특하고 맑은 문체로 프랑스의 문단, 언론, 독자들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사랑받는 작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태어난 곳에서 평생 그곳에서 글쓰기를 하는 작가이며 문단이나 출판계 등 사교계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고독한 작가라고 책은 소개하고 있다.

작가의 삶과 생활들은 작가의 글에서도 충분히 느껴지기 마련이다. 일상에서 스치고 지나치기 쉬운 순간을 작가는 하나의 작품으로 이 책에서 그려내고 있었다. 두 소녀와 바람, 은행 소유의 주택단지, 성서, 요나 이야기 등으로 글은 자연스럽게 흐른다. 작가의 시선과 사유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게 된다. 작가의 글을 통해서 열리는 것들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어렵지 않은 문체이지만 작가가 눌러쓰는 글에는 깊고도 깊은 깨달음이 넘쳐났다. 책은 두껍지 않지만 내용은 결단코 가볍지 않았다. 여러 번 멈추면서 작가의 글과 함께 발걸음을 맞추어야 했다. 잰걸음으로 촘촘 거리면서 걸어가는 시간들이었다. 읽을수록 작가의 글은 점점 빠져들었고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찬사를 받는 이유를 알게 해주는 작품들이었다.

삶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하루하루는 가뭇없이 사라져간다. (21쪽)

12세기의 인물이 예시로 등장한다. 물론 20세기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가 찾는 건 무엇일까? 그는 그것이 무언지조차 모른다. 한 번도 알았던 적이 없다.(39쪽) 휴식과 침묵, 사랑이 내면으로 파고들 여지가 없는 사람들이다. 장사를 하고, 집을 짓고, 경력을 쌓는다. 그들의 시간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일을 더 많이 할수록 점점 더 적게 하는 꼴이 된다. 그들의 삶에는 삶이 부족하다. (38쪽) 삶에 대해서도 작가는 언급한다. 어느 시대이든지 모호한 열정으로 피와 시간을 잃고 있다고 작가는 강하게 말한다. 피로에 찌들었지만 무엇을 진정으로 찾고 있는지 모르면서 살아가는 인류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이외에도 독서에 대해서도, 책에 대해서도, 글쓰기에 대해서도 작가는 말한다. 그 무엇도 가볍지가 않다. 작가의 시선은 날카롭고 예리하다. 신문 읽기와 성서 읽기에 대해서도 작가는 언급한다. 책의 검은 광맥을 건드리는 것이 독서라고 작가는 전한다. 읽는다는 것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와 독서가 가지는 의미를 분명하게 짚어보게 한다.

우리는 오로지 부재 속에서만 제대로 볼 수 있고, 결핍 속에서만 제대로 말할 수 있다. (91쪽)

부재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123쪽)

독서를 하면서 우리는 삶의 고통을 직시하게 된다. 상실과 슬픔과 불행을 대면하게 된다. 책을 통해서 경험하며 그들과 대화하며 호흡을 같이 나누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는 부재와 결핍이 더욱 빛나게 된다. 더불어 사랑이 무엇인지도 더욱 깊게 느끼게 된다. 사랑이 없다, 어른이 없는 어린이라고 지속적으로 작가가 말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성장하지 않고 그냥 늙어버릴 듯한 여자. 마흔다섯 살 먹은 아이. (53쪽) 자신에 대해 배우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을 잃는 것이 되고 만다. 그냥 늙어버릴 수도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른이 아닌 아이의 모습으로 늙어가고 있지 않는지 자문해보게 된다. 눈을 씻고 봐도 어른은 없다. 무뚝뚝하고 시무룩한 아이들 천지다. 침울한 아이들이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자신들의 시간과 힘을 소비한다. 하지만 어른은 아무도 없고, 아무 데도 없다. (22쪽)

가벼운 책 한 권처럼 보일 뿐이다. 이 책은 어떤 내용에서는 강열했고, 어떤 내용에서는 감명적이었다. 일상의 순간순간을 작가처럼 깊게 사유하게 하는 내용들도 만나기도 했다. 바람의 스치는 촉감마저도 작가는 결코 놓치지 않고 있었다. 작가가 부여잡고 있는 책과 독서와 글쓰기의 힘과 방향성은 분명했다. 그의 고독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도 더욱 선명할 뿐이었다. 서문에 적혀있는 책의 애도가 가지는 의미를 찾아 헤매면서 읽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책 한 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 의미를 깊게 느끼게 했다. 고통을 직시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 그리고 사랑을 좀 더 넓고 깊게 만나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가난한 여자가 글을 쓰는 시간이 가지는 의미가 더욱 그러했다. 영원 앞에 나와앉은 가난한 여자. 그녀는 글을 쓴다. (83쪽) 노트와 고독과 침묵. 특이한 유형의 행복 (85쪽) 온전한 상실인 사랑. 사랑이 지나고도 살아남는 사랑 (85쪽) 그녀가 글을 쓰는 것은 그 삶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잉크라는 밀로 빚은, 빛과 침묵의 빵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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