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무엇인지부터 떠올린다. 행복을 이해해야 한다.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행복의 속성을 알게 된다면 두려움에 삶을 던져 넣지 않을 것이다. <멜랑콜리아 1-2>욘 포세 소설의 젊은 화가가 생각난다. 불안에 휩싸인 화가의 어느 하루는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그의 일상이 빼앗겨 버린다. 두려움과 행복을 이 소설의 작가는 관조한다. 두려움 없이 살고 싶다는 단호한 어조의 글귀를 따라잡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제목부터가 강열하다. 확고하고 단호한 제목에 끌린 소설이다. 익숙한 불행과 낯선 행복이 대비를 이룬다.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작품은 씁쓸하게 먼저 다가온다. 그리고 행복을 찾아 떠나는 청춘들은 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가 된다. 약속된 미래가 없는 현실을 청춘들은 이미 눈치채면서 불행을 지우고자 낯선 행복을 찾아서 떠난다. 그곳은 행복으로 채워지는 나라가 되어주고 있을까. 행복은 어떻게 찾아내는 것인지 깊게 질문하게 한다.


이 나라에서는

왜 마트 직원이나 밴드 연주자들은

그렇게 살기가 힘든 걸까? 177


한국의 현주소가 소설에 등장한다. 20대 청춘들에게 꿈과 행복은 약속된 땅인지부터 질문하게 된다. 현재의 삶이 미래의 행복으로 보장되는 한국인지도 되묻게 한다. 교육을 받아도 미래가 보장되는 한국이 아니다. 대학을 입학하여도, 대학을 졸업하여도 행복이 보장되는 한국이 아니다. 꿈꾸던 직장에 취업을 하여도 현실은 행복한 복지와 노동환경이 보장되는 한국은 더더욱 아니다. 그 사실을 인지한 인재들은 빠른 이직을 선택하며 외국회사를 선택하기도 한다. 한국 회사와 외국회사의 차이점을 알기에 그들의 이직은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이 되기도 한다.


소설의 인물도 여러 가지 이유들로 한국을 떠나게 된다. 사랑하고 연애하고 프러포즈를 받는 순간들 앞에서도 주인공은 진정한 행복을 먼저 떠올려보면서 선택들을 한다. 흥미로운 내용은 한국 사람들이 타인을 불행하게 하면서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직장 상사와 직원들의 갈등, 왕따 문화가 생기는 이유들까지도 자신들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사회적 문제들임을 짚어준다. 타인의 불행을 즐기고 그것이 자신이 행복이 된다고 믿는 아픈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다는 사실이 조명된다. 그들이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자발적인 행복 추구가 왜 한국에서는 어려운지도 고찰하게 한다.


난 도망치는 게 아니야,

행복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썼어. 162


외국 생활만이 모두의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설에서도 만난다. 고난과 곤경에 처하는 상황들이 도처에 즐비한 것이 타국 생활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하나의 이유가 절실해진다. 한국의 민낯이 너무 자세하게 들추어지는 듯해서 따끔거리는 소설이다. 씁쓸한 맛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상황들이 급변하면서 행복한 나라, 살기 좋은 나라가 되지 않으리라는 암울한 짐작이 짙게 깔리게 한다. 빈부격차와 불평등한 사회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부자와 가난은 더욱 확고한 격차를 드러내는 사회이다. 사회학 도서를 읽을수록 원인과 미래 전망은 더욱 암울해진다.


호주로 떠난 주인공이 있다. 학벌과 소득의 차이가 나지 않아서 살기 좋은 나라로 떠나게 되는 젊은이들이 있다. 노인이 되어도 복지가 잘되어 있어서 미래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찾아떠나는 이들의 선택과 이유들이 이 소설에 열거된다. 더불어 한국의 미래는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지도 되묻게 된다. 노동인구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청소년들부터 노인들까지 이 사회는 이들의 노동을 필요로 한다. 노동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이들을 포함시켜서 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한국이다.

난 이제부터 진짜 행복해질 거야. 188


한국이 싫은 이유를 외면해서는 안 되는데 근원적인 해결책은 가동되지도 않는다. 무관심해 보이는 사회가 아파 보일 뿐이다. 개인적인 움직임이 해답이 되고 있는 사회이다. 자구책을 찾는 개인의 움직임과 단호함이 소설에서 감지되는 작품이다. 아우성을 듣지 못하는 2023년이 흘러가고 있다. 희망이 빛나는 청춘들인지도 살펴보게 한다. 함께 생각해 보자고 불러놓는 작가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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