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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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가득히 어린아이 사진이 가득하다. 에세이 제목과 사진은 오랜 시간 눈길을 머무르게 한다. 연기자인 봉태규 배우의 에세이는 처음이지만 앞서 출간한 다른 에세이들도 궁금해진다. 노력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저자의 깊은 의도가 글들마다 진지하게 전해진다.


수많은 일들을 어떤 자세로 대하는지는 행동과 말을 통해서 고스란히 묻어나오게 된다. 노력하지 않고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대한민국만의 고유한 법칙들을 기대하는 사회에서 잊히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들추어서 다시 논제의 대상이 되는 사회문제, 기업 문제, 법을 구형하는 제도까지 살피게 하는 글도 만나게 된다. 놀랍고 아팠던 사건을 이 사회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다시 보여준 글이다. 하청업체를 이루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알고 있기에 씁쓸한 마음으로 소식을 접하게 된다. 어린 청춘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기를 언제나 마음을 다해서 바라보게 된다. 저자의 글에서는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김용균법

그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 아니라 돈이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돈 10

하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11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12

백만 원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저자에게 백만 원은 어떤 의미였을까? 수입이 있지만 자신을 위해서 지출하지 못하고 집안의 빚을 갚는 용도로만 사용된 수입은 얼마나 참담한 기분이었을지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찾아온 우연한 기회가 인연이 되어 그에게 좋은 날도 선사해 주기도 한다. 더불어 100만 원을 자신만을 위해서 소비해 보기도 하면서 흘린 눈물마저도 짐작해 보게 된다.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의 이야기들은 상처로 얼룩진 그의 어린아이가 자꾸만 보이게 한다. 친적들집에서 성장한 이유들과 그 시간들의 어린아이는 너무 일찍 성장해버린 어린 어른이었음을 보게 된다. 꿈을 주제로 글을 쓴 것에 혼을 낸 선생님의 기준은 합당하였는지도 되묻게 된다. 다양성이 혼재하는 사회 속에서 제자의 글을 꾸지람하는 것보다 왜 이러한 글을 적는지를 살펴보는 배려가 보이지 않아서 안타깝게 보였던 글이기도 하다.


사랑받지 못하면 사랑을 주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 표현을 풍부하게 하고자 노력한 저자의 깊은 부정이 전달되어서 훈훈해졌고 이 가정의 따스함이 글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기분이 좋아지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게 된다. 안전한 가정환경이 아니었지만 그 아이는 답습하는 어린아이가 아닌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면서 스스로 가정을 온전하게 지켜가는 가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게 된다.

어머니가 자신을 출산하기까지 무수히 갈등하였던 이유와 자신을 시골에 보내서 성장시킨 이유들도 짐작하게 된다. 그 어머니의 고단한 삶의 여정까지도 짐작해 보면서 모나지 않게 성장하고 지금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그 마음을 유지해 주는 어른이라서 든든해진다. 이러한 어른이 한 명씩 늘어난다면 이 사회도 희망의 빛은 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잘못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낙인찍는 사회에서 그래도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사실과 함께 보살피면서 키우고 성장시키는 어른들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글들을 전하는 책 한 권이다.

지나고 나니 아버지 옷에 두툼한 돈뭉치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어른이 되었고, 큰어머니가 몰래 사과를 숟가락으로 즙을 내서 아픈 아이 입에 넣어준 사랑까지도 크게 자리 잡게 한 이유도 보여준다. 두 명의 엄마가 있는 이유, 아빠가 두 명인 이유를 그의 어린 성장 시절을 이해하면서 알게 된다. 평범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잘 성장하고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낸 글들을 만나게 된다. 곁에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이유,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이유를 이 한 권의 여러 글들을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열 살 아이가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게 잘못인가? 43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어른이 진정으로 보여줘야 하는 태도는 권위가 아니라

포용과 수용이라고 생각한다. 37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을 읽던 어느 날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81

마음을 다 해도 대충 할 수 있고,

대충했다 하여도 보기에 얼마든지 좋을 수 있어.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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