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하버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
타나 프렌치 지음, 박현주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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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더블린 살인수사과'시리즈의 한 권이다. 브로큰하버 사건이 의뢰되어 수사하는 퀴클리 형사와 막내 리치 형사의 활약이 전해진다. 일가족의 피살사건이 일어났다. 에마와 잭이라는 두 아이는 아이들 방에서 질식사하였고 1층에서는 이 아이들의 부모가 발견된다. 다행히 부인인 제니퍼 스페인은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게 된다. 3명은 현장에서 피살되어 발견되면서 범인을 찾고자 두 형사는 노력한다.

 


이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퀴클리 형사의 어린 시절과도 연관이 있는 장소이다. 이 장소에서 일어난 범죄사건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퀴클리 형사의 노력과 내적갈등을 주시해야 한다. 새롭게 개발된 주택단지에 큰 꿈을 불어넣고 주택투자를 하는 스테인 부부는 주택개발사기사건과 다름없는 사태에도 긍정적으로 문제들을 받아들이면서 희망을 가지게 된다. 이들은 몇 년 뒤에 부동산 가격이 뛰어서 큰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투자한 사례에 해당된다.

 


경기는 불황으로 일자리마저 많은 노동자들을 힘들게 한다. 퇴직으로 수입이 사라진 스페인 가족은 예전과 같은 지출을 유지하면서 소비생활을 지속한다.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은행 잔고는 바닥을 들어낸다. 이들 가족에게 일어나는 많은 변화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입주한 주택도 많지가 않다. 외딴곳에 위치한 이들 주택 인근에는 위험해 보이는 사람들이 잠을 자기도 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매일 통화를 하였다고 하는 피해자 제니퍼 스페인의 여동생인 이모도 용의선상에 올려놓게 된다. 이웃집 부부인 고건 가족들도 의심스럽게 살피면서 범인을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불황과 부동산 투기, 사치스러운 생활이 가지는 엄청난 여파가 스페인 가족을 잠식한다. 악이 정신을 장악하면 소리 없이 숨죽이고 있지만 언젠가는 악의 정체는 갑작스럽게 우리들의 영혼을 장악하게 된다. 놀랍고도 무서운 악의 존재가 얼마나 크게 우리들을 모두 휩쓸어버리는지 보여준다. 자살하는 여성이 자신을 잠식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남겨진 생존자 가족들에게도 큰 상처가 된다. 소리 없이 잠잠히 있을 뿐이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드러나는 정신적 타격은 남은 생애를 좀처럼 제자리로 돌려놓기 힘들 정도로 힘들게 한다. 디나라는 퀴클리 형사의 여동생을 보면서도, 패트릭 스페인이 아내와 대화하는 장면에서도, 제니퍼가 가족들에게 보이는 선택들도 다르지가 않다. 악의 존재와 싸워야 하는 이유들이 이 소설에서도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도 보인다.

 


돈.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유일한 동기 76


입은 축축하고 호기심에 탐욕스러웠다. 죽은 사람이 누구래요? 121


가끔, 나쁜 일들은 그냥 일어나요. 281


중요한 건 어디를 향하는가(통제 가능하다) 24

 


범죄현장 주변을 수색하면서 발견하다가 한 명의 유력 용의자를 구류하게 된다. 반전이 일어난다. 피해자 집안에 구멍이 발견되면서 의문은 더욱 증폭된다. 누가 이 구멍을 생기게 했을지 계속 따라잡게 한다. 이 구멍을 생기게 한 사람이 말하는 장면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꿈을 가졌던 순간이 물거품이 되어가면서 말하는 장면도 의미심장한 장면이 된다.

 


물질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정신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두 부류가 등장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사진 속의 아이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 서로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따라서 걸어가면서 살게 된다. 두 형사 중 한 명은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서 범죄 동기를 구성하며 취조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세상의 반대쪽에서는 다른 형태로 살아가는 인류도 존재하고 있음을 보게 한다.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다 보니 더욱 분별력이 생기고 자제력도 생겼다고 전한다.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삶도 선명해진다. 자제력도 추가적으로 생성되는 놀라운 정신적인 삶을 살았던 코너라는 인물도 예의주시하면서 만난 작품이다.

 


두께감이 상당하지만 반전이 끊임없이 일어나서 마지막까지 의심을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빅 브라더 스타일에 대해서 언급하는 비디오 장치와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도 심중하게 보게 하는 작품이다. 마지막에 범인이 누구인지 알면서 범행이 일어난 모든 원인들을 되감아 보게 한다. 그 사건의 출발점에 무엇이 굳건하게 인물의 삶을 지배했고 어떠한 삶을 유유하게 즐겼는지도 보게 한다. 그리고 일상의 삶의 패턴까지도 놓치지 않게 한다. 나약한 정신이 많은 것들을 파탄 나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더불어 피해자 가족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무너지는 정신 세상과 그림들과 이야기들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무엇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환경인지 되짚어보게 한다.

 


사건의 배경에 흐르는 불경기와 일자리 감소, 가계경제의 파탄이 낯설지 않은 경고음이 된다. 이러한 무서운 경고음은 이미 울렸다. 대한민국도 가계 대출과 기업 대출 지수가 상당히 높다. 무엇보다도 대출을 빠르게 값아야 한다는 의식부터가 앞서야 하는 시대이다. 탄탄한 가계경제, 기업경졔가 나라를 살린다는 것을 이 소설에서 만난다.

 


리치 형사와 퀴클리 형사의 대립구도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리치 형사가 가지는 사회 제도와 감옥이 얼마나 유익한지도 질문을 던지는 장면이 된다. 생각없이 그저 규칙만 고수하고 제도에 복종하는 인류와 의문점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또 다른 형사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관습에 의문을 가지는 작가들의 여러 작품들 『달과 6펜스』, 『흰옷을 입은 여인』이 떠오른다. 작품 중에 『모비딕』 책도 등장하기도 한다.

 

 

감옥에 들어가 앉아 있다고 해서

삶이 더 나아지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말해주십시오. 677

 

규칙 고수... 증거 제출...

망할 제도가 자기 일을 하게 두면 돼. 677

 

어떤 사람들은...모든 게 늘 괜찮죠.

뭐가 잘못되었는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이를 악물고 계속 모든 게 좋다고 말하면서...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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