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아민 말루프 지음, 장소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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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형식의 한 달 과정의 사건들이 담긴 작품이다. 작은 섬에 거주하는 화자가 화려한 삶을 뒤로하고 이 섬을 선택했는지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인도라는 섬에서의 삶을 선택하기까지 아버지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섬에 가옥을 건축한다는 말에 인근 섬사람들이 비웃었던 이유도 전해준다. 가명으로 활동하며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가진 이 사람의 일기는 특별한 사건과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작품이었다.

무인도 섬에 거주하는 사람이 또 한 명이 있었다. 그녀에 대한 소개도 일기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의 직업과 활동까지도 주목하게 된다. 그녀의 목소리와 소신은 분명했기에 그녀는 이 섬을 선택하고 거주하게 된다. 이 섬에 거주하는 두 사람은 고독을 선택한 장소로 이 섬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유는 매우 상반된다. 이들의 이유들만큼이나 대립되는 두 문명이 존재한다. 두 문명에 거주하는 이들의 가치관과 삶의 이유도 매우 대립적인 양상을 띈다. 이들이 가지는 문명은 매우 다르다. 그들의 가치도 매우 달랐다. 그래서 이 문명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이질적이고 낯선 문명이 된다. 이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이들은 이 문명의 통신을 마비시키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들은 누구일까?

그들이 우리보다 덜 야만스럽고, 더 신뢰할 만하며, 약자를 더 존중하는 것이 아닌가 164

핵무기, 핵폭발, 육고기와 생선을 배제, 치명적인 바이러스, 그걸 제조할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 증오, 공포, 고질적인 구태 등 이 세계가 무기를 연구개발해서 그 무기 때문에 스스로 죽는 세상을 무한히 비판하고 있는 목소리를 반복적으로 듣는 작품이었다. 반면 이러한 문명을 앞서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추구한 문명은 놀라울 뿐이다. 이들이 추구한 생활과 이들의 가치관과 이들의 과학 발달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그들이 이 문명에 없는 듯 살아왔고 이들이 갑자기 이 문명에 등장한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을 하기 위해서 나타난 것일까?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세균학, 생화학, 인공지능, 물리학, 탄도학 등의 연구소 148

방사능 구름, 체르노빌 146~147

오직 탐욕과 극악무도함과 살의...당신들의 힘을 지배와 군림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능력이 없다고 153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펼쳐진다. 불안과 공포가 이들을 장악하게 된다. 모든 것이 마비가 된 세상은 세상의 종말이라는 예견된 결과를 떠올리게 된다. 핵무기와 핵폭발은 인류의 멸망을 자초하는 예정된 결말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인류를 위협하는 무기는 우리들 곁에 너무나도 가까이에 존재한다. 비핵화와 평화적인 정책이 왜 필요한지 더욱 절실해지는 상황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방사능 구름과 체르노빌은 결코 과거의 역사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품은 우리들을 향하는 경고음이 되는 작품이었다.

세상은 탐욕과 증오의 전장이 돼버렸어. 모든 게 변질되고 타락해버렸지. 예술, 사상, 문학, 미래, 섹스, 이웃관계.... 345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과의 이 만남은 우리에게 현재를 돌아보고, 잘못된 길을 살피며, 이 잘못된 길을 어떻게 바로잡을지 생각할 기회가 될 것...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를 영원히 가깝고 튼튼하게 느끼며, 나란히 걸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351

우리가 뭘 해야 하는 건지... 어른이 돼야겠지. 이게 그들이 돌아오는 조건이야. 355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어긋난 상황들을 떠올리게 한다. 얼마나 변질되고 타락했는지 우리는 잠시 멈추면서 고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작품에서도 권력 대립이 등장한다. 권력을 장악하고자 움직이는 움직임은 많은 사상자를 낳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불안과 혼돈은 예전의 문명사회가 아니다.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이 이 문명에게 요구한 조건은 무엇일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에게 배운다는 것과 나란히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진정한 어른인지 모두가 잠잠히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작가의 목소리는 분명했다. 대립되는 문명이 가진 부조리를 거침없이 여러 사건들로 표출시켰다. 무엇을 멈추어야 하는지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을 통해서 표명하고 있었다. 그들이 선택한 가치들과 라이프 스타일을 밑줄 긋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오늘도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들을 만났던 작품이 된다.

어리석은 신앙에 휘둘리지 않고서, 그들의 길을 꿋꿋이 나아갔습니다. 오늘날 그들은 지식이며 행복의 기술 등 모든 영역에서 우리를 훌쩍 앞섰습니다.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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