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
유스티나 바르기엘스카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고운 옮김 / 오후의소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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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색감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책 표지의 글이 이끌었다. 한 여인이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여인이 있다. 이 여인들은 한 여성이다. 한 여인은 아이를 가지기 전의 여성이며, 다른 여인은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성이다. 그 미묘한 차이는 불러온 배와 머리에 가득히 지고 있는 꽃바구니의 차이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그 꽃바구니의 꽃송이들의 차이까지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독자는 이야기 전체를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자신의 심장의 일부를 가져간 아이. 그 아이의 탄생은 그렇게 어머니의 일부를 가져간 것과 같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너를 낳을 때 네가 내 심장의 일부를 가져갔단다. 그러니까 이건 꼭 지켜줄래?




인생이 무엇인지도 글에서 만나게 된다. 빠르게 진행된 일들과 여인의 심장은 수천 번이나 부서졌다고 전한다. 그렇게 부서진 심장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담담하게 전하는 여인의 이야기. 그것이 인생이라고 전한다. 조각조각 떨어져 나간 심장. 그 심장은 왜 부서졌을까? 아이와 연결된 그 심장의 부서짐을 짐작하게 한다. 아이는 성장하며 어머니의 마음을 수천 번이나 아프게 하고 걱정하게 하는 성장과정을 우리는 생각해 보게 된다.

어머니의 긴 이야기 끝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당부를 한다.

이건 꼭 지켜줄래? ... 두 손 모아. ( 책 중에서 )

밖으로 나갈 때가 된 거야.

어둠 속에 숨은 것이 무엇이든

나는 네 엄마고 너를 지킬거야.

너는 내 심장을 가졌으니까.

( 책 중에서 )


성장하는 자녀는 분명 언젠가는 부모와 상충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그 순간의 자녀는 부모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을 향하기도 하고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어둠의 숨은 것들을 경험하지만 그림책의 어머니는 자녀를 지킬 거라고 분명히 이유를 밝히면서 두 손의 간절한 기도와 바램과 방향까지도 암시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희생과 기다림이며 인고의 시간과 고통이라고 떠올려보게 한다. 임신한 기나긴 시간들만큼이나 자녀와 소통한 시간들은 출생이라는 순간부터도 또 다른 연결이 되는 끈을 부여잡는 모성을 가지게 된다. 자녀를 향하는 바램들이 간절하다는 것과 자녀의 자립적인 다양한 행동들에 때로는 심장이 수 천 번 부서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자녀를 믿고 자녀를 지켜내며 지지하고 기다리며 인고의 시간들로 채워지는 어머니라는 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빨간 실로 한 땀씩 그려낸 그림들과 실제로 책을 구성한 빨간 색실이 멋지게 어우러져서 찬사를 아낌없이 던지게 한 그림책이다.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외줄타기를 하는 것이 인생이다. 때로는 위태롭게 균형을 잃기도 한다. 때로는 두 다리에 힘을 바짝 주면서 두 팔을 펼치며 균형을 잃지 않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이다. 물론 뜻하지 않게 외줄타기에서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이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야 한다. 다시 시작이라는 그 의미를 부여잡고 다시 외줄타기를 잘 건너가야 한다. 자녀를 응원하기도 하고 자녀를 기다려주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림책의 그림과 글은 꽤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두 여자라는 책 제목을 통해 자녀는 딸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된다. 딸의 인생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심장을 연결해서 인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딸에게 부탁하는 글이 애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남겼다. 친정어머니는 딸을 넘어서 외손녀에게까지 바램들을 가득히 불어넣고 있으니 두 여성이 아닌 세 여성을 보는 기분을 느낀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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