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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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 작가들의 작품들을 찾아서 읽어보는 기회를 자주 가져볼 생각이다. 그래서 두드려본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다. 처음으로 만나본 수상작품집이라 구성된 내용들도 매우 흥미로웠다. 하나의 작품을 읽고 작가노트도 만나보면서 해설까지도 듣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책이다.

단편소설이 가지는 응집력은 대단하다. 한 작품들마다 작가가 펼쳐내는 세계는 매우 상이하고 개성이 넘쳐서 만나는 작품들마다 저마다 자신만의 작품을 발산하고 있었다.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도 있었다. 그리고 새롭게 알아가는 작가의 작품들도 이 책 덕분에 연결고리가 되어준 시간이었다.

모든 작품들을 만나보면서 느꼈던 것은 마음이 결코 편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작품의 인물들이 살아온 날들과 살아가고 있는 날들은 이 사회의 민낯이 된다. 여성이기에 배움의 기회조차 쉽지 않았던 <초파리 돌보기>의 원영이라는 여성부터가 떠오른다. 배움의 기회는 많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원영은 자기 일을 갖고 싶었다고 말한다. 집을 갖고 싶다는 것과 아이를 갖고 싶다는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는 자기 일을 갖고 싶었던 여성이다. 오십대 주부의 경력과 가발 공장, 외판원, 마트 캐셔, 급식실 조리원 등의 일들은 무경력 주부로만 명시되는 사회가 한국의 현주소임을 작품은 전하지 않는가. 원영이라는 여성의 이야기와 작가노트와 해설도 꽤 밀착해서 읽었던 글들 중의 하나였다. 여성의 노동을 너무 쉽게 이용하고 너무 쉽게 지워버리는 이 사회에 질문을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원영은 자기 일을 갖고 싶었다. 집을 갖고 싶다거나 아이를 갖고 싶다는 여느 사람처럼 그랬다. 11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폭력을 견디며 살아가는 걸까. 어떻게 그 끔찍한 모멸감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걸까. 왜 나는 남들처럼 무더지고 담담해지지 않는 걸까. 65 저녁놀_ 김멜라

<공원에서>작품을 통해서 남성의 재혼과 여성의 재혼을 언급하는 단어들의 차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관심이 없었던 그 세상의 단어조차도 여성은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던 순간이 떠오른다. 쓸데없는 걸 치워버린다는 거. 전가. 한자 뜻 (168쪽) 여성의 재혼을 가족이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차갑고 매몰찬 세상인지 짚어보는 시간이 된다. 공원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의미와 그곳에서 일어나는 한 여성의 폭행사건도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 된다. 불륜상대인 남성이 보이는 모습과 여성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작품은 냉철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여성에게 바라는 사회의 여성상은 단일한 모습이다. 페미니즘이 가지는 목소리가 이 작품에서도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었던 <공원에서>. 여성과 관련된 속담과 버스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젊은 여성의 이야기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 사회의 모든 한국 여성을 위한 이야기가 된다. '늦은 비명'이 가진 의미를 우리는 깊게 조명해야 한다.

나는 때맞춰 지르지 못한 늦은 비명을 질렀다. 비명만큼 압축적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언어... 비명은 나의 언어였다. 가장 논리적이고 합당한 말이었다. 167 공원에서_김지연

여성의 이야기가 많이 조명되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의 모습과 여성의 삶을 되짚어보게 한다. 그리고 여성이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며 자신의 인생을 찾고 살아가도록 함께 하는 움직임도 절실하다고 느끼게 된다. 사회는 여성의 노동력을 외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공평하지도 못하고 공정하지도 못한 사회의 이면을 우리는 목도하게 된다. 수상작품집의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읽은 순간들이 많았던 책이었다. 젊은 작가들의 시선에 이 사회를 향하는 목소리들은 작품을 통해서도 외침이 된다. 이외에도 독특한 작품이었던 <두개골의 안과 밖>도 도입부터가 무게감 있는 목소리를 내는 작품임을 느끼게 한 작품이었다. 중복되지 않고 저마다 다른 색채로 목소리들을 울리고 있었던 수상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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