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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ㅣ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평점 :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익숙하다. 더불어 북유럽 신화까지도 떠올리면서 읽은 시간이었다. 이 책은 컬러 도판 100장이 포함된 전면 개정된 도서이다. 그 이유만으로 다시 읽은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무수히 많은 곁가지들이 그려지는 순간들로 기억된다. <머리말>과 <서론>은 작가의 의도와 그리스와 로마에 대한 신화를 더욱 구분 지으면서 이해하게 해준다. 컬러 자료사진들이 있어서 매료되었고 작품들을 보는 즐거움까지 누려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한 도서이다.
신화 작가. 호메로스.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26
헤시오도스. 비천한 농부. 세상. 신. 하늘. 인류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의문. 최초의 사람 26
의문을 가진다는 것, 호기심과 관심을 증폭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 것인지 알기에 인류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의문을 가진 최초의 사람에 대한 내용은 매우 흥미롭기까지 하다. 비천한 농부였던 헤시오도스가 세상과 신, 하늘에 대해 의문을 가진 이유를 짐작해 보는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반면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신화 작가인 호메로스도 상대적으로 궁금해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질문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삶인지 다시금 느껴보면서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로마인들은 실용적인 민족. 실제적이고 쓸모 있는 신을 원했다. 77
신전이 없고 오로지 집에서만 숭배. 매끼 식사 때마다 음식 봉헌. (도시 지키는 것도 있었다) 78
축제 기간. 평등사상이 살아있었다. 78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이 신화를 어떠한 마음과 자세로 받아들이며 세월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색됐는지도 책을 통해서 알게 해준 시간이었다. 그리스인들이 신화에서 무엇을 싫어했는지도 알게 된다. 고대의 신화를 통해서 그들의 삶과 인간의 본성과 그들이 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괴물과 신만이 있었던 세상과 인간이 최초로 등장하는 이야기까지도 꽤 흥미롭게 읽은 내용이 된다. 유사한 부분들을 많이 상기되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 종족은 지상에 살고 있는 철종족이다. 악한 시대에 살았으며 본성도 악했으므로 고통과 슬픔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세대가 지날수록 더욱 사악해졌다. 언젠가는 그들이 극도로 사악해져 힘을 숭배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힘이 곧 정의이며, 선량한 사람들을 더 이상 존경하지 않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모든 사람이 범죄 앞에서 분노하지 않거나 가엾은 사람을 보고도 전혀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되어 제우스가 그들을 파괴할 날이 올 것이다. 122
책등이 보여주는 두께감만큼 내용도 알차게 채워진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이전에 알고 있었던 것에 수많은 가지들이 드리워지고 무수한 것들로 차곡히 그려지는 알찬 내용들을 만난 책이다. 신화 작가들이 표현한 시들을 감상하는 시간도 꽤 의미 있으며, 이디스 해밀턴의 글을 통해서 유추해 보는 시간들도 의미 깊은 독서가 된다. 컬러 도판 100장도 꽤 유용하다. 신화 작가의 시, 집필한 작가의 글, 조각상과 회화 작품들이 주는 감상은 더 깊은 사색의 시간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인간과 신, 창조, 우주를 생각해 보는 신화였으며, 인간적인 면을 거침없이 보여주는 여러 신들의 모습과 무자비한 신의 모습과 욕망과 함께 추락하는 인간의 모습까지도 빼곡하게 대면하게 하는 이야기들도 떠오려보게 한다.
예전 생활이 비록 고단하긴 했어도 무척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한 줄기에서 보리수나무와 참나무로 함께 변한 것. 사람들이 이적을 찬양. 경건하고 충실한 노부부 205
가장 기억에 담고 싶은 것은 노부부에 대한 이야기와 한 줄기에서 보리수나무와 참나무로 함께 변한 이야기였다. 이 노부부가 고단한 예전의 삶을 떠올리는 모습과 무척 행복했다고 떠올리는 모습, 경건하고 충실한 노부부의 모습, 나그네에게 환대하며 성찬을 준비하는 모습, 노부부의 가옥과 부족한 살림의 모습들은 많은 의미들을 상기하게 한다. 정신적으로 만족한다는 것이 가지는 찬란한 행복을 다시금 떠올려볼 수 있었다. 참혹하고 잔인한 내용들도 거침없이 전해지는 만큼 인간이 역사 속에서, 전쟁 속에서, 권좌를 지키고자, 권좌를 빼앗고자 무엇을 하였는지 차곡히 떠올려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것이 많은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파에톤의 추락. 240
벨레로폰은 모든 신의 미움을 사게 되어 자기 영혼을 갉아먹으며 죽을 때까지 쓸쓸히 떠돌아다녔다.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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