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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평점 :
<라틴어 수업>도서를 읽었던 독자로써 저자의 새로운 신간도서를 만나는 시간은 동행길이 되는 좋은 날들이었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사회 속에서 신을 믿는다는 것은 참으로 조심스럽고 언행과 생각까지도 신중함을 부여받는 것이다. 이 책의 목차들부터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들을 먼저 가지면서 차례대로 글들을 만나고,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과 더불어 질문이 던져지는 것들에는 메모를 하면서 신앙을 돌아보고, 오늘을 바라보면서 책과 동행하는 기나긴 날들과 순간들을 보낸 동행길이 되어준 책 한 권이다.
내용들은 어렵지 않고, 무겁지도 않다. 하지만 주제들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빠르게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없는 숙고하는 질문들을 만나게 된다. 다행히 공감하는 내용들과 질문들이 주어졌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들이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지금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방향등이 되어준 믿음의 말씀들과 성경의 인물들과 책에서 거론되는 작가의 작품들과 예술작품들, 건축물들에 대한 내용, 유럽의 역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흥미롭게 읽은 내용들이기도 하다.
두려움으로 종교심을 가꾸는 자는 결코 경건한 사람이 아니다. 이보다 진실한 말이 있으리라 생각지 말라.
Nemo pius est qui pietatem metu colit, Cave putes quiequam esse verius.
네모 피우스 에스트 퀴 피에타템 메투 콜리트 카베 푸테스 퀵쾀 에세 베리우스.
149쪽
늘 깨어 의식하지 않으면 그 안에 갇히기 쉽습니다... 자기 삶 가운데에서 본인이 입은 옷이 무엇인지, 그 옷의 무게를 잘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123쪽
인간이 기도하지 않는 세상이 될 때, 그때야말로 인간 세상은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72쪽
책의 내용들마다 19가지의 주제에 해당하는 글들을 만나게 된다. 하나하나 천천히 음미하면서, 콕콕 뇌리에 되감아가면서 읽기에 좋았던 내용들이다.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무엇을 향해서 스스로를 보다 더 성숙한 믿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 함께 숙고하며 성장시켜주는 책이 된 시간들이다. 다행히 책의 마지막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가슴 깊숙이 자리 잡은 하나가 떠올랐고,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실행할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금욕의 노력과 물질적인 삶을 내려놓는 것의 의미, 예언자 이사야의 말이 등장하는 <가난한 자, 부유한 자, 수도자의 식탁> 글과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는 글은 기억에 남는 내용들 중의 하나가 된다. 이외에도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사는 주교님에 대한 이야기와 진정한 귄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 지상에서 나그네의 삶을 사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