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퓰리처 수상작가의 소설이라 펼친 소설이다. 책표지의 느낌을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부모와 형제는 선택이 아닌 인연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의 어린 시절의 가족들부터 떠올려보게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부모 두 분의 상황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부터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찾아온 남자친구는 갑자기 청혼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에 큰 파도를 치게 된다. 이 청혼을 받아들이기에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여대생일 뿐인 그녀.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까?
한 여성의 성장 배경과 청혼, 결혼과 자녀, 중년을 넘어선 노년의 인생을 떠올려보게 하는 소설이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임신을 하면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여인의 사연도 함께 떠올려본다. 상황은 다르지만 두 여인은 대학을 임신으로 졸업하지 못하는 공통된 상황이다. 꿈과 계획들이 무산되었을 순간들. 여성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큰 반환점이 되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여성인지,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는 여성인지 되묻게 되는 인물이 등장한다. 반면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직선적으로 표현하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표현하고 마는 두 남성도 등장한다. 이 두 남성의 곁에 있는 여성은 늘 한 걸음 물러나 있기만 한다. 그 여인의 결혼과 임신, 결혼생황, 자녀양육 등 전반적인 생활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연히 전화 한 통. 그녀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화 한 통은 그녀에게 적잖은 변화의 물결로 인도된다. 우연한 상황들에 그녀는 그저 밀려들어가는 선택을 강행한다. 남루하고 초라해 보이는 동네. 그 동네 사람들과의 만남들과 대화들. 동네 사람들의 마음들을 깊게 대면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진 선입견들이 무엇인지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인물들의 대화들을 통해서 매만지고 있으며 화려하고 도도한 마을이 가진 위선과 초라한 마을이 가진 따스함의 온도들을 소설을 통해서 만나게 해주는 작품이다.
혼자 일어나서 아침을 시작하고, 일하며 혼자 잠을 청하는 마을에 거주하는 마을 사람들이 떠오른다. 가족을 이루며 살았지만 언젠가는 누구든지 혼자만 거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 상황은 빈부의 차이, 연령과도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이 마을에 사는 살며 생활하는 그들이 그러하다. 어른 같은 아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리는 아이들, 사별하고 남겨진 사람이 홀로 감당하며 이겨내야 하는 고독과 그리움과 슬픔들이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떠올려보게 한다. 이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감당하며 버티는 삶의 시간들과 공간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자 진료일을 하고 있는 의사 벤의 사연도 빼놓지 못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여주인공의 동생과 자신의 자녀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노부인의 딸도 함께 떠올려보게 한다. 부모에게서 멀리 밀려난 자녀들은 성인이 되어도 더욱 밀려나는 상황일 뿐이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멀어지게 했을까? 노부인의 딸과 노부인의 상황들을 떠올리면서 답을 찾게 한다. 아직도 서투르지만 이 소설 덕분에 자녀와 어떻게 지내야 하는 것인지 한 뼘 배우게 된다. 예민하고 폭력적인 엄마에게서 성장한 여주인공과 둘째 아들의 성향과 선택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들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새로운 남편이 보이는 언행도 놓치지 않으면서 떠올리게 한다. 안타까움만 남기지 않으면서 인생을 살아가도록 말을 건네는 작품이 아닌가.
어떤 장면에서는 웃기도 하며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클락 댄스. 제목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린 소녀들에게 시간을 표현하는 춤과 여주인공이 떠올리는 시간을 표현하는 춤은 상당히 대조된다. 시간을 떠올려보면서 저마다 자신들의 클락 댄스를 표현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우리의 클락 댄스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그녀가 스스로 선택하는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에 듬뿍 사랑을 보내게 되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