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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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3작품과 에세이 1편이 구성된 책이다. 책 디자인이 먼저 눈길을 끈다. 어떤 책일지 펼쳐보게 하는 책 디자인이다. 가로보다는 세로로 길쭉한 디자인.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단편 소설 3작품과 에세이 1편은 결코 가볍지 않은 길로 인도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삶과 본질을 묵직하게, 차분하게 다시금 떠올려보게 하는 작품이다.

<깊이에의 강요>, <승부>, <장인 뮈사르의 유언>부터 떠올려보게 한다. 이 세 작품은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질은 하나라고 번역가는 짚어주고 있다. 단편소설들이라 이야기는 길지 않지만 남겨지는 여운은 결코 마침표를 찍을 수가 없었다. 길게 남는 질문들이 계속 꼬리를 물고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들을 하나둘씩 떠올려보게 한다. 타인이 던지는 말, 타인의 평이 파동이 되어 그 누군가의 삶을 흔드는 파동이 되기도 한다. 예술가와 평론가의 지렛대는 어느 곳이 중심점이 되었어야 했을지 다시금 질문하게 하는 작품이다.

자기의 자리를 지키고 고수하고자 하는 사람과 정열적으로 세상에 있지도 않은 새로운 변수로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한 사람이 떠오르는 작품. <승부>이다.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구경꾼으로써 지켜보는 또 다른 사람들도 분명히 세상 속에 존재하는 구성원이기도 하다. 소설이라는 작품으로 세상과 사회구성원들을 떠올려보게 하는 작품이라는 점이 강하게 기억될 작품이기도 하다. 짧은 소설이지만 시원시원해지는 새로운 변수가 매우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기도 하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화석이 되어가고 있다고 분명한 어조로 지적하는 화자의 의도를 여러 번 떠올려보게 하는 <장인 뮈사르의 유언>. 죽음이 눈앞에 있는 순간임을 작품 도입부에서부터 느끼게 한다. 하지만 화자는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사고를 멈추지 않고 글로 남기는 모습으로 생의 마지막을 마주하게 된다. 사각형의 관을 준비해야 했던 이유도 다시금 떠올려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작품이다.

마지막 에세이 작품은 공통적으로 중첩되는 부분들도 많았던 내용이기도 하다. 문학의 건망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무엇을 알고 있는가? 질문하는 것에 전연 모른다고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의 깊은 의중도 다시금 고찰하게 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문장도 다시금 떠올려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짧지만 모든 작품들이 질문을 던지는 글이었기에 좋았던 시간이었다. 쉽게 덮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소설이 주는 단상들이 많았으며 아직 읽어보지 않은 소설 작품이 에세이에서는 언급이 되어서 읽을 책으로 메모해두는 시간도 가져보는 시간이 된 책이기도 하다. 작가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기에 다른 시리즈의 책들도 한 권씩 계속 읽어볼 생각이다.

문학의 건망증 73쪽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71쪽

무엇을 알고 있는가? 전연 모른다. 73쪽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관조 80쪽.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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