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고플때, 때때로 여행
김현학 지음 / 예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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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는 달리 마음의 고픔(만)을 채우는 것만이 아닌, 스스로의 감수성을 확인하고 있는, 그리고 마음과 감수성과 함께 주린 배를 채우는 여행을 들려주는 김현학의 ‘마음이 고플 때, 때때로 여행’은 요즘 점점 더 관심이 높아져만 가고 있는 여행과 그리고 음식을 곁들인 내용으로 꾸며져 있고, 나름대로 알려졌다고 하는 저자가 직접 겪었던 여행담과 음식에 대한 생각들이 잔뜩 담겨져 있다.

 

대부분의 여행지는 프랑스, 영국, 일본 등이라 여행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가봤을 장소들이지만 저자는 저자 나름대로의 시선-경험으로 유명 관광지를 탐방하였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감수성을 확인하고 발견하기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꺼내게 된다.

 

20대 – 30대의 예민한 감수성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꽤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쩌다보니 손에 쥐게 된 책이고 그래서인지 그다지 저자의 감수성과는 조금은 다른 감성을 갖고 있어서인지 무난하게(만) 읽어내며 (저자의) 여행을 통한 경험과 생각들을 살짝 엿보기는 했지만 특별한 공감을 하게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저자의 생각들 중에서 몇몇 부분들은 흥미를 느끼게 될 때도 있었고, 어쩐지 조금은 다른 생각들을 혹은 약간의 반박을 하고 싶어지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보다는 여행이라는 것이 어떤 경험을 하게 만들고 내면에 담고 있는 생각들을 혹은 감정들을 새롭게 자리를 잡게 만들게 되는 것인지 살펴보게 되는 것 같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서 좋기는 했는데, 워낙 저자의 감수성과는 다른 생각과 감수성인지 너무 무덤덤하게 읽은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공감능력이 너무 많이 무뎌지게 된 것인가?

그게 아니면 전형적인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인가?

 

아마도... 둘 다겠지.

 

허전함이 점점 더 커지기만 하는 것 같다.

그 공허를 채울 수는 없다.

 

그저 그걸 알고만 있을 뿐이다.

 

 

참고 : 별다르게 관심이 들지는 않는 내용이었는데, 한 가지 조금은 관심을 갖게 만드는 내용이 있었다. 저자는 한국적인 맛에 대해서 고유의 맛에 대해서 무척 보수적인 입장이고 한국의 맛이라는 것에 대한 고집을 말하고 있었는데, 과연 그것을 그렇게만 생각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조금은 의문을 느끼게 된다. 음식의 역사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특유의 맛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변하지 않는 맛이라는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과 특정하고 고유한 맛의 변할 수 없음에 대한 저자의 입장을 수긍하기도 그리고 반론을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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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패러독스 - 시간이란 무엇인가
필립 짐바르도.존 보이드 지음, 오정아 옮김 / 미디어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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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스탠퍼드 감옥 실험을 토대로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보여주었던 필립 짐바르도의 ‘루시퍼 이펙트’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다른 저서를 알아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인 시간에 대한 책도 발표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존 보이드라는 학자와 함께 연구한 내용인 것 같은데, ‘루시퍼...’와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고 이런 저런 흥미로운 논의들이 있기 때문에 재미나게 읽게 되었다.

 

다만, 시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개개인이 느끼는 시간에 대한 심리적인 분석은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운 기분으로 읽게 되기는 했다.

 

‘루시퍼...’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확장된 현재와 같은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의 인간의 시간에 대한 이해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한 논의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그런 내용들은 간략하게만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약간은 두꺼운 부피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쉽게 읽어낼 수 있고, 내용도 약간은 자기개발 책들에서 다뤄질만한 내용들도 있어서 단순히 시간에 대한 이해만이 아닌 자기 자신의 시간관과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시간관을 비교해서 좀 더 조화로운 균형을 찾아낼 수 있도록 의도하고 있다.

 

저자들은 시간의 중요성과 어떻게 우리들은 시간의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 다음 시간에 관한 여러 특징들을 알려주고 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시간에 대한 이해 또한 그리고 중요성 또한 변화되는 과정과 함께 좀 더 과학적 그리고 분석적으로 시간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서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여러 관점들을 분류하고 있으며 그 구분에 따라 각각의 시간관과 시간관에 따른 심리와 행동들에 관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양한 특징들과 사례들을 토대로 설명을 해주고 있고, 수많은 설문조사를 통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적인 혹은 체제-체계-구조에 의해서 강요되는 시간관과 형성된 시간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접근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자살 테러에 관한 흥미로운 해석과 함께 그밖에도 여러 사례들과 논의들이 함께 더해지고 있어서 읽는 재미는 충분했기 때문에 불만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고, 약간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결론이 제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너무 모범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도 그런 제안 말고 어떤 제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충분히 이해되는 결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저자들은 어떤 쪽으로든 한 방향으로 기울어 있는 시간관에서 벗어나 조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각각의 시간관을 받아들이고 (혹은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더 삶을 풍족하고 풍요롭게 다채롭게 만들기를 제안하고 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고, 어떤 식으로 선택하든 흘러가고 밀려오는 그리고 머물려고 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들은 존재하게 될 것이니 저자들이 알려주는 시간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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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 색다르게 인생을 정주행하는 남자들을 찾아서
백영옥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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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 ...’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 작가가 각 분야를 대표하는, 혹은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 평소에도 이미 이름을 접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생소하고 처음 접하는 이들이 많아서 조금은 호기심을 갖고 흥미 있게 읽게 되었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고,

여러 영역들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인터뷰집을 접하니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자신만의 고집과 원칙 속에서 멋진 생각을 그리고 태도와 입장을 말하는 것을 보게 되니 나 자신의 한심함에 조금은 부끄럽게 되기도 하고 새로운 다짐을 해보게 되기도 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은 백영옥이라는 작가인데,

그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없고,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도 딱히 들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위치에 있는 작가인지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지만 인터뷰 진행에 있어서 작가의 주관과 관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있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건성으로 그녀의 경력을 알아봤을 뿐이었다.

 

조금은 소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약간은 느슨한 느낌으로 자신의 감성을 그리고 솔직한 생각들을 말해주며 각각의 인물들과 인터뷰를 들어가고 있는데, 때때로 흥미로운 질문들도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말하는 사람이 말하고 싶은 것들을 편하게 말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인상적인 인터뷰도 있었고, 전혀 알고 있지 않던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알게 되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도 했지만 때때로 겉도는 느낌의 인터뷰도, 굳이 저런 사람과 인터뷰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되는 사람도 있어서 고개가 갸우뚱거리기도 했다.

 

어차피 사람에 대한 관점은 다르기 마련이라 내 판단이 무조건 옳고 맞다고 볼 수 없으니 뭐라 말할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상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무척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참고 : 각자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비슷한 질문에 대해서도 조금씩은 다른 대답을 들려주고 있지만, 시간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다름 속에서도 약간은 비슷한 시각들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되기도 했던 것 같다. 그 미세한 차이들과 닮음을 찾으면서 읽는 것도 흥미로운 책읽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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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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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버린 이상 그것에 목숨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되고, 따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 여기에 선다. 나에게는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이 놀라움으로 가득한 책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그리고 그걸 읽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갖게 되지만 이런 책을 알게 되고 읽게 되었다는 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있는 기쁨도 누리고 싶기에 부족함으로 가득한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알게 되고 읽게 된다는 것이 그렇게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미 충분히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이처럼 소중한 책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욕심을 비울 수 없으니.

 

읽는 내내 감탄하게 되고 읽음의 과정을 그리고 읽은 것을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서 무언가를 써보려는 욕망을 이처럼 감탄하도록 옹호해주는 책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그저 고맙고 기쁠 뿐이다.

 

어쭙잖고 하찮은 글이라 무언가를 읽고 생각하며 그 떠올려진 생각들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에 항상 부끄러움을 느꼈는데, 그럼에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망을 차마 지울 수 없었는데,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 옹호를 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당연히, 저자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고, 저자가 언급하는 위대한 선인들을 따르기에는 부족함으로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조금이라도 본받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조금은 과격한 느낌이 들게 되는 제목이고, 책과 혁명에 관한 기록이라는 부제 덕분에 뭔가 쎄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정작 내용을 읽어 본다면 무척 친근한 방식의 글로 수다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저자가 전하려고 하는 생각들을 알게 될 것 같다.

 

저자인 사사키 이타루는 최근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학자라고 하는데, 그의 저서를 읽게 된 것이 ‘잘라라...’가 처음이기 때문에 어떤 성향이라고 말하기가 쉽진 않지만 충분히 존중하고 그의 생각을 경청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될 정도로 무언가에 대해서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관심을 갖게 된다.

 

저자가 ‘잘라라...’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의외로 무척 단순하다. 물론, 그 단순함 속에 감춰진 어려움과 어쩔 수 없음 그리고 곤혹스러움을 생각한다면 그리 단순하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기본적인 입장은 간단하다고 볼 수 있다.

 

온갖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비평가가 되기를 거부하고, 어떤 영역에 한정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려는 전문가가 되기도 피하기를 바라며 어리석음을 선택하기를 저자의 말처럼 전체주의적 환상에서 벗어나 다시금 읽는 것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해서 읽어내고 그 읽음과 생각을 글로 써내고 실제로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서 맞닥뜨리게 되는 고독과 광기를 찬미하며 읽는 것을 그리고 생각하고 쓰는 것을, 읽게 되어버림으로써 그걸 읽어버렸음을 외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게 되어버리는 실천의 놀라움을 우리에게 말해주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본다면 무척 간단하고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것을 무척 진지하고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저자의 논의를 계속해서 따르게 된다면 읽음과 실천의 과정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변화들을 만들어내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서 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어버린다.

 

저자는 자신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사례로 마르틴 루터, 무함마드, 중세 해석자 혁명을 말하고 있는데, 혁명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폭력을 동반한 피로 얼룩진 과정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혁명은 조그마한 변화들이 쌓여지며 엄청난-근본적인 변화를 말하는 것이라며 급격하고 격렬한 변화를 동반한 혁명에 대한 우리들의 환상을 그리고 낭만을 조금은 바로잡아주며 읽음을 통해서 그리고 써내려가는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혁명이 일어났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마르틴 루터가 철저하게 성서를 읽고 또 읽는 과정을

그리고 그것을 베껴 쓰고 번역하면서 계속해서 되풀이하며 읽고 쓰는 과정을

저자의 표현처럼 자신의 무의식을 쥐어뜯는 수준의 읽음을 통해서 어떤 혁명-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알아가면서 글이 갖고 있는 힘, 읽고 쓰고 그대로 행하고 그것에 대해서 말함을 통해서 어떤 거대한 혁명-전환이 일어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여러 근대적인 발상-생각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파헤치며 혁명의 본질을 그리고 근대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처럼 글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다시 써내는 과정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저자는 단순히 읽는 것이 글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 그 읽음이 단순히 글만이 아닌 수많은 의미에서의 읽음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를 깎아내릴 생각으로 자신의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무함마드에 대해서 살펴보고 있고, 그 논의의 과정 속에서 지금 시대의 유행병처럼 퍼져 있는 종말론에 대해서 수없이 끝과 최후를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비난하며 그 열망이 병든 생각임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세상을 좀 더 길게 바라보고 그런 관점 속에서 이해를 해야만 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한편으로는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생각이지만 그런 관점 속에서 생각하기가 생각처럼 쉽지도 않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지금 시대의 시대정신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자연스럽게 떠올려지게 된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읽기와 관련해서 가장 근본적인 혁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중세 해석자 혁명을 통해서 어떻게 사회가 재구성되는지를, 읽고-고쳐 읽고-고쳐 쓰고-실천하고 그리고 그걸 다시금 반복하는 그 지난한 과정이 어떤 식으로 세상을 뒤바꿨는지 알려주며 중세 해석자 혁명이 갖고 있는 본질을 그리고 그 이후 어떤 식으로 모든 것이 변화되었고 그 변화를 명확하게 파악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어떤 식으로 모색해야 할지를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다.

 

 

만들어낸 것이 인간이라면, 우리 인간은 거기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가능할 터입니다.

반드시, 반드시요.

 

 

저자는 이렇게 우리들에게 무척 새로운 방식으로 읽음을 생각함을 씀을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행함을 얘기해주고 있고, 안이한 방식으로 비극과 끝을 말하는 이들을 비난하며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다.

 

유치한 감수성에서 벗어나 진정한 읽음을 글을 피하지 않고 글과 마주하며 고독한 싸움을 기쁘게 받아들이기를, 우리들에게 자신의 생각에 동의한다면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이렇게 충격을 받을 정도로 글을 읽고 생각하고 쓰고 실천하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알게 만들어줘서 고맙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읽어야만 할 것 같다.

 

 

 

 

참고 : 저자는 피에르 르장드르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국내에는 번역된 책이 없어서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웠다. 물론, 어차피 페르낭 브로델의 책도 전혀 읽은 것이 없으니...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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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 엄마
다케시마 나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예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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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얻게 되어서 가벼운 기분으로 읽게 된, 내용도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분량도 적당한 수준이라... 게다가 만화책이기 때문에 더더욱 금방 읽을 수 있었던 ‘그래도, 우리 엄마’는 무척 사연 있어 보이는 제목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이끌어지진 않고 있다.

 

나름대로 무거운 주제와 내용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될만한 내용들을 되도록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어서 사람들에 따라서는 쉽게 공감하고 비슷한 경우를 생각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경우에 비춰서 어떻게 자신에게 남겨져 있는 여러 복잡한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될지도 모른다.

 

내용을 생각한다면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좀 더 쉽게 공감하게 될 것 같기는 하지만 남성들이 읽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여성들의 심리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누구나 읽어볼만한 내용일 것 같다.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고,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해주면서 이야기는 시작하고 있는데,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어떻게 그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슬픔을 그리고 부정적으로 생각되던 모습들을 극복-성숙-이겨내려고 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며 하나씩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꺼내고 있다.

 

출산 직후 육아를 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의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여러 어려움들을 솔직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말해주는 내용들과 일상에서 겪게 되는 아이와의 갈등과 실랑이들이 무척 소상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아이들을 키워본, 엄마라는 존재가 되어버린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랬었지 그런 일이 있었지 그때는 왜 그랬을까 라고 말할법한 내용들을,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과정들을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얘기해주며 시작하고 있다.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 경우들

그러면서도 어쩐지 미안해지게 되는 속마음

하지만 다시금 쌓이게 되는 짜증들

그리고 그것들의 계속되는 반복들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당연히 겪게 되는 과정이지만 사람의 감정이 그렇게 쉽게 다스려지는 것이 아니라 폭발과 후회의 반복 속에서 저자는 단순히 아이에 대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자신과 부모와의 관계에서 어떤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 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되짚고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과 그 기억들을 떠올리며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떤 점들이 아쉬웠는지, 부족한 것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지만 그런 회상이 가정불화나 가정문제 혹은 경제적인 곤란과는 다른 문제들을 찾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저자의 문제의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생각을 오해해서 너무 부모에게 자신의 잘못을 전가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렇게 왜곡해서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저자는 그렇게 원망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하진 않고 있다.

일정한 원망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과는 조금은 다른 감정으로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려고 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본인이 아쉽게만 느끼던 점들(만)을 이것 저것 얘기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완벽함을 바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느꼈던 상처와 아쉬움 그리고 서글픈 무언가를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들 자체가 틀린 생각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그렇게 느낄 수도 있는 법이니까.

해준 사람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말하겠지만...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받는 사람이 느끼는 박탈감과 아쉬움을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럴 것이고

누구나 그럴 것이다.

물론, 내가 무언가를 해준 사람이 그렇게 말한다면 나 또한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따져 묻고 싶을 것 같지만.

 

어쨌든 이해는 된다.

 

정신과 상담까지 받으면서 자신의 갈등과 내면의 괴로움을 이겨내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내용들을 쉽게 말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상세하게 자신의 경험을 알려주는 용기 또한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게 되는 과정을

누군가가 믿어주며 지켜본다는 기쁨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고 자신과 화해하며 가족들과도 화해하는 과정을 (화해보다는 해묵었던 감정을 말하게 되는 과정을, 어떤 화해도 있진 않다) 흥미롭게 잘 풀어낸 것 같다.

 

또한, 어떤 것도 모든 것을 전부 해결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하나씩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에서 또다른 무언가를 깨닫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누구나 알게 된 문제점들 모두를 전부 다 해결해내야만 직성이 풀리기 마련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렇게 쉽게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기 때문인지 저자처럼 조금이라도 혹은 하나씩이라도 나아지도록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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