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쓰기 (특별판)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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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namu.wiki/w/%EC%9C%A0%ED%98%B9%ED%95%98%EB%8A%94%20%EA%B8%80%EC%93%B0%EA%B8%B0

 

 

 

수정본 = 초고 10% 행운을 빕니다

 

 

스티븐 킹

 

가장 위대한 대중소설가 중 한명이고(본인은 그런 표현에 겸손한 반응을 보이겠지만) 공포소설의 대가인, 수많은 소설들을 발표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작 그린 마일정도만 읽어봤을 뿐이고 대부분의 작품들을 소설로 읽기 보다는 영화를 통해서 접한 적이 많았던 것 같다.

 

그의 소설을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관심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서 즐겨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찾지는 않았었다.

 

이런 생각 또한 스티븐 킹을 얕잡아보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다보니 글쓰기에 관한 책이 읽고 싶어졌고 스티븐 킹도 글쓰기에 대한 책을 발표했다는 것이 갑작스럽게 기억나 곧장 찾아 읽게 되었고 기대보다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스티븐 킹에 대해서 오해를 하거나 편견을(혹은 무시하던) 갖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글쓰기에 대해서 두루뭉술한 안내보다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유혹하는 글쓰기는 무척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스티븐 킹을 무척 잘못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글쓰기에 대해서 갖고 있는 애정과 행복 그리고 삶에 대한 태도에 많은 감흥을 받게 되었다.

 

우선은 머리말을 통해서 스티븐 킹은 자신이 어째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가볍게 설명해준 다음 이력서라는 제목으로 그동안의 생애를 되도록 객관적으로 그리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설명해주고 있다.

 

장난기 가득했던 어린 시절과 책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청년 시절, 궁핍한 환경이었지만 작가를 꿈꾸며 대학생활과 졸업 후 소설가로 자리 잡기까지 겪었던 어려웠던 경험들을 빠른 속도로 설명해주고 있다.

 

그가 뒤에서 말해주듯 불필요한 설명들을 제외시키고 술술 읽혀지도록 재빠르게 자신의 삶을 정리해주고 있다.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겪었던,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자신의 소설이 완성되었는지를 설명해주는 내용은 무척 흥미진진하고 여러 뒷얘기들은 그동안 전혀 몰랐던 사실들이었기 때문에 스티븐 킹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괜히 이것저것 얘기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로 재미난 내용으로 가득하다.

 

마약과 술에 찌들어 지냈던 시절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까지 설명해준 다음 다시 글쓰기로 돌아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몇몇 기본 조건들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여러 작가들의 글들을 예로 들면서 좋은 글들이라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쉽게 이해시켜주고 있는 유혹...’은 어렵고 난해하거나 괜히 무게를 잡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많이 알려주고 있어 알려주는 내용 모두 잘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되도록 그 방법들을 지켜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충분히 이해되고 납득되는 부분들이 많다.

 

그런 다음 창작의 영역으로 넘어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경우에 한해서 창작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스티븐 킹이 생각하는 창작의 특징은 어떤 영감이나 갑작스러운 떠올림을 강조하기 보다는 직업으로서의 글쓰기를 더욱 강조하고 있고 점성술이나 심령 세계 따위가 아니고, 장거리 트럭을 몰거나 배관 공사를 하는 것처럼 하나의 직업일 뿐인 입장에서 글쓰기와 창작을 말하고 있다.

 

진실 되게 즐겁게 글을 써야 할 것이며 그것을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으며 스티븐 킹 그 자신 또한 항상 그래왔다는 것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고, 그걸 생각한다면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가 여전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그의 표현대로) 꾸준하게 찾아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가 지침 없이 꾸준히 소설을 발표할 수 있는 원동력은 그것 자체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서술 묘사 대화 분량 진행속도 주제 수정 자료조사 까지 글쓰기에 필요한 그리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무척 소상하게 그리고 배려심 깊게 설명해주고 있고 그것들을 알려준 다음 (그 당시) 최근에 겪었던 목숨을 잃을 뻔했던 자동차 사고에 대해서 설명해주며 삶을 끝마칠 뻔했던 사고를 통해서 무엇을 깨달았고 알게 되었는지를 들려주는 내용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는 생각으로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기 위해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글을 여전히 쓰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이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함께 더 즐겁고 행복해지길 바라며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끝마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 더 알려주고 싶었는지 실제로 초고와 수정 그리고 퇴고의 과정을 아예 한 사례를 만들어내면서 유혹...’을 읽는 사람들에게 마지막까지 글쓰는 즐거움을 그리고 읽고 쓰고 고치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있다.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스티븐 킹 본인이 갖고 있는 책과 글에 대한 애정 때문에 더욱 즐겁게 읽혀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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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하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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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재미는 분명 가득하지만 읽어내기가 쉽지 않는 장미의 이름 를 어떻게든 읽어내기는 했어도 도대체 뭘 어떻게 읽어냈는지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하권에서 이야기는 끝을 향하고 있고 여러 수수께끼들에 대한 실마리가 하나씩 찾아지고 있지만 직선적인 이야기 진행이 아닌 여러 종교적인 논쟁과 이단에 대한 다툼 그리고 종교재판이 이뤄지는 상세한 (그리고 광기로 채워진 가혹한) 과정까지 함께 이야기 속에 다뤄지면서 무척 복잡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결국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서 종교에 대한 지나친 독선과 광기, 책과 글에 대한 심오한 통찰과 성찰이 더해지면서 걸작이 갖춰낼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부족함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읽기가 너무 어렵다는 단점이 흠이라면 흠일 수 있지만.

 

읽기 힘들지만 글과 책에 대해서 중세에 대해서 신학과 종교에 대해서 여러 역사적 인문학적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장미...’는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혀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어쩌면 알고 있는 지식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책이지도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움베르토 에코 본인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가 만들어낸 중세를 마음껏 즐기도록 글을 써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실제로도 다양한 이야기와 상황들을 통해서 여러 재미들이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뤄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떤 식으로 읽어내야 할 것인지 난감하고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처음 읽을 때는 의욕이 앞섰지만 점점 끝까지 읽어내자는 다짐만 남았을 뿐이었다. 때때로 어려운 부분들은 건성으로 읽어냈으니 아직 읽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기만 한 것 같다. 그래도 중세를 배경으로 수많은 것들을 어려움 없이 엮어내고 막힘없이 풀어내고 있는 이 위대한 소설을 다시 읽었다는 것에 기분 좋은 만족도 느끼게 된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부분들은 차차 조금씩이라도 알아가고 이해하길 바랄 뿐이다.

 

어떤 어수선함도 없이 박력 있고 장엄하게 끝내는 마무리의 완벽함은 계속해서 이 소설을 찾게 되고 생각하게 되는 아름다운 완성을 보여주고 있다. 학자로서 계속 글을 쓰고는 있었지만 소설로서는 장미의 이름이 첫 번째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재미삼아 써낸 소설로서는 너무 위대한 완성이라 그 탁월함에 그저 감탄하게만 된다.

 

본인 스스로는 무척 겸손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이 소설을 정교하게 살펴보면 볼수록 더 놀라움을 느끼게 하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작품이 되는 것 같고 계속해서 논의되고 생각나게 되는 것 같다.

 

언젠가는 또 읽을 날이 있지 않을까? 그런 날이 있다면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겠지만 그때는 좀 더 잘 이해하며 읽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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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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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어도 진짜로 다시 읽게 되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장미의 이름은 그렇게 전혀 다른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게 되도록 하는 매력적이면서도 읽기가 무척 어렵게만 느껴지는 소설이다.

 

책을 펼치면 곧장 재미를 느끼면서도 그러기가 무척 머뭇거려지는 소설이다.

 

이미 학자로서 업적을 쌓아가던 움베르토 에코였지만 세계적으로 그의 이름이 알리게 된 계기는 장미...’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 본인은 학자로서 학문을 통해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 아닌 소설을 통해서 큰 명성을 얻게 된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겠지만 조금은 당황스럽고 놀라운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심심풀이나 재미로 써낸 소설이 이처럼 인기를 얻고 큰 화제를 몰고오리라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리라 상상하진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기도 무척 재미나지만 난해하고 어려운 부분도 가득한 이 소설을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된 것인고 흔히 필독서라고 말할 정도로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읽어봐야 할 소설로 꼽히게 되었을까?

 

장미...’는 한편으로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의문스러운 죽음()과 그 죽음을 밝혀내는 과정의 (추리)소설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런 이야기 구성 속에서 움베르토 에코는 그때까지 자신이 알고 있고 관심을 갖고 있던 수많은 것들을 이야기에 녹아들게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적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여러 논쟁과 다툼 속에 개인적 고민들까지 더하면서 단순하게 읽어내어도 재미나지만 여러 방식으로 다양하게 읽어볼수록 더 흥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흔히 말해서 아는 것이 많을수록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 같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고 반복해서 읽게 되는 것 같다.

 

움베르토 에코는 이야기의 내용 속에 별의별 것들을 뒤틀어 함께 집어넣어두고 있으며 사람들은 때로는 찾아내기도 하고 때로는 놓치고 지나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재미와 즐거움을 경험해주도록 하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두컴컴한 중세의 시대로 빠져들며 살인과 여러 비밀들 그리고 의심스러운 사람들과 다양한 논쟁들과 고민들, 패러디와 오마주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온갖 것들이 다채롭게 채워져 있는 장미...’은 하나씩 따져본다면 생각 이상으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담아져 있고 그 수많은 것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듬어 이야기 속에 담아내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분야의 학문과 책들 그리고 소설들이 현란하게 채워져 있으면서도 그 구성과 배치가 워낙 탁월해서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크게 감탄하며 읽게 된다.

 

움베르토 에코는 아마도 가벼운 기분으로 심심풀이하듯 써냈을 것 같지만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의 방대함 때문에 수도원에서의 살인 사건과 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 속에서 아직도 신비로움 가득한 중세시대의 많은 것들을 함께 다뤄내고 있고 중세시대와 떼어놓고 다룰 수 없는 종교와 신학에 대한 논쟁 그리고 서서히 신학과 각을 세우게 되는 과학적 입장에 대한 옹호와 그것 이외의 중세시대에 대한 여러 이해들이 함께 맞물리면서 길고 길었던 중세시대를 7일 동안의 사건-시간 속에 구겨 넣어 우리가 아직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던 중세시대에 흠뻑 빠져들도록 해주고 있다. 중세를 간략하지만 아주 강렬하게 경험해보도록 해주고 있다.

 

장미...’은 사건의 진행과정 중에서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재미 뿐만 아니라 움베르토 에코가 그때까지 알고 있고 고민하고 있던 그리고 생각하던 것들을 함께 은근슬쩍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이건 한편의 소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거대한 지적 경험이고 놀이가 되어버리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직도 아는 것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기 보다는 어려움과 난해함이 앞서고 있고 읽다보면 어떤 내용을 읽던 중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니 다시 읽는다고 말하기 보다는 그냥 처음으로 읽는다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이 될 것 같진 않다.

 

어렵지만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났고 다시 읽는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의 기분이다.

 

장미...’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기준점이 되기도 할 것 같다. 이걸 읽었는지 아직 못 읽었는지에 따라 얼마나 책을 읽어봤는지를 알 수 있을만한... 그만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장미...’를 빼놓고 책을 좋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혹은 읽을 것 실컷 읽은 사람들 중에서 장미...’를 읽지 않은 사람은 그리 없을 것 같다.

 

평생 책과 글을 다뤄낸 사람만이 써낼 수 있는 감격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완성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이런 식의 아름다움은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오직 움베르토 에코만이 써낼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아름다움과 비교해도 그 독특한 매력을 여전히 잃지 않는 것 같다.

 

장미...’는 그 재미와 매력을 그리고 난해함과 어려움을 실컷 말해보라면 한도 끝도 없이 말할 수 있게 되는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 움베르토 에코에게 장미...’은 그의 경력 중에서 그리고 삶에서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책이고 소설이라는 생각이고 그래서인지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었을 때 곧장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다짐을 너무 뒤늦게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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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미학 동문선 문예신서 358
가스통 바슐라르 지음, 김웅권 옮김 / 동문선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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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통 바슐라르라는 이름은 이런 저런 식으로 접하기는 했지만 바슐라르의 글을 직접 읽을 기회는 없었다. 없었다고 말하기 보다는 읽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지만.

 

외모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철학하는 사람이거나 신비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공간의 시학이나 물과 꿈’, ‘공기와 꿈처럼 제목만 들어서는 어쩐지 고리타분한 내용이거나 난해한 글일 것 같아 찾아 읽기를 꺼렸었고 어쩌다 우연히 손에 들어와 이처럼 뒤늦게 그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집필한 촛불의 미학을 읽어보게 된다.

 

역자 후기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바슐라르(1884 1962)가 살아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작품촛불...’“... 시간이 내게 아직 있는 것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자신의 죽음을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촛불...’은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생각-고민을 풀어놓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촛불...’은 글 자체는 쉽게 읽혀지지만 읽은 다음에는 도대체 뭘 읽었는지 말하기가 어렵기만 한 내용이고 곤혹스럽기만 하다. 글이 눈에 들어오지만 머리-생각에는 남겨지지 않고 사라질 뿐이었다.

 

촛불과 불꽃을 이렇게까지 철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 놀라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식으로까지 철학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나? 라는 짓궂은 생각도 들게 만든다.

 

단순한 몽상을 담은 이 작은 책이라고 겸손하게 시작하는 촛불...’은 글을 읽다 보면 몽상에 함께 빠져 들어가는 것 같고 어딘가로 향하는 것 같지만 결국 책을 읽고 있는 그 자리에 다시 머물러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무척 묘한 기분을 갖게 만들고 있다.

 

결국에는 책을 마주하고 책이 전달하고 만들어내는 생각의 흐름에 대해서 깊은 고민과 생각에 대한 글()이라고 생각되는 촛불...’은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는 것에 대해서 환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게 (글로) 풀어내고 있다.

 

지금은 다른 시대가 되었고 촛불이 아닌 램프도 아닌 이제는 형광등도 옛것이 되어버린

LED 조명의 시대에서 과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라는 질문을 하게 될 때 촛불...’을 읽는다면 어쩐지 고루한 입장을 듣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실제로 읽어보니 이것 이상으로 진지하고 깊이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책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이어서 들게 된다.

 

촛불을 불꽃을 몽상을 책을 삶은 그리고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바라보기도 하고 어쩌면 태워버리기도 하는 것 같은 촛불...’은 깊은 밤 어둠 속에서 여러 고뇌 끝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내려가는 바슐라르의 모습이 떠올려지면서 읽혀지게 되고 마지막 끝맺는 말을 통해서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고 고민하며 글을 쓰는 것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말로써 글로써 설명해내고 있다. 너무나 빼어나다. 그 어떤 사람보다도 우아하고 품격 있게 알려준다.

 

자신의 삶의 끝자락을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글로 마무리했던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바슐라르의 철학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전혀 없이 촛불...’을 읽었을 뿐이지만 감탄하게 되고 존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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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관하여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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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진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사진에 관하여를 읽게 된 것은 아니다. 사진에 대한 관심은 금방 시들해졌고 전문적인 관심 보다는 그저 눈길을 사로잡는 예쁜 사진에만 관심이 생길 뿐이었다.

 

예쁨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를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말이 길게 이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렇다.

 

저자인 수전 손택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의 예민한 감각과 뛰어난 글쓰기 솜씨를 통해서 여러 논쟁을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을 해보려고 했다. ‘사진...’은 사진과 관련해서 수전 손택만의 누구와도 다른 자신만의 시각과 독특한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펼쳐놓는 생각이 그리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지 영 어렵게만 읽혀졌다. 그래서인지 뭘 읽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사진

 

영상 시대이고 이미지 시대이기 때문에 사진에 관한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얼핏 느끼기에는 시대착오적이고 뒤쳐진 과거의 글을 읽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흘러간 과거를 알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닌 바로 지금 현재를 좀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림으로부터 시작해서 사진이라는 새로운 영역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과연 우리들이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일상적으로 접하고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서 새로운 고민해보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과거가 아닌 지금 시대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원형처럼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읽는다면 사진...’이 좀 더 새롭게 생각될 수 있을 것 같고 과거를 다루면서 현재를 이해해보려는 접근으로 생각되게 한다.

 

뉴욕타임스 서평에 발표한 여섯 글들을 다시 다듬어내고 사진에 관한 명언을 모은 글을 더해서 발표한 사진...’은 사진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어떻게 본다면 장황하고 감상적으로 풀어내고 있고 달리 본다면 에세이와 학문적인 글쓰기가 뒤섞여진 글로 생각되기도 하는 등 형식은 편하게 써낸 에세이의 형식이기는 하지만 생각처럼 쉽게 읽혀지지는 않게 글로 채워져 있다. 저자 특유의 글쓰기라고는 말할 수 있지만 솔직히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고 난해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글쓰기는 읽는 사람이 어렵게 읽혀지면서도 그 글들에서 여러 생각들이 이어지거나 글을 통해서 다른 생각들을 해보게 만들기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산만하고 장황하다는 말로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예민한 감각으로 자신의 생각을 끊어지지 않고 이어나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 어렵기는 하지만 읽고 싶어지는 의욕을 꺾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사진만이 갖고 있는 독자성이나 특징에 대한 설명을 해주다가 부정적인 부분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는 등 단순히 옹호하거나 매도하는 것이 아닌 좋고 나쁜 모든 부분들을 끄집어내서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사진...’은 그저 찍혀져서 현상된 사진이 아닌 찍는 과정 찍는 상황 현상된 사진을 보여주는 사람과 보는 이들의 감상과 반응까지 사진과 관련해서 사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을 살펴보려고 하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이어지게 만들고 있고 사진에 대한 생각만이 아닌 사진을 실마리로 삼아 인간의 인식이나 이해의 영역까지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읽기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사진을 찍고

사진을 보고

보여주고 본 것을 생각하고

 

그런 과정을 때로는 이념과 정치의 영역까지 넘나들면서 파고들려고 하고 있고, 미학적인 이해 속에서 생각해보다가도 사진을 너머에 있는 현실 그 자체를 쳐다보도록 제안하기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생각의 흐름 때문에 열정적이다가도 퉁명스럽기도 한 글 때문에 읽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어지러우면서도 흥미롭기도 했다.

 

사진...’을 읽었어도 사진에 대해서 뭘 알게 되었다고 말할 것은 하나도 없지만 사진...’은 사진에 관한 수전 손택의 생각을 뒤쫓으며 저자의 다양한 생각과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사유를 경험해보게 됐다.

 

 

 

 

 

참고 : 페이스 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은 좀 더 다양하게 읽혀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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