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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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은 우리가 어리시절에 하였던 ‘놀이(들)’을 소재로 철학적 / 미학적 접근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흔히들 말하는 탈근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른 시각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도록 권하고 있다.

 

그는 주사위 놀이와 체스 그리고 카드놀이를 통해서 우연과 이성이라는 상반된 요소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 두 가지가 겹쳐져 있는 카드놀이를 통해서 우연과 이성 그리고 안과 밖을 겹쳐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놀이를 철학적 미학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내용들로 되어 있다.

우리들이 어린 시절에 다들 한두번은 해보았을 놀이들을 통해서 그 놀이들이 어떻게 예술작품들과 긴밀한 연간관계가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고, 시대가 변하면서 놀이도 어떤 변화를 보이게 되었는지 말해주고 있다.

 

놀이가 갖고 있는 철학적 의미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놀이 자체에 대해서 보다 다양한 사례와 자료들을 설명하는데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어렵게 읽힐 부분은 없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보다 철학적인 탐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느끼게 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단지 놀이일 뿐인데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지만, 그 말이 맞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른 생각을 해보는 것도 꽤 괜찮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 했었던 수많은 놀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인식에 깊은 영향을 주며 우리들의 생각과 행동에 많은 영향을 지속적으로 끼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진중권은 말미에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재현하는 것으로서 끝내지 말고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는 시각을 갖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시각의 가장 전형적인 인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말하고 있는데... 그게 평범한 사람에게 요구할 수 있는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다.

 

모... 좋은 뜻으로 말한 것이니 투정부리고 싶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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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의 일상성
앙리 르페브르 지음, 박정자 옮김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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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보드리야르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지만, 앙리 르페브르는 누구의 스승으로 알려질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는 기존의 철학적 사고에서 벗어난 철학적 사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최근의 새로운 철학과 사회학이 어떤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그리고 비판적으로 본다면 잡지책을 뒤적이고 TV 광고를 보면서 철학과 사회를 논하는 것에 대해서 면죄부를 준 사람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일상’을 사회 분석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우리가 어떻게 삶이 일상에 함몰되어 있는지와 우리가 느끼는 권태와 지루한 삶이 어떻게 자본주의 사회의 체계 속에서 강제되어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는 이렇게 체계에 강제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시금 자신의 삶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체계의 강제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지 알려주기 위한 가장 적절한 분석 대상을 ‘광고’와 ‘자동차’에서 찾고 있는데, 이후의 그에게 영향을 받은 다양한 분석들을 떠올린다면 그는 분명 선구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산만하고 두서없는 그의 논의는 조금은 난해하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의 논의의 핵심은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은 산만하지만 읽다보면 대충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의 논의는 전체적으로는 마르크스(맑스)의 소외론을 보다 확장한 혹은 일상에 적용하여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의 논의를 보다 다양한 것에 적용한다면 흥미로운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언어학에 대해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의 논의를 보다 더 많이 받아들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또한, 이런 식의 글쓰기가 항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읽고 나면 도대체 무얼 읽었는지 헷갈리게 되기는 것 같다.

 

천천히 읽었던 것들을 떠올리며 지내다 보면은 항상 그렇듯이 더 많은 것들이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들게 되기도 하지만... 익숙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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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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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인으로 혹은 독특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소문의 소설가로 알려졌던 이외수가 이제는 ‘대세’가 되어버린 것 같다. 어떻게 그가 그런 위치에 올라섰는지 조금은 얼떨떨하게 생각하게 되지만 아마도 그것은 순전히 인터넷을 통해서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우선 하게 된다.

 

그의 글이 갑자기 이전보다 더 뛰어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되지도 않고, 이제야 과거에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던 그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조금은 그에 대한 환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냥 그가 자신만의 독특한 혹은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만한 신선한 시각을 단순히 책만이 아니라 블로그나 트위터와 같은 젊은이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환호가 아닐까?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들과 접하기 위한 그의 방식도 관심을 끌게 되지만 여전히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더 얘기되어야 할 것 같다.

 

‘이외수의 생존법’이라는 부제가 있는 ‘하악하악’은 이런 이외수의 지금 현재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두께에 비해서 지나칠 정도로 짧은 분량으로 글이 채워져서 금방 읽게 되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그의 약간은 짓궂은 농담 속에서도 진지함 찾기도 하고,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삶을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듣기 편하게 삶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느낌도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이런 생각들이 설교하듯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눈높이가 맞고 흔쾌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동조하게 된다는 것이지 않을까?

 

멋진 그림들이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것인지 그림에 딸린 글들을 읽게 되는 것인지 헷갈리게 되었지만, 글도 그림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글과 그림의 분량이 책의 두께에 비해서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날카로움을 갖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독특한 사고를 하고 있는 이외수의 매력을 느끼는 수준에서 멈춰서고 있다. 그가 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보수적인 꼰대들에 대해서 어떻게 거부감을 갖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도, 한글에 대한 애정과 함께 그 애정이 단순히 고어를 사용함으로써의 애정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신조어들을 어떻게 맛깔나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말해주고 있다. 과연 그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는 침묵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이 그에 대해서 호감을 갖게 되기도 하지만 호감 수준에서 멈추도록 만들기도 한다.

 

꽤 뛰어난 문장들이 있어서 한번쯤은 곱씹게 되기도 하지만,

조금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앞서기만 하고 있다.

아마도 이외수의 산문들은 매력을 갖고는 있겠지만 크게 관심을 갖게 되지는 못할 것 같다.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취향’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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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의 만감일기 - 나, 너, 우리, 그리고 경계를 넘어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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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박노자라는 존재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귀화’한 사회학자이면서 대부분의 귀화인들에 비해서 극히 한국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버리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에 대해서 불편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불만스럽다면 어째서 귀화를 했느냐고 물으려고 하겠지만, 아마도 그는 진심으로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처럼 ‘지적절’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국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만감일기’라는 제목처럼 내용은 학문적이기 보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최대한 정돈된 형태의 글로 남겼다. 하지만 나와 같이 ‘일기’라는 것이 그저 간단히 하루의 기분이나 감정을 몇 줄짜리 글로 남기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박노자의 일기는 일기라고 말하기 보다는 자신의 연구들을 혹은 사회에 대한 시각들을 학문적으로 말하는 도중에 조금은 자신의 입장을 보다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적어냈다고 보는 것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은 노르웨이의 생활을 토대로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북유럽의 복지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과 함께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또한 노르웨이에서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여전히 보수적이고 극단적인 발언과 시선을 갖고 있는 사회와 미디어 그리고 정치 집단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다. 그의 기존의 글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그의 생각과 의견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이런 시각들은 이전에도 이미 접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롭게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개인적인 추억을 토대로 변해버린 사회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들과 외부에서 삶을 살아간 사람만이 찾아낼 수 있는 우리들이 당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여전히) 의미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들을 따라가게 된다면 그동안 내가 갖고 있는 부족한 생각과 시각들을 다시 되짚어 보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존재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그는 어떤 사회에서도 이방인으로 남겠지만 그로 인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은 생각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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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발명 - 인류의 지知와 종교의 기원, 카이에 소바주 4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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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자와 신이치의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는 신화와 종교를 중심으로 우리가 고대 사회에 비해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화를 보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쉽게 이해시켜주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리의 사고구조가 변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어째서 그렇게 사고구조가 변화가 되었는지 그는 되도록 쉽게 우리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신의 강의를 책으로 펴낸 ‘카이에 소바주’는 대학생들에게 입문서적으로서도 좋은 내용이고, 흔히 일반인들이 말하는 ‘교양’있는 책으로서도 매력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Claude Levi Strauss’의 구조주의 시각을 갖고 자신의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데, 단지 레비 스트로스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맑스(마르크스)와 라깡 그리고 자연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시각을 잘 이어주고 있으며 복잡한 듯 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사례와 근거를 제시하려고 하고 있다.

 

시리즈 4권 ‘신의 발명’에서는 현생 인류의 뇌조직의 변화를 통해서 얻게 된 ‘초월성’에 대한 직관과 함께 이를 통해 발생한 ‘정령’ 혹은 ‘스피리트’에 대한 개념과 ‘신’ 또는 ‘초월자’에 대한 관념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다신교로 그리고 보다 ‘특이한’ 방식으로 발전한 ‘유일신’에 대한 관념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풀어내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신에 대한 관념이 생겨났고, 최초의 다신교에서 일신교로 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논의하는 ‘신의 발명’은 시리즈 2권 ‘곰에서 왕으로’와 유사한 부분이 많고, 나카자와 신이치 본인도 그 부분을 인정하며 일신교의 등장과 왕이라는 지배자의 등장 그리고 자본주의의 등장은 각각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말하고 있다. 그는 그것에 대해서 보다 상세히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간히 그런 생각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아마도 그의 이후의 논의들은 이런 부분에 더 집중하지는 않을까?

 

그는 기본적으로 신에 대한 ‘예외적인’ 시각인 일신교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권위와 복종을 강요하는 일신교의 문제점과 그 시각에서 벗어나기를 촉구하고 있는데, 이런 그의 요구가 조금은 이상적이고 유치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분명 충분히 의미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레비 스트로스의 시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맑스의 유물론적인 시각도 충분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논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쉽게 읽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모른다고 해도 읽는데 힘겹지는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다른 시리즈처럼 자신의 생각을 쉽게 이해시키며 논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그의 논의를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일신교와 유일신에 대한 신앙이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게 되었는지를 보다 세밀하게 논의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서 조금은 부족한 느낌을 갖게 해서 아쉬움을 갖게 만든다.

 

그럼에도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일신교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그의 논의는 분명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별다른 회의를 갖지 않고 신을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자신의 믿음과 신앙에 대해서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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