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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발명 - 인류의 지知와 종교의 기원, 카이에 소바주 4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11월
평점 :
나카자와 신이치의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는 신화와 종교를 중심으로 우리가 고대 사회에 비해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화를 보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쉽게 이해시켜주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리의 사고구조가 변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어째서 그렇게 사고구조가 변화가 되었는지 그는 되도록 쉽게 우리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신의 강의를 책으로 펴낸 ‘카이에 소바주’는 대학생들에게 입문서적으로서도 좋은 내용이고, 흔히 일반인들이 말하는 ‘교양’있는 책으로서도 매력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Claude Levi Strauss’의 구조주의 시각을 갖고 자신의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데, 단지 레비 스트로스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맑스(마르크스)와 라깡 그리고 자연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시각을 잘 이어주고 있으며 복잡한 듯 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사례와 근거를 제시하려고 하고 있다.
시리즈 4권 ‘신의 발명’에서는 현생 인류의 뇌조직의 변화를 통해서 얻게 된 ‘초월성’에 대한 직관과 함께 이를 통해 발생한 ‘정령’ 혹은 ‘스피리트’에 대한 개념과 ‘신’ 또는 ‘초월자’에 대한 관념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다신교로 그리고 보다 ‘특이한’ 방식으로 발전한 ‘유일신’에 대한 관념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풀어내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신에 대한 관념이 생겨났고, 최초의 다신교에서 일신교로 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논의하는 ‘신의 발명’은 시리즈 2권 ‘곰에서 왕으로’와 유사한 부분이 많고, 나카자와 신이치 본인도 그 부분을 인정하며 일신교의 등장과 왕이라는 지배자의 등장 그리고 자본주의의 등장은 각각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말하고 있다. 그는 그것에 대해서 보다 상세히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간히 그런 생각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아마도 그의 이후의 논의들은 이런 부분에 더 집중하지는 않을까?
그는 기본적으로 신에 대한 ‘예외적인’ 시각인 일신교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권위와 복종을 강요하는 일신교의 문제점과 그 시각에서 벗어나기를 촉구하고 있는데, 이런 그의 요구가 조금은 이상적이고 유치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분명 충분히 의미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레비 스트로스의 시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맑스의 유물론적인 시각도 충분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논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쉽게 읽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모른다고 해도 읽는데 힘겹지는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다른 시리즈처럼 자신의 생각을 쉽게 이해시키며 논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그의 논의를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일신교와 유일신에 대한 신앙이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게 되었는지를 보다 세밀하게 논의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서 조금은 부족한 느낌을 갖게 해서 아쉬움을 갖게 만든다.
그럼에도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일신교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그의 논의는 분명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별다른 회의를 갖지 않고 신을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자신의 믿음과 신앙에 대해서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