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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의 일상성
앙리 르페브르 지음, 박정자 옮김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장 보드리야르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지만, 앙리 르페브르는 누구의 스승으로 알려질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는 기존의 철학적 사고에서 벗어난 철학적 사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최근의 새로운 철학과 사회학이 어떤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그리고 비판적으로 본다면 잡지책을 뒤적이고 TV 광고를 보면서 철학과 사회를 논하는 것에 대해서 면죄부를 준 사람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지 않던 ‘일상’을 사회 분석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우리가 어떻게 삶이 일상에 함몰되어 있는지와 우리가 느끼는 권태와 지루한 삶이 어떻게 자본주의 사회의 체계 속에서 강제되어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는 이렇게 체계에 강제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시금 자신의 삶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체계의 강제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지 알려주기 위한 가장 적절한 분석 대상을 ‘광고’와 ‘자동차’에서 찾고 있는데, 이후의 그에게 영향을 받은 다양한 분석들을 떠올린다면 그는 분명 선구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산만하고 두서없는 그의 논의는 조금은 난해하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의 논의의 핵심은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은 산만하지만 읽다보면 대충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의 논의는 전체적으로는 마르크스(맑스)의 소외론을 보다 확장한 혹은 일상에 적용하여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의 논의를 보다 다양한 것에 적용한다면 흥미로운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언어학에 대해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의 논의를 보다 더 많이 받아들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또한, 이런 식의 글쓰기가 항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읽고 나면 도대체 무얼 읽었는지 헷갈리게 되기는 것 같다.
천천히 읽었던 것들을 떠올리며 지내다 보면은 항상 그렇듯이 더 많은 것들이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들게 되기도 하지만... 익숙하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