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으로 향하다 - 리암 니슨 주연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9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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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으로 향하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70090577

 

 

아마도 국내에 소개된 로렌스 블록의 작품들 중 가장 많이 알려졌으리라 생각되는 무덤으로 향하다는 지금까지 번역된 매튜 스커더 시리즈 중 가장 대중적인 재미로 가득한 소설로 꼽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작부터 끝까지 속도감 있는 이야기 진행과 재미들로 가득하다.

 

다른 작품들에서는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서 매튜 스커더 개인의 내면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두고 있거나 매튜 스커더의 시선으로 도시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경향이 강했다면 무덤으로 향하다의 경우는 보다 외향적인 성격의 작품으로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독백과 판단은 여전히 냉소적이기는 하지만 음울하거나 짙은 어둠이 느껴지진 않는데, 그것이 매튜 스커더 시리즈가 계속해서 발표되는 과정으로 인해서 매튜 스커더의 성격이 변화되었기 때문인지 그게 아니면 상대적으로 무덤으로 향하다가좀 더 대중적인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무척 쾌활한 분위가 감돈다.

때때로 냉소적인 농담들에 웃음을 짓게 만들게 될 정도로...

 

하지만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건 자체는 이전까지의 살인사건들에 비해서 좀 더 악질적인 사건으로 꾸며져 있는데, 납치와 성폭행 그리고 토막 살인이라는 꽤나 자극적이면서 1992년에 발표되었기는 하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조차도 여전히 흥미로운 소재들로 이야기를 채우고 있다.

 

다른 매튜 스커더 시리즈와는 달리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속도감 있는 진행과 재빠른 상황 전개가 인상적인 무덤으로 향하다는 갑작스러운 아내의 납치와 죽음, 그리고 그에 대한 복수심과 함께 복수를 하려고 하는 이의 개인적인 모순(복수를 하려는 본인 또한 마약상이라는 범죄자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검토하면서 아울러 알콜중독과 마약중독으로 대표되는 중독에 관한 복잡한 심경을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중독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으려 하고 있다.

 

경찰도 아니고 정확하게 말해서는 사립탐정도 아닌 위치이기 때문에 매튜 스커더가 어떻게 제한된 조건 속에서 사건을 하나씩 풀어나가게 되는지를 알아가는 재미도 관심거리이기는 하지만 이전에는 부분적으로만 등장했던 일레인과의 관계가 좀 더 깊어져서 그들의 애정관계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끼게 만들고 있으며, 점점 더 기술 발전이 더해지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재치도 보여주고 있어서 (지금으로서는 단순한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더욱 흥미로운 진행으로 느껴졌다.

 

예전 같았으면 도시에 대한 감수성과 사건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혼란의 흔적들을-내면의 복잡함을 바라보는 것에 집요할 정도로 파고들었을 것 같은 로렌스 블록이지만 이번 무덤으로 향하다에서 만큼은 그런 집착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역동성에 좀 더 무게를 실고 진행하고 있어서 누구나 만족스러운 책읽기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마지막 살인범 레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것이 실제 살인범들의 심리를 얼마만큼 반영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살인을 하는 이유와 심리구조-정신구조에 대해서 엿볼 수 있는 순간이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를 묻는 게 아냐.

왜 그런 짓을 하는지가 궁금한 거야.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 인간이 아니야. 장난감이지. 그게 다야.

당신이 햄버거를 먹으면 소를 먹고 있는 건가?

그건 아니잖아. 당신은 햄버거를 먹고 있는 거지.

거리를 걷고 있을 땐 ... 인간이지.

하지만 일단 트럭에 타면 그걸로 끝이야. 몸뚱이인 거지.

난 기다릴 수 있지만 때가 되면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다는 거야.

사실, 기다리면서 쾌락이 점점 더 고조되지.

 

지금까지 읽은 매튜 스커더 시리즈 중 가장 재미에 충실하고 대중소설-범죄소설이 만들어낼 수 있는 흥미진진함을 부족함 없이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었다.

 

이전에는 한없는 고민과 갈등으로 가득하던 매튜 스커더가 그 고민들을 조금은 밀어내고 몸은 노쇠했지만 좀 더 가벼운 기분으로 사건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참고 :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의 챈스처럼 무덤으로 향하다는 티제이와 콩 브라더스가 가장 인상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진 않을까? 더 생각하라면 마약중독자이며 알콜중독자인 피터 코리와 마약상인 캐넌 코리를 꼽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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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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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가지 죽는 방법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27631905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800만 가지 죽는 방법(지금까지 발표된) 17편의 매튜 스커더 시리즈 중에서 5번째 작품에 해당된다고 하니(참고로 무덤으로 향하다10번째 작품에 해당되고, ‘아버지들의 죄죽음의 한가운데1, 2번째 작품이다) 길고 긴 매튜 스커더 시리즈 중에서도 나름대로 초기 혹은 중기 작품에 해당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어느 정도 매튜 스커더라는 주인공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지 로렌스 블록은 ‘800만 가지 죽는 방법에서는 이전 아버지들의 죄죽음의 한가운데에 비해서 사건의 진행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매튜 스커더의 방황과 절망에 더 집중을 하고 있고 매튜 스커더의 시선을 통해서 바라보는 뉴욕의 풍경을 담아내는 것에 고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는 일종의 핑계거리고, 마치 실존주의 소설처럼 매튜 스커더를 통해서 절망의 구렁텅이에서도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작품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그런 의미에서 매튜 스커더 시리즈는 다른 하드보일드-범죄소설들과는 달리 무척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핏빛으로 물든 이야기라고 말하기 보다는 고통과 괴로움 그리고 극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매튜 스커더는 알콜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으며, 술을 마셔야 할 이유와 마시지 말아야 할 이유들을 계속해서 자신에게 묻고 대답하고 있다.

 

그렇게 내면의 고통과 괴로움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담아내고 있으면서 신문과 뉴스, 대화 그리고 여러 방식을 통해서 도시-뉴욕에서 살아가는 800만의 사람들에 관한 800만 가지 죽음에 대해서 끊임없이 언급하며 온갖 죽음들에 대해서 읊조리고 있다.

 

마치 매튜 스커더는 도시-뉴욕을 떠도는 유령과 같다고 말해야 할 것 같고,

그를 통해서 바라보는 다양한 죽음들이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의 핵심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어쩌면 악취미에 가까운 소설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라고 반박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고 로렌스 블록이 사건을 흩뿌리고 그 조각들을 조립하는 것에 지나칠 정도로 무신경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로렌스 블록은 정교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헐겁고 느슨하게 이어지도록 만들면서도 정지되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것 같은 사건의 진행을 생각보다 능숙하게 진행시키고 있고 그 과정 속에서 매튜 스커더가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서 더욱 삶에 대한 매튜 스커더의 고민을 짙게 만들면서 일정한 해답(사건과 자신에 대한)도 찾도록 이야기를 꾸미고 있다.

 

이야기는 살인사건과 매튜 스커더 개인의 고뇌로 나눠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정교하게 하나로 결합되도록 완성되어져 있다.

 

물론, 살인사건과 그 사건의 해결에 대한 관심보다 실존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정도 이상을 가져가진 않고 있어서 하드보일드-범죄소설의 모양새를 아예 벗어나는 수준으로 향하진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방식으로도 읽어낼 수 있기도 할 것 같은데, 단순히 하드보일드-범죄소설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어설픈 느낌과 엉뚱한 방식으로 내용이 꾸며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하드보일드-범죄소설의 독특한 감수성에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피범벅으로 가득한 내용이 아닌 우울한 낯빛의 독특한 분위기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매튜 스커더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800만 가지 죽는 방법에서 가장 인상적인 존재는 아마도 포주로 등장하는 챈스인 것 같은데, 그의 강인함과 함께 반대되는 내면의 황량함과 고독 그리고 여린 모습들이 어쩐지 매튜 스커더의 모습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처음 접했을 때는 매튜 스커더 시리즈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해서 이런저런 내용들을 많이 놓친 느낌이 들게 되는데, 다시 읽게 되니 좀 더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아서 만족스러운 다시 읽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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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한가운데 밀리언셀러 클럽 134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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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초기작 중 하나인 죽음의 한가운데는 그보다 앞서 발표된 작품인 아버지들의 죄에 비해서는 만족스러움이 덜하기도 하고, 어쩐지 느슨하기만 하고 매력이 부족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로렌스 블록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인지) 나름대로의 재미는 충분한 작품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작품을 누군가에게 추천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항상 그렇듯 갑작스러운 의뢰와 그 의뢰로 인해서 겪게 되는 사건의 연속은 그가 생각한 것과는 많이 다르게 진행되지만 결국 숨겨진 진실을 찾게 된다는 점은 언제나처럼 마찬가지인데, 그 진행의 과정이 아버지들의 죄에 비해서 절망감 속에서 진행되기 보다는 사랑-로맨스도 경험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매튜 스커더 시리즈를 접했던 사람으로서는 뜬금없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낭만적인 분위기도 결국 허무함으로 마무리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버지들의 죄에서 느껴졌던 강렬함과 짙은 음울함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여전히 감수성을 자극하면서도 우울함을 느끼게 만드는 대사와 독백들이 눈에 뜨이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아버지들의 죄보다는 매력이 덜한 것 같다.

 

마치 유령처럼 도시를 떠돌며 사건을 재구성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아가는 매튜 스커더의 모습과 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자극되고 있기는 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이나 순간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평이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언가 신통치 않다는 생각만 들게 되는 것 같다.

 

무언가 집중력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흥미로운 순간들을 만들어낼 때도 있고,

사랑에 대한 혹은 관계와 말로 표현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오직 느낌과 감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함께하고 싶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의 감정을, 그리고 그 감정이 나만이 아닌 상대방과 함께 느끼고 있을 때의 그 묘한 순간을 범죄소설-하드보일드에서 접하게 되니 조금은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만난 기분이랄까?

 

항상 그런 감정은 어울리지 않는 순간과 장소와 관계에서 만들어지기 마련이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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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제로 - 분노와 폭력, 사이코패스의 뇌 과학
사이먼 배런코언 지음, 홍승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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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서는 조금은 과격한 느낌이 들게 되지만 ‘공감 제로’는 그런 느낌과는 달리 무척 과학적인 입장에서 인간의 부정적인 모습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고, 과학적인 설득력 보다는 공감을 하게 되는 제안-대안을 내놓고 있다.

 

우 리가 일상적-일반적으로 악하다고 하거나 악마 같다고 말하게 되는 존재들에 대해서 저자는 그 잔인함의 이유를, 부정적인 모습(만)을 갖게 된 이유를 공감의 침식 때문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상세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인 간의 잔인성과 악하고 악마 같은 모습에 대해서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간략하게 다뤄지고 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심리학과 정신분석에서 다뤄지는 분석과는 조금은 다른 관점도 있고, 여러 흥미로운 과학적인 접근도 시도되고 있어서(물론, 접근방식은 다르지만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꽤 재미나게 읽게 됐다.

 

타인을 존재로서 생각하지 않고 사물로서 다루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그것은 보편적인 공감능력이 침식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

 

저자 자신도 이것이 최종적인 분석도 대답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분석들을 통해서 좀 더 효과적인 방식의 접근과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단계에 있는 분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 떤 경우와 과정 속에서 그런 침식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들이 있고, 뚜렷하게 어떤 경우만이 그런 존재가 된다고 단호하게 결론 내리진 않지만 여러 방식의 접근과 논리적 추적을 보여주고 있어서 일정하게는 어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있을지 알아가는 과정으로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저자의 어떤 원인으로 인해서 그렇다는 방식의 결론을 피하려고 하는 조심스러운 접근은 충분히 이해되기도 하고, 그런 접근이 당연하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하나씩 짚어가는 과정으로써 이해되는 ‘공감 제로’는 공감능력을 단계별로 구분해서 공감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를, 그리고 그런 이들이 두뇌활동이 어떻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살펴본 다음 공감능력이 부족한 존재를 경계선 성격 장애,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스트로 분류하여 각각의 유형별 특징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 접하지 못하던 뇌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읽는데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그럭 저럭 읽어나갈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는 수준에서 어렵사리 읽게 되었다.

 

위 와 같은 공감능력이 부족한 이들에 대한 유형별 분석이 이뤄진 다음, 저자는 조금은 생소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공감능력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공감 제로의 유형들을 잠시 살펴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를 아스퍼거 증후근과 자폐증을 거론하고 있는데, 저자의 의견에 동의여부를 떠나서 흥미로운 접근이라는 점이기는 하지만 과연 긍정적인 공감제로라는 저자의 의견에 사람들이 얼마나 설득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 후의 논의는 그런 공감제로의 존재들이 유전적, 환경적 영향성 중 어떤 점들을 확인할 수 있을지 확인해 보기도 하고 지금까지의 분석의 한계와 지금 현재의 정신의학에 대한 중요한 문제제기도 하는 등 여러 균형감각 있는 모습과 논의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과 학적 타당성과 논리적 완결성으로 가득한 대답을 내놓기 보다는 공감을 유도하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제시하고 있기도 한데, 논의의 진행이 무척 과학적인 접근이었다는 점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공감을 기대하면서 내리는 결론으로 생각되어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좀 더 깊이 있게 다뤄내야 할 점들이 많다는 점 때문에 섣부른 결론을 내놓기 보다는 충분한 동의를 요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서 그런 결론을 내놓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짧은 분량이기는 한데,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많아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많았었다.

 

흥미롭기는 했는데, 모르던 내용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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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의 죄 밀리언셀러 클럽 12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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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에 대한 애정은

하드보일드에 대한 애정은

수없이 말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더는 말할 것이 없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금 말하게 된다면 도시의 어둠과 이면, 인간의 추악함과 냉소적인 시선 그리고 작가들만의 독특한 감수성과 우수 또는 음울함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찾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서 범죄소설-하드보일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조금은 더 쉽게 구하게 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주류에서는 벗어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전 ‘800만 가지 죽는 방법’과 ‘무덤으로 향하다’를 통해서 무척 인상적인 작가로 기억되던 로렌스 블록의 작품 속 주인공인 매튜 스커더를 내세워 그의 대표작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매튜 스커더 시리즈로 이름이 지어진 이 시리즈를 통해서 로렌스 블록의 여러 작품들이 되도록 많이 많이 소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절판되어 있는 ‘백정들의 미사’도 다시금 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매 튜 스커더가 등장하는 첫 작품인 ‘아버지들의 죄’는 이후의 ‘800만 가지 죽는 방법’과 ‘무덤으로 향하다’와 같이 이미 그의 성격이 완성되어 좀 더 깊게 그의 내면으로 들어가게 되거나 이야기를 확장시키기 보다는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기 때문인지 그의 성격도 그리고 이야기도 무리한 수준으로 확장시키기 보다는 간략하고 단순하게 이끌어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는 살아 있고 매튜 스커더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로 렌스 블록의 작품답게 살인사건과 그 살인사건을 파헤쳐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의 여러 추악한 면들을 혹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어두운 모습들을 매튜 스커더의 시선을 통해서 바라보고 있는데, 매튜 스커더의 시선은 기본적으로 냉소적이고 음울한 시선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시선에서 부정적인 느낌만을 받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부정적이고 어둡게만 바라본다는 단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인간에 대한 그런 시선과 판단이 본질적으로는 잘못된 생각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 버지들의 죄’는 무척 독특한 상황 설정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범죄소설-하드보일드 작품들이 살인사건 또는 범죄가 벌어진 것을 시작으로 누가 범인인지 혹은 진실인지를 확인해가는 과정으로 구성하는 것과는 달리 ‘아버지들의 죄’는 모든 사건이 끝난 다음에 되짚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흥미를 갖도록 만들고 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인가?

바로 그것을 ‘아버지들의 죄’는 알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칙적인 진행은 결국 감춰져 있던 진실을 알아가게 되면서 일반적인 범죄소설-하드보일드 구성이 되어버리기는 하지만 무척 신선한 느낌이 드는 진행이었다.

 

매 튜 스커더의 냉소적이면서 피곤함으로 가득한 독백과 인간에 대한 그의 우울함과 음울함으로 가득한 시선, 그리고 어슬렁거리는 듯이 사건에 개입하기는 하지만 뛰어난 통찰력과 예리함으로 점차 진실로 향하게 되는 진행은 모든 것이 귀찮기만 하고 되는대로 진행되도록 내버려두려고 하는 그의 나태함과 절묘하게 충돌하면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멋지게 만들어낸 로렌스 블록의 글재주가 부럽기만 할 뿐이다.

 

결 국 진실을 파헤치고 그 진실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로 향해서는 매튜 스커더는 항상 이전의 내버려둠과는 달리 단호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의 그런 단호함과 자기만의 판단은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매력일 것 같고, 자기 나름대로의 선택에 대한 우리들의 판단 또한 논쟁적일 것 같으면서도 여러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800만 가지 죽는 방법’과 ‘무덤으로 향하다’에 비해서는 노쇠함 보다는 날렵함을 느낄 수 있고, 이야기의 구성이나 여러 부분에서도 단순하다고 볼 수 있어도 무척 인상적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사건 속에서 단단하고 빨려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범죄소설-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커더 시리즈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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