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으로 향하다 - 리암 니슨 주연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9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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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으로 향하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70090577

 

 

아마도 국내에 소개된 로렌스 블록의 작품들 중 가장 많이 알려졌으리라 생각되는 무덤으로 향하다는 지금까지 번역된 매튜 스커더 시리즈 중 가장 대중적인 재미로 가득한 소설로 꼽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작부터 끝까지 속도감 있는 이야기 진행과 재미들로 가득하다.

 

다른 작품들에서는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서 매튜 스커더 개인의 내면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두고 있거나 매튜 스커더의 시선으로 도시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경향이 강했다면 무덤으로 향하다의 경우는 보다 외향적인 성격의 작품으로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독백과 판단은 여전히 냉소적이기는 하지만 음울하거나 짙은 어둠이 느껴지진 않는데, 그것이 매튜 스커더 시리즈가 계속해서 발표되는 과정으로 인해서 매튜 스커더의 성격이 변화되었기 때문인지 그게 아니면 상대적으로 무덤으로 향하다가좀 더 대중적인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무척 쾌활한 분위가 감돈다.

때때로 냉소적인 농담들에 웃음을 짓게 만들게 될 정도로...

 

하지만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건 자체는 이전까지의 살인사건들에 비해서 좀 더 악질적인 사건으로 꾸며져 있는데, 납치와 성폭행 그리고 토막 살인이라는 꽤나 자극적이면서 1992년에 발표되었기는 하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조차도 여전히 흥미로운 소재들로 이야기를 채우고 있다.

 

다른 매튜 스커더 시리즈와는 달리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속도감 있는 진행과 재빠른 상황 전개가 인상적인 무덤으로 향하다는 갑작스러운 아내의 납치와 죽음, 그리고 그에 대한 복수심과 함께 복수를 하려고 하는 이의 개인적인 모순(복수를 하려는 본인 또한 마약상이라는 범죄자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검토하면서 아울러 알콜중독과 마약중독으로 대표되는 중독에 관한 복잡한 심경을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중독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으려 하고 있다.

 

경찰도 아니고 정확하게 말해서는 사립탐정도 아닌 위치이기 때문에 매튜 스커더가 어떻게 제한된 조건 속에서 사건을 하나씩 풀어나가게 되는지를 알아가는 재미도 관심거리이기는 하지만 이전에는 부분적으로만 등장했던 일레인과의 관계가 좀 더 깊어져서 그들의 애정관계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끼게 만들고 있으며, 점점 더 기술 발전이 더해지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재치도 보여주고 있어서 (지금으로서는 단순한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더욱 흥미로운 진행으로 느껴졌다.

 

예전 같았으면 도시에 대한 감수성과 사건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혼란의 흔적들을-내면의 복잡함을 바라보는 것에 집요할 정도로 파고들었을 것 같은 로렌스 블록이지만 이번 무덤으로 향하다에서 만큼은 그런 집착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역동성에 좀 더 무게를 실고 진행하고 있어서 누구나 만족스러운 책읽기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마지막 살인범 레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것이 실제 살인범들의 심리를 얼마만큼 반영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살인을 하는 이유와 심리구조-정신구조에 대해서 엿볼 수 있는 순간이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를 묻는 게 아냐.

왜 그런 짓을 하는지가 궁금한 거야.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 인간이 아니야. 장난감이지. 그게 다야.

당신이 햄버거를 먹으면 소를 먹고 있는 건가?

그건 아니잖아. 당신은 햄버거를 먹고 있는 거지.

거리를 걷고 있을 땐 ... 인간이지.

하지만 일단 트럭에 타면 그걸로 끝이야. 몸뚱이인 거지.

난 기다릴 수 있지만 때가 되면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다는 거야.

사실, 기다리면서 쾌락이 점점 더 고조되지.

 

지금까지 읽은 매튜 스커더 시리즈 중 가장 재미에 충실하고 대중소설-범죄소설이 만들어낼 수 있는 흥미진진함을 부족함 없이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었다.

 

이전에는 한없는 고민과 갈등으로 가득하던 매튜 스커더가 그 고민들을 조금은 밀어내고 몸은 노쇠했지만 좀 더 가벼운 기분으로 사건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참고 :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의 챈스처럼 무덤으로 향하다는 티제이와 콩 브라더스가 가장 인상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진 않을까? 더 생각하라면 마약중독자이며 알콜중독자인 피터 코리와 마약상인 캐넌 코리를 꼽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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