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세트 - 전3권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미학 오디세이 3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0424535

 

 

언제부터인지 사회학과 철학으로 대표되는 인문학만이 아닌 그림과 건축 그리고 그밖의 것들에 관해서 많은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관심은 커져가고 늘어날 수 있기는 하지만 과연 어떻게 채워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찾아낼 수 없었다.

 

정답이 없으니... 그냥 마구잡이로 손에 잡히는 책들을 읽어나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딱히 알게 된 것도 없고, 궁금증만 커지게 된 것 같다.

 

미학-그림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겨나긴 했지만 딱히 어떤 것부터 읽어야-알아야 할지가 난감했고, 미학-그림이라는 것이 이름부터 무언가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어서 겁먹은 아이처럼 무언가를 읽어내기 보다는 계속해서 미루기만 했었는데(인터넷을 통해서 온갖 그림들을 찾아볼 뿐이었다), 그러던 중 손에 잡은 미학 오디세이는 그림도 많거니와 여러모로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안도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읽어냈던 기억을 갖고 있다.

 

시사평론가의 입장과 미학자의 입장이라는 2개의 입장에서 한국사회를 줄타기하는 저자인 진중권이라는 인물은 그 본인으로서도 무척 흥미로운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가 써내는 미학과 사회평론 둘 다 사회와 미학에 대한 통찰력과 생각할만한 여러 고민들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본인이 이런 평가에 대해서 어떤 받아들임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움과 유쾌함 그리고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구성된...

게다가 많은 그림들 덕분에 좀 더 쉽게 알아먹기 쉽다는 장점이 많은...

 

미학 오디세이는 나와 같은 미학-그림에 대한 관심만 많고 아는 것은 신통치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안내서와 같은 책이었고, 여전히 그런 평가를 받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벌써 20주년이 되었나?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오랜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었는데, 어쩌면 그만큼 세월의 흐름을 넘어선 보편성과 흥미를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뜻일지도 모르니 출판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는 평가는 (썩 훌륭한 방식의) 정당한 평가일지도 모르고 호의적인 평가일지도 모르겠다.

 

이미 접하게 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솔직히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기억나는 것은 많지 않지만 이렇게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출판한 작가 노트를 읽어보니 조금은 기억들이 되살려지기도 하고 몇몇 개성들을 어렴풋하게 떠올려지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좋은 책이었고,

좋은 내용이었다.

그것을 부정할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대중성을 고려하면서도 다양한 이론적인 토대 속에서 나름대로의 고민들을 합쳐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미학 오디세이에 관한 좀 더 솔직한 후일담이자 여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가 노트는 저자 본인이 어떤 관점과 문제의식 속에서 글을 써냈는지를 알려주고 있고,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었던 저자의 의도를 좀 더 드러내놓고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내용도 고민했지만 형식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고민이 있었다는 저자의 말에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미학 오디세이를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이미 책에서 논의되었던 부분을 되풀이해서 말해주고 있는 부분에서는 그 부분이 무척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읽었었는지를 되새겨보게 되기도 한다.

 

무언가를 에둘러서 말하기 보다는 시원하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 같은 저자의 글쓰기가 여전히 부럽기만 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수많은 것들을 멋지게 정리-배치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돈해내는 저자의 능력에 항상 감탄하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다시금 미학 오디세이를 읽게 될 것 같고 조금은 시들어진 미학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커지게 된다면 가장 먼저 찾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기념하고 자축하는 작가 노트는 풍성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미학 오디세이를 즐겁게 읽어낸 사람들을 위한 이르기도 하고 늦기도 한 저자의 (그답지 않은, 혹은 그답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한 소감문이 될 것 같다.

 

 

 

 

참고 : 새롭게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을 출판하게 된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블로그에 작성된 미학 오디세이 3’에 관한 서평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와서 흔쾌히[라고 쓰고... 저야말로 (넙죽)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사용해주기를 부탁했지만, 아쉽게도 편집 과정에서 서평이 누락되게 된 것 같다. 섭섭하지만... 워낙 다른 사람들이 더 좋은 글들을 썼다는 뜻 아니겠나? 좀 더 열심히 읽어보고 많은 것을 써보며 글재주를 키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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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리스 브루클린 밀리언셀러 클럽 72
조나단 레덤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도시는 그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로 그득했다.

내가 직접 탐정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잠시 시간이 남게 되어서 별 수 없이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들어가게 된 책방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펼쳐보다가 눈길을 끌어 구입하게 된 머더리스 브루클린은 언제나 애정을 갖고 있음을 말하게 되는 범죄소설 장르에 충실한 작품이면서, 성장소설의 특징도 일정부분 이끌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기본적으로는 범죄조직의 하수인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주인공 라이어넬이 갑작스럽게 살해를 당한 그(와 그와 함께하는 친구들)(마피아의 중간책인) 우두머리인 프랭크의 죽음에 관한 내용들을 밝혀내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인데, 조금은 흔한 이야기이고 이미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식상한 기분도 들 수 있을 것 같지만 틱장애의 일종인 투렛 증후군이 있는 주인공 라이어넬의 독특한 독백과 대사가 인상적이며,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어린 시절의 기억들과 고아원에서의 생활 그리고 그곳에서 자라나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하나씩 꺼내놓으면서 단순한 범죄소설이 아닌 흥미로운 성장소설의 모양새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인지 과거의 기억들을 언급한 이후의 범인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은 특별한 인상을 남게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고아원에서 함께 생활하던 친구들과 프랭크의 죽음으로 인해서 조금씩 균열이 생겨가고, 그렇게 생겨나는 갈등과 다툼 속에서 라이어넬은 무언가 의문스러운 점들을 찾아내게 된다는 진행은 흥미를 끌기는 하지만 과거에 대한 기억만큼의 매력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좌충우돌하며 결국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숨겨졌던 진실을 밝혀지는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모든 진실들을 알려주는 내용에서 느껴지는 여러 복잡한 감정들은 다행히 몰입을 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중반 이후의 지루함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데, 거기에 더해서 투렛 증후군으로 인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이어가고 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던 라이어넬이 마지막에 가서 누구보다도 냉소적이면서도 씁쓸하고 허무한 기분 속에서 후일담을 얘기해주는 대목은 무척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마도 전체적으로는 이렇다 할 인상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이야기 자체가 촘촘히 구성된 작품이기 보다는 조금은 느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 같다. 아울러 라이어넬의 투렛 증후군이 대사로서의 매력은 갖고 있을지는 몰라도 무언가 놀라움을 안겨주는 작품 속 장치로 활용되진 못하고 있다는 점도 꼽아야 할 것 같다.

 

간혹 멋진 순간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놀라움으로 가득한 문장들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새는 무언가 엉성한 기분을 갖게 만든다. 긴장감의 고조나 유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진실 찾기의 과정도 어쩐지 라이어넬 홀로 강박 속에서 이뤄지는 헛된 노력처럼 읽혀졌을 뿐이었다.

 

다행히 그 헛되다고 생각되던 노력이 사건 해결을 위한 가장 큰 실마리를 찾아내는 노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럼에도(그걸 알게 되었음에도) 그 지난한 과정이 매력적이진 못하게 느껴졌다.

 

프랭크의 아내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솔직하게 언급하는 내용과 그녀에 대한 애정과 함께 결국 함께할 수 없음과 기억으로만 간직해야 함을 이해하려는 내용에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사랑과 다른 여러 감정에 대한) 어떤 교훈을 얻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는 좋은 평가를 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작품이었지만 나름대로 혹은 부분적으로는 인상적인 진행과 내용-문장을 담아내고 있기에 범죄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큰 기대 없이 즐길 수 읽을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이것 저것 읽어볼 것들을 실컷 읽어본 사람들에게는) ‘머더리스 브루클린은 적당한 읽을거리가 될 것 된다.

 

 

 

 

참고 : 범죄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비정한 세상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이거나 도시를 떠나지 못함과 그 숙명과 운명을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정신적 떠돌이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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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2 - 다시 페르세폴리스로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최주현 옮김 / 새만화책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48222599

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1797498

 



그림 소설 페르세폴리스’ 2권은 1권의 마지막에서 가족과 헤어져 홀로 오스트리아로 향한 마르잔이 겪게 되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힘겨움과 함께 여성으로써 경험하게 되는 여러 육체적-정신적 변화들을 중심으로 2권의 전반부를 이끌어가고 있다.

 

여전히 야만으로 가득하고 종교적인 믿음만을 앞세우고 있는 지역 출신이라는 편견으로 가득한 시각을 접하며 많은 상처를 받게 되기도 하고, 마르잔의 여린-순진한 감수성을 이용하거나 혹은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겪게 되는 등 여러 힘겨운 시간들 덕분에 마르잔은 한층 강인해 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많은 슬픔과 혼란 그리고 방황을 하게 되기도 한다.

 

다행히 마르잔은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무언가를 알기 위한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악으로 향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항상 어떤 교훈들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정신적-육체적인 고통 속에서도 결국 여러 도움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정 덕분에 다시금 좌절에서 벗어나 이란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된다.

 

간신히 건강을 회복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아 이란으로 향하게 되지만 도착하게 된 이란의 모습은 마르잔이 떠나기 전의 이란과는 너무나 달라진 풍경으로 가득함을 금세 깨닫게 된다.

 

지나칠 정도로 경직된 종교적인 관점과 남성우월적인 시선과 함께 차이를 용납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완고하기만 한 사회를 경험하며 마르잔은 또다시 좌절하고 어디에도 마음을 놓을 곳 없이 그저 가족에게 위안을 찾을 뿐이고 뚜렷하지 않은 목적과 목표 속에서 자유를 찾게 될 뿐이다.

 

그런 정신적 방황과 혼란을 잠재우는 새로운 사랑은 마르잔으로 하여금 새로운 안식을 찾게 되지만 짧은 안식은 더 큰 고통과 후회만을 만들게 되고, 그 고통이 마르잔으로 하여금 성숙하게 되고 좀 더 자신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만들지만 결국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마르잔은 다시금 이란을 떠나 자유를 찾아 새로운 각오로 유럽을 향하도록 만든다.

 

단순히 이란이라는 특수성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삶을 살아간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서만이 아닌 여성에 대한 보편적인 시선으로 사회구조가가 여성을 어떤 불합리함에 내몰리게 만들고 있는지를, 그런 위선과 편견 그리고 남성중심의 시각을 견뎌내고 이겨나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야만 할지를, 특수한 경험들을 통해서 보편성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서구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으로 가득한 시선이 아닌 이란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시선으로 이란의 역사적 혼란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좀 더 이란의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여성으로서만이 아닌 한명의 인간이고 인격체로서 자신을 소중히 대하고 아울러 다른 이들도 자신을 대하듯 존중해야 한다는 믿음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이 놀라운 작품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마르잔이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게 된 소중한 깨달음들을 잘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여성주의 관점으로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으로서도

그리고 편향되고 왜곡된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서도

무척 소중하고 의미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은은하면서도 통찰력으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또한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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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48222599

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1797498

 

 

 

개인적으로 무척 오래 전 극장에서 접했던 영화 페르세폴리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었다. 완성도나 여러 의미부여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서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다.

 

어떤 의미인지는 굳이 꺼내고 싶지는 않지만... 여하튼 그렇다.

 

그런 작품이기 때문에 이 작품의 원작이 이어서 번역-출판되었다는 것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여러 이유로 인해서 보기를 망설이거나 미루기만 했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은 있었다.

 

그것도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접해야 하는 작품은 접하기 마련이고, 이제 조금은 무덤덤함 속에서 읽어나가기는 했지만 영화와는 많이 다른 이야기 진행과 구성 덕분에 새로운 기분으로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 1권을 읽게 되는 것 같다.

 

영화와는 아주 크게 다르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림 소설인 페르세폴리스는 좀 더 이란의 역사적 흐름과 거대한 변화들이 이뤄졌던 바로 그 시절을 직접 지켜보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다뤄내고 있어서 이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수없이 뒤엎어지는 이란의 슬픈 역사를 한 개인의 시각으로 무척 흥미롭게 풀어내며 접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더해서 페르세폴리스는 혼란의 중심에서 지켜보는 인물이 어린 소녀-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무척 특색 있게 진행시키고 있는데, 알다시피 이란이라는 무척 가부장적이고 지독할 정도로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을 존중하며 소녀-여성으로 살아가기-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과 가족들의 보호와 여러 교육 및 보듬기가 필요한지를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게 담아내고 있다.

 

강압적이기 때문에 반대로 저항하고 어떻게든 자유로워지고 싶어지는 소녀-여성의 모습 속에서 우리가 과연 어떤 사회를 만들어내고 어떤 사람들이 되어야만 하는지를, 혹은 자신과 함께 타인도 존중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그런 존재가 되어야하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를... 어떻게 견뎌내고 싸워나가야 하는지를... ‘페르세폴리스는 설득력 있고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게다가, 자본주의에 대한 무척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가득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옹호로 가득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관심을 갖도록 완성시키고 있다.

 

아마도 언제까지나 페르세폴리스는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그건 작품의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그 완성이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이 덧붙여지면서 더더욱 강렬함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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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 지구를 뒤덮다 -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 도시의 빈곤화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돌베개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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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간과 건축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면서 이것저것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그 관심이 도시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도시의 이면인 슬럼-빈민지역에 대한 흥미로 뻗어나가 슬럼, 지구를 뒤덮다를 찾게 될 정도가 되었다.

 

마이크 데이비스의 슬럼, ...’은 최근의 슬럼화에 대한 긴급한 보고서이자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절망적인 비탄과 탄식처럼 읽혀진다.

 

어떠한 탈출구도 찾아낼 수 없는...

희망도 없이 그저 죽을 수 없으니 견뎌내야만 하는...

그런 세상을, 온갖 지옥들이 펼쳐진 현장으로 우리들을 끌고 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슬럼, ...’은 사회를 차지하는 대부분이 아닌 일부집단에게만 유리한 정책이 이뤄질 때, 그런 정책이 모든 것을 잠식해갈 때 얼마만큼의 우울한 미래가 펼쳐질지에 대한 잔혹한 대답이면서, 바로 그 곤혹스럽고 난감하게 만드는 미래가 이미 펼쳐졌을 때 어떤 풍경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우선 저자는 급격하게 늘어가고 성장하는 도시화로의 진행에 대해서 검토하고, 여러 통계와 지표들을 통해서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를 넘어서게 되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했다는 설명을 더해주며 이런 새로운 시대에서 과연 슬럼-빈민지역이 어떤 공간이고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정리하려고 하고 있다.

 

대책 없이 늘어가고 있고, 어떤 식으로도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더욱 더 엉망으로 향하고 있는 슬럼화에 대한 현실을 지적함과 동시에 대량실업과 빈곤화, 빈곤지역의 확대에 대한 역사적인 검토와 함께, 슬럼화에 대한 해결을 모색한다는 국가-정부의 거짓된 약속과 희망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를 검토-폭로하고 있고, 국제적인 관심과 협조 또한 적절한 처방을 제시하지 못한 채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배집단들의 결탁-무능-무관심으로 인해서 약자들은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려지고 있을 뿐이고, 공권력이 자행하는 무수한 물리적-비물리적 폭력이 어떻게 슬럼을 계속해서 변두리로 몰아넣는지와 함께, 소수의 지배집단이 슬럼화에 대한 해결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들만의 이상세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 모습을 찾아내고 있다.

 

위생문제

실업문제

교통문제

범죄지역화

불평등의 가속화

온갖 인권유린과 아동과 여성에게 더욱 노출된 여러 위협들

 

등등등 슬럼, ...’은 슬럼화로 인해서 발생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고, 꼼꼼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도시-슬럼화와 그로 인한 어두운 이면을 확인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괴로운 진실을 알려주고 있고, 그걸 알게 된 이들에게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과 좌절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이런 문제점이 계속해서 불어나기만 하는 상황에서 절망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분출-폭발하게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언으로 저자는 논의를 마치고 있다.

 

파국으로 향하고 있거나,

이미 파국에 당도하였거나...

저자가 보는 지금 시대의 모습은 어떤 식으로 바라본다고 해도 암담하기만 할 뿐이다.

 

장하준이 사다리 걷어차기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논의했던 그릇된 정책들이 혹은 그들(일부 소수)에게만 유리한 정책들이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을 괴로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게 되었는지를 슬럼, ...’은 공포로 가득하도록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일종의 괴기물과 같은 실태보고서와 같다고 해야 할까?

잘못됨이 어떤 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과연 무엇을 해야만 하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 이상으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슬럼, ...’에서 논의하던 문제들을 접했음에도 쉽게 놀라움이 가셔지지 않는다.

 

끔찍하고,

끔찍하다.

참혹함, 오직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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