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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2 - 다시 페르세폴리스로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최주현 옮김 / 새만화책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48222599
페르세폴리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1797498
그림 소설 ‘페르세폴리스’ 2권은 1권의 마지막에서 가족과 헤어져 홀로 오스트리아로 향한 마르잔이 겪게 되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힘겨움과 함께 여성으로써 경험하게 되는 여러 육체적-정신적 변화들을 중심으로 2권의 전반부를 이끌어가고 있다.
여전히 야만으로 가득하고 종교적인 믿음만을 앞세우고 있는 지역 출신이라는 편견으로 가득한 시각을 접하며 많은 상처를 받게 되기도 하고, 마르잔의 여린-순진한 감수성을 이용하거나 혹은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겪게 되는 등 여러 힘겨운 시간들 덕분에 마르잔은 한층 강인해 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많은 슬픔과 혼란 그리고 방황을 하게 되기도 한다.
다행히 마르잔은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무언가를 알기 위한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악으로 향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항상 어떤 교훈들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정신적-육체적인 고통 속에서도 결국 여러 도움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정 덕분에 다시금 좌절에서 벗어나 이란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된다.
간신히 건강을 회복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아 이란으로 향하게 되지만 도착하게 된 이란의 모습은 마르잔이 떠나기 전의 이란과는 너무나 달라진 풍경으로 가득함을 금세 깨닫게 된다.
지나칠 정도로 경직된 종교적인 관점과 남성우월적인 시선과 함께 차이를 용납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완고하기만 한 사회를 경험하며 마르잔은 또다시 좌절하고 어디에도 마음을 놓을 곳 없이 그저 가족에게 위안을 찾을 뿐이고 뚜렷하지 않은 목적과 목표 속에서 자유를 찾게 될 뿐이다.
그런 정신적 방황과 혼란을 잠재우는 새로운 사랑은 마르잔으로 하여금 새로운 안식을 찾게 되지만 짧은 안식은 더 큰 고통과 후회만을 만들게 되고, 그 고통이 마르잔으로 하여금 성숙하게 되고 좀 더 자신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만들지만 결국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마르잔은 다시금 이란을 떠나 자유를 찾아 새로운 각오로 유럽을 향하도록 만든다.
단순히 이란이라는 특수성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삶을 살아간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서만이 아닌 여성에 대한 보편적인 시선으로 사회구조가가 여성을 어떤 불합리함에 내몰리게 만들고 있는지를, 그런 위선과 편견 그리고 남성중심의 시각을 견뎌내고 이겨나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야만 할지를, 특수한 경험들을 통해서 보편성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서구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으로 가득한 시선이 아닌 이란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시선으로 이란의 역사적 혼란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좀 더 이란의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여성으로서만이 아닌 한명의 인간이고 인격체로서 자신을 소중히 대하고 아울러 다른 이들도 자신을 대하듯 존중해야 한다는 믿음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이 놀라운 작품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마르잔이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게 된 소중한 깨달음들을 잘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여성주의 관점으로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으로서도
그리고 편향되고 왜곡된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서도
무척 소중하고 의미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은은하면서도 통찰력으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또한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