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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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연금술사를 읽었던 적이 10년은 더 지난 예전이기 때문에 읽게 된지 오래되었다... 라는 표현을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 같다고 볼 수 있는데, 그때에 느꼈던 깊은 감동과 지금 다시금 읽으면서 느끼는 약간은 무덤덤한-심심한 기분은 단지 긴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달라진 감상일지도 모르지만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시선으로 연금술사를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큰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는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고 우화라고 볼 수 있는데, 간결하고 담백하면서도 이야기가 갖고 있는 매력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한 인기-사랑을 받고 있고, 잊지 못하는 작품으로(나와 같은 사람까지도) 기억되고 있는 것 같다.

 

연금술사의 내용-줄거리에 관해서는 온갖 방식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무척 시간이 흐른 다음에 다시 읽게 되면서 느끼게 된 생각은 한편으로는 동화-우화의 분위기 속에서 자아에 대해서 그리고 깨달음과 믿음과 신뢰, 사랑과 같은 여러 가지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들려주려고 하고 있고 알려주려고 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쩐지 그런 것들이 (처음 읽었을 당시에는) 무척 짜임새 있고 매력적으로 담겨져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 짜임새나 구성이 조금은 헐겁고 덜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이리저리 돌려서 말할 필요 없이 다시 읽으니 심심하다는 (혹은 그때의 그런 기분이 들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는 말인데, 그런 의미에서는 조금은 아쉬운 다시 읽기가 되는 것 같지만 처음 읽었을 때의 즐거움을 다시 생각하게 될 정도는 아닌, 혹은 그때의 감정을 생각한다면 지금 느끼게 되는 기분은 불만스러움으로 가득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때와는 분명 달라진 생각을 갖고 연금술사에 대해서 말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주인공 산티아고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어떤 모험과 난관을 겪게 되는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읽게 되었다면, 지금은 산티아고를 통해서 (파울로 코엘료가) 말하려는 자아에 대한 (유난스럽게 느껴질 정도의) 몰두가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자기개발-계발 책을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아에 대한 고집스럽게 느껴질 정도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이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며 무슨 선택이 자기 자신을 위한 가장 최선의 선택인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산티아고의 보물-자아 찾기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러 모험들과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 삶과 세상에 대한 (일종의) 지혜들과 통찰력과 함께 연금술사에서 자아에 대한 논의는 연금술사가 다루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도 무척 유난스럽고 도드라지게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해해보게 되기도 하고 읽어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다지 이전에 비해서는 흥미롭게 느껴지지가 않고 어쩐지 무언가 잘못된 점들과 불만스러운 부분들을 더 많이 말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 솔직한 마음인데, 그럼에도 처음 읽었을 때의 좋은 기분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런 생각들을 더하기 보다는 어떤 식으로 내 생각들이 바뀌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처음과는 많이 달라진 평가를 하게 되는데,

이런 변함이 무엇을 말하는 것이기에 좀 더 몰두하고 싶어진다.

 

어차피 무언가를 읽는다는 것은 글과 글을 읽는 나 자신과의 계속되는 마주함일 뿐이니까. 그 마주함에서 변하는 것은 내 자신이지 글은 아닐 것이다.

 

 

 

참고 : ‘연금술사를 통해서 파울로 코엘료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근데,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해서 사람들이 별다른 칭찬을 하는 경우는 적었던 것 같다. 그는 그저 연금술사로만 대표되는 작가인지... 그게 아니라 다른 대표작도 꼽을 수 있는지 궁금하게 된다. 파올로 코엘료의 작품들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언가 대답을 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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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들의 세계사 보르헤스 전집 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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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1800258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줄여서... 보르헤스

 

언제나 그는 수수께끼와 같은 인물이고, 그의 글을 제대로 읽었다고 생각되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은 항상 다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글이고, 그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또렷하게 파악되고 쉽게 이해되기 보다는 어렴풋하고 희미하게 난해하고 불투명하게 이해되기 때문인지 풀리지 않는 문제에 계속해서 골몰하듯이 그의 글을 계속해서 찾게 되는 것 같고 반복해서 읽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단지 어렵고 난해함으로 똘똘 뭉쳐진 글이라고 보르헤스의 글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뭔가 알 것 같으면서 헷갈려지게 만드는, 그 이상한 느낌으로 인해서 그의 글을 다시 찾게 되는 것 같은데, 단순히 미로에 빠져들게 된 느낌보다는 익숙한 공간이면서도 낯설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을 계속해서 다시 찾게 되는 것 같다.

단지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졌다면... 그냥 잊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나마 그의 다른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쉽게 읽어낼 수 있는 불한당들의 세계사는 그렇기 때문에 자주 찾게 되는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그보다는 그가 이 작품 이후에 보여주게 되는 (오직 보르헤스만이 보여주었던) 경이로움을 조금은 간결하게 혹은 완벽한 조율 속에서 보여주기 보다는 부분적으로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지 (약간은 허술하다고 볼 수 있고, 아직은 덜 여물었다는 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면 어떤 것을 써내야 할 것인지 아직은 정확하게 목표하지 못하던 시절이었을지도 모른다) 조금은 수월하게 혹은 읽는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전달되고 있기 때문에 자주 찾게 되는 것 같다.

 

아직도 픽션들알렙과 같은 작품들을 생각하게 되면 어려움이 앞서기 때문인지 조금은 소박한 느낌의 불한당들의...’에서 더 만족스러운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불한당들의...’가 그저 쉽게만 생각할 작품도 아니겠지만.

 

일종의 악당들의 연대기라고 말할 수 있는, 보르헤스가 꼽은 전세계의 악당들 목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불한당들의...’는 보르헤스의 명성에 대해서 의문을 느끼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그가 왜 그렇게 칭송받는지를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질 것이고 단순한 단편들의 모음집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지만, 작품에 대한 해설을 읽게 된다면 꽤 실험적인 시도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시대적인 한계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 분류되는 이유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납득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조금은 다른 느낌을 받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시대적인 이해보다는 보르헤스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간결함과 압축력, 능청스럽거나 퉁명스럽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 간간히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내용에서의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이해, 수많은 책을 통해서 얻게 된 지식-이야기()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정갈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 등 별 것 아닌 것처럼 혹은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다시금 혹은 재구성하고 다시 쓰기해서) 들려주고 있지만 그 이야기의 구성과 전체적인 조화들은 별다를 것 없게 느껴지면서도 무척 흥미롭게 느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온갖 세계의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풀어내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누가 그런 경지에 올라설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그리 많은 사람이 떠올려지진 않게 되는 것 같다.

 

이 이후 보르헤스가 보여줄 감탄과 경탄으로 가득한 세계를 아주 살짝 보여주고 있을 뿐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그가 본격적으로 보여줄 세계보다 오히려 밑그림을 그리듯이 보여주는 불한당들의...’ 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은 순전히 조금은 안목이 떨어지는 내 (부족하기만 한) 읽기 능력 때문일 것이다.

 

 

 

참고 : 책을 통해서 모든 세계를 이해하던 보르헤스가, 그리고 그의 이야기들이 어쩌면 앞으로의 세계를 혹은 지금 세계의 본질을 더 충실히 이해한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현실에서 조금은 거리감을 갖는...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고구조를 어쩌면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건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무척 의미 깊은 시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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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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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야구란 무엇인가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11619916

 

 

 

 

레너드 코페트의 야구란 무엇인가는 분명 빼어난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었다. 단지 야구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야구가 갖고 있는 갖가지 매력과 함께 야구를 통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수많은 논의들과 야구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도 야구를 통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주는, 어느 한 영역을 깊게 파고들게 될 때 다른 영역에 대해서도 약간의 이해를 갖게 되는 혹은 어떤 한 영역에서의 통찰력을 통해서 다른 영역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었다.

 

좋은 내용으로 가득했고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었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가득했지만 무언가 씁쓸함을 느끼게 되기도 했었다.

 

왜 그랬던 것일까?

 

이렇게 훌륭한 책을 읽게 되었을 때 어렴풋하게 느껴졌던 아쉬움은 내용의 허술함 때문이 아니라 야구는 야구에 관한 이런 멋진 책이 있는데, 축구는 어째서 이와 같은 책이 없을까? 라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축구야말로 좀 더 세계적인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음에도 야구란...’과 같은 책은 없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런 의문은 너무 성급한 의문이었고, ‘야구란...’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어쩌면 야구란...’에 비교해도 좀 더 탁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축구란 무엇인가를 통해서 축구가 안겨줄 수 있는 수많은 재미들을, 승리의 짜릿함과 열광, 패배의 쓰라림과 실망감, 희열과 분노, 감탄과 탄식, 열정과 눈물, 그리고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단지 축구만이 아닌 축구 외의 것들을 끌어들이기도 하고 축구라는 영역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의미 깊은 논의들을 600쪽이 넘는 묵직한 두께로 저자인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은 우리들에게 자신의 다양한 생각-관심을, 이런 저런 정보와 시각과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독일인이고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단지 축구에 관한 글을 쓰기 보다는 (이제는 흔한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다만 그렇게 인문학적인 영역-시각으로만 축구를 다뤄내는 것이 아니라(그랬다면 이 책은 축구에 관한 내용이 아닌 축구를 소재로 했을 뿐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축구의 매력 그 자체에 대해서도 깊숙하게 다뤄내고 있으면서도 그것 말고도, 축구를 통해서 축구의 영역을 넘어선 논의들도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무척 흥미로운 생각()을 많이 접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조금은 읽어내기가 쉽지가 않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혹은 그 까다로움이 좀 더 축구의 매력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고 읽는 재미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저자는 축구가 과연 무엇인지를 말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고, 해체하고 있으며 뜯어내고 다시 조립하고 이어붙이고 있는데, 축구라는 것이 다양하고 방대하게 다뤄내야만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되도록 잘게 나눠놓고-잘라내서 각각의 조각들을 충분히 다뤄내려고 하면서 그 조각들을 합쳐내는 과정을 통해서 좀 더 거대한 그림-축구공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무척 개인적인 감상과 축구에 대한 열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하고 있고

때로는 다양한 인문학(사회학, 역사학, 철학 등)적 지식들을 통해서 생각지도 못한 논의들을 꺼내들기도 하고

수많은 사례들과 정보들 그리고 기록들을 들춰보기도 하는 등 어떻게 이런 수준까지 올라서며 하나의 영역을 다양하게 다뤄낼 수 있을지 감탄하며 읽게 되었다.

 

읽다보면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하고, 방대한 내용에 압도되어서 무엇을 읽은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각각의 짧은 글들을 읽어나가며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와 함께 그 글의 조각들이 겹겹이 쌓여지면서 축구를 조금은 다른-다양한 방식으로 알아가는 느낌도 들어 무척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가타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종의 축구에 관한 (정돈되지 않고 장황스럽게 느껴지는) 글들의 나열처럼 느껴지게 되면서도 반대로 무척 세심하게 (여러 고민 끝에) 글들이 배치된 느낌도 들었는데, 아마도 별다른 생각 없이 배열되어 있기 보다는 깊은 고심 끝에 이런 구성을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맞을 것 같다.

 

생각 이상으로, 지나칠 정도로 촘촘하게 논의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처럼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는데, 축구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하고 그 각별한 애정 덕분에 축구가 무엇인지를 이처럼 기가 막힐 정도로 (혹은 지나칠 정도로) 깊이 있게 다뤄낼 수 있었던 것 같고, 점점 더 상업화되고 있고 경기가 아닌 쇼가 되어가고 있다는 비판과 걱정 그리고 근심과 고민을 통해서 앞으로 축구가 어떤 식으로 변화될지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인문학적

정치학적

사회학적

역사학적

그리고 그밖의 방식으로

 

축구를 통해서 위와 같은 방식의 시선으로 다뤄내기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학자들의 통찰력을 축구에 접목시키고 있기도 해서 조금은 읽는 과정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어려움과 힘겨움을 견뎌낸다면 축구가 좀 더 달라보이게 될 것 같고, 그걸 통해서 축구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기도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축구는 축구이고, 그렇기 때문에 축구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매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혀지게 되는 것 같다.

 

읽을거리가 풍부하고 그렇기 때문에 읽어가며 다양한 생각들을 가다듬어보게 된다.

 

과연 축구에 관해서 이보다 더 빼어난 책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축구란...’을 넘어서는 책이 과연 앞으로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면서도 축구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책도 앞으로 쉽게 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읽는 내내 감탄하고 탄복하면서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었다.

 

이건 최고다.

다른 방식으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복해서 읽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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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척 팔라닉 지음, 최필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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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은 처음에는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데이빗 핀처의 영화 파이트 클럽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영화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어쩔 줄을 몰랐었는데, 다행히 얼마 후 원작도 번역-출판이 되어서 무척 열광하며 읽게 되었던 소설이다.

 

영화가 워낙 세기말 적인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지게 되었고 공개되었기 때문인지(1999), 그리고 그 당시의 개인적인 정서-감수성이 이 영화가 만들어내고 전달하려는 정서-감수성과 지나칠 정도로 가까웠기 때문인지 여전히 강렬하게 기억되고 있고, 자주 떠올리기는 하지만 그래서인지 일부러라도 잘 찾아보지 않게 되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여전히 그때와 같은 울분과 분노로 자욱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 같지만... 과연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작의 팬들에게는, 척 팔라닉의 팬들에게는) 무척 불경스럽게 들리기는 하겠지만 원작 소설보다는 영화가 더 만족스럽게 느껴졌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척 팔라닉의 소설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그의 소설이 갖고 있는 매력이, 수다스럽게 느껴지면서도 간결하고 압축적인 특유의 글쓰기가 만들어내는 자극이 무척 마음에 들어 척 팔라닉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았기 때문에(‘파이트 클럽을 제외한다면 서바이버정도가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의 글에 열광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이런 개인적인 평가에 대해서 크게 반론하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그저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어느 쪽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둘 다 마음에 들지만 결국 한쪽이 더 좋을 뿐이다.

 

몇 번은 읽어봤기 때문에,

그리고 몇 번을 읽어봤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은 어떤 식으로도 불만스럽거나 아쉬운 부분을 말하기 보다는 어떤 점들이 매력적이고 애정을 갖게 되는지를, 무엇이 그렇게 만족스럽게 만들어주는지를 말하는 것이 더 알맞은 방식일 것 같다.

 

당연히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이미 충분히 느꼈을 것이지만,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이 갖고 있는 매력은 재빠른 전개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것들에 대해서 뒤틀린 방식으로 울분을 토해낸다는 점일 것 같다.

 

삶의 분노를

세상에 대한 울분을

뒤틀린 방식으로... 마음껏 토해내고 있다.

 

냉소

혐오

비꼼

조롱

분노

혐오

그리고 기괴한 희열

 

모든 것에 대한 공허로부터 시작해서

자기혐오와 자기파괴로 향하기까지

 

이야기의 진행도 색다르고 흥미롭게 느껴지지만 어쩌면 그보다는 주인공의 생각-발언을 통해서 들려주는 그리고 타일러 더든을 통해서 들려주는 현대사회에 대한 온갖 토악질들이 더욱 더 관심을 끌게 만들고 (위험한 방식으로) 설득되어버리는 것 같다.

 

강렬하고 자극적이다.

그리고 읽게 된다면 잊을 수 없게 만든다.

흉내내고 따라하고 싶어질 정도로... 충동적으로 만든다.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설득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무척 충격적으로 그리고 자극적으로 모든 것을 파괴하고 부셔버리는 것에 동참하도록 선동하고 있다.

 

세상에 대한 애정보다는 혐오와 환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 시선에 약간이라도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감탄스럽게 지켜보고 싶어지는 사람들이라면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은 너무나도 아끼게 되는 소설이 될 것 같고 그 어떤 작품들에 비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완성도와 매력을 담고 있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각별함이라는 표현을 쓰게 만들고 싶어질 것이다.

 

끊임없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어지고,

죽음()을 꿈꾸는 절망으로 가득한 사람들이라면

공허로 허우적거리고 좌절감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과격한 방식의 냉소와 농담 그리고 지저분하고 뒤틀린 상상력이 한없이 유혹적으로만 느껴지게 될 것 같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현대사회에 대한 해괴한 방식의 조롱이라는 것이 분명하지만... 과연 그 조롱이 어떤 해결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순간적인 재치에 불과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어쩐지 대답을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약간의 실마리는 알려주고 있기도 한 것은 아닐까?

 

아직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이 되진 않는다.

 

파이트 클럽에 대해서 특별한 정보나 내용을 설명해주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것들은 이 책을 읽는 것에 중요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추락하고 망가지고 부셔진 사람들이라면... 읽어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닥까지 내려가야만... 알 수 있다.

 

 

참고 : 20세기 말의 혹은 21세기의 미래파에 대한 짓궂은 농담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결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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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
김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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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을 들어서는 빅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궁금증을 느끼게 되는 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는 제목을 통해서 느껴지기는 자기개발-계발 서적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나 밝고 희망적인 내용으로 꾸며진 삶에 대한 무언가를 말해주려고 애쓰려는 내용일 것 같다고 생각되었지만 (실제로도 조금은 그렇기도 했다) 나름대로 알찬 내용으로 꾸며져 있었고, 읽으면서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신선한 놀라움도 느끼게 만든다.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국제사회복지사인데, 단순한 국제사회복지사라면 그럭저럭 존경받고 주목받을(만한) 사람이었겠지만 척추장애와 그밖의 여러 삶의 커다란 부침들을 겪은 과거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그리고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당신도...’는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수많은 고뇌와 삶의 상처를 어떤 식으로 이겨내려고 했었고 받아들이려고 했었는지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라는 장소가 저자에게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였는지를, 그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공간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려주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삶과 사람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의견들을 솔직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굴곡진 삶이었지만(혹은 혹독함으로 가득한 삶이었지만) 결국 스스로의 삶에서 도망치려고 하거나 괴로움에 빠져들기 보다는 그 고통과 가혹함을 마주치고 들여다보며 (그리고 이겨내고 흘려보내며) 삶의 본질을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아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일종의 종교적인 깨달음을 얻고 있기도 한 것 같다.

 

대단하다는 말을 하게 되고,

감탄하며 저자의 삶을 따라가 본다.

 

나라면 과연 저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묻도록 만드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저자의 삶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폄하를 하거나 딴죽을 걸고 싶지는 않게 되는데, 어떻게 장애를 얻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방황과 많은 방황 이후 마음을 고쳐먹고 삶의 자리를 잡은 뒤 새로운 삶을 위해 아프리카로 향해서 겪었던 온갖 고난들을 담백하게 들려주며 자신의 겪었던 다양한 사건-경험들을 통해서 느꼈던-깨달았던 생각들을 함께 알려주면서 삶과 사람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들을 겸손하게 말해주고, 그 솔직함과 겸손함 그리고 소박함에 감탄하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 때로는 반박하고 싶거나 다른 생각을 말하고 싶어지다가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얘기해주고 있다.

 

저자는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삶의 본질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본질을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통찰력과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은 한편으로는 굳이 그렇게 고생을 일부러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어려움-힘겨움으로 인해서 뿌리칠 것 같은 경험들로 가득하기만 한 것 같다.

 

아마도 그녀가 겪었던 다양한 상처들과 고통들이 그녀의 생각들을 더 커다랗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인데, 신체적인 어려움과 그로 인해서 겪었던 많은 (굴욕이나 모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고통에 좌절하지 않고 이겨냈다는 것에 큰 존경심을 갖게 만들게 되고, 단순히 이겨낸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삶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그리고 타인의 삶을 좀 더 깊숙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본받고 싶어지게 만든다.

 

초반과 중반까지의 이야기는 자신의 과거와 아프리카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들을 전달하고 있다면, 후반부의 내용들은 아프리카에서의 생활 속에서 그리고 뉴욕과 한국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저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깨달음을 들려주고 있는데, 좋은 이야기들이 많고 귀담고 귀를 기울일 생각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그리고 삶의 본질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경험을 강조하려고 하다 보니 아프리카의 삶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지우려는 노력이,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한편으로는 오해와 편견을 없애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하지만 그런 노력으로 인해서 오히려 또다른 오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하게 되기도 한다.

 

그것만 조심한다면 아마도 더 좋은 책읽기가 될 것 같다.

 

쉽게 읽혀지기는 하지만 담겨진 내용은 쉽게 읽고 잊을 내용은 아니라 좀 더 생각해보고 음미하며 읽어야 할 필요성도 있었던 것 같다.

 

그걸 알면서도 급하게 읽어버린 것은 순전히 내 잘못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게 된다면 되도록 서둘러 읽기보다는 천천히 아껴가며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나처럼 읽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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