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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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참고 : https://namu.wiki/w/%EC%B4%9D%2C%20%EA%B7%A0%2C%20%EC%87%A0






인류의 역사

문명의 불평등한 발전의 이유


13,000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화와 문명의 흐름을 하나의 일관된 입장에서 풀어내고 있는 ‘총 균 쇠’는 그 방대한 시대에 걸친 변화에 대해서 대략적인 방식이 아닌 정교한 풀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읽는 사람을 압도하고 있고 촘촘한 논리와 단단한 설득력으로 적극적으로 혹은 일정정도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고 동의하게 된다.


길고 긴 시간의 흐름을 다루고 있고 책의 부피 또한 읽어내기가 만만하지 않음을 느끼도록 해주고 있어서 그리고 다양한 사례들과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논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꽤 오랜 기간에 걸쳐서 읽게 됐고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논의의 흐름은 알아가면서 읽어냈지만 군데군데 놓치거나 이해가 좀처럼 쉽지 않은 부분은 얼렁뚱땅 읽어내기도 했다.


저자는 무척 단순하고 간단한 문제의식으로 시작해서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읽어내고 있다. 문명의 발전이 어째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는지 지배와 피지배는 어떤 이유로 인해서인지 등 여러 질문들을 총 균 쇠로 함축하고 있고 흥미롭게 자신의 생각을 하나씩 설명해주고 있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라는 생각을 내세우며 저자는 인간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다른 진행이 이뤄지게 된 원인과 이유를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의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며 설득력 있게 자신의 생각을 내놓고 있다.


워낙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있고 방대한 역사적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때때로 아는 것이 부족한 분야에 대한 설명은 읽어내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어렵게 읽어내기는 했지만 읽는 것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곤란한 수준은 아니었다.


식량생산이나 정치체제와 같은 물적 토대와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서 무척 강조하고 있고 문자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지도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생각을 받아들인다면 어째서 그런 부분들을 주목하고 변화의 큰 동력이 되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


발전된 결과를 강조하기 보다는 과정 속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계속해서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접근 방식을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 같고 실제로도 여러 영역에서 저자의 분석과 접근방식을 많이 참고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지루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여러 예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읽기가 답답하기도 하겠지만 흥미로운 입장과 생각지도 못한 의견이 여러 가지를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어 무척 인상적인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읽는 과정이 어렵기는 했지만 읽어낸 보람이 있는 책이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읽어보기를 추천하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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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로서의 질병 이후 오퍼스 9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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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을 간단하게 말한다면 지금까지 글쓴이가 발표한 책들 중에서 가장 쉽게 읽혀지고 이해되는 글이었다.

 

어떤 것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고 어떤 동의와 설득을 하려고 하는지 무척 명확하게 접근하려고 하는 글이었다.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 공감해주길 바랬던 것은 아닐까?

 

그동안 글쓴이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리 꼬고 저리 꼬는 기분이 들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은유...’(저자의 생각을 모두 다 이해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지만)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질병(결핵과 암, 매독과 에이즈)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오해를 하고 왜곡된 인식을 하고 있으며, 사회적 정치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인 측면과 일반적인 정서에서 질병을 어떤 식으로 은유하고 잘못된 편견과 그릇된 이해를 하고 그런 틀린 생각이 어떤 문제점을 만들게 되는지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다.

 

글쓴이의 글을 읽어가며 나 또한 질병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제멋대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있었는지, 은유와 왜곡에 쉽게 설득-공감하면서 그 잘못된 언어를 아무런 의심 없이 오해 속에서 사용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결핵, 암 그리고 매독과 에이즈에 대해서 우리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피상적으로 혹은 오해 속에서) 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로인해서 생명에 크나큰 위협을 끼치지만 치료에 전념한다면 충분히 완치도 가능한 질병을 애초부터 잘못된 인식 속에서 좌절감과 패배감 혹은 공포와 혐오의 시선 속에서 접근하는지를 상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그 혐오의 시선을 누군가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결핵과 암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잘못된) 인식과 오해 그리고 문학적 학문적 은유-착각에 대해서 다양한 문헌과 소설, 학문적 논의들을 예로 들며 정확한 이해 없이 은유와 해석()을 앞세웠을 때의 문제점을 알아보며 우리가 은유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자신도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거나 끌어 들어오는 은유에는 반드시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항상 잊지 않도록 충분한 설명해주고 있고 본질을 알지 못하고 허상만을 알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도록 해주고 있다.

 

글쓴이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 맞는 생각이고 틀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은유에 빠져들어 여러 질병들을 오해하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질병을 질병으로서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인종적으로 온갖 방식으로 뒤틀어서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질병의 실체를 훼손시킨사례들을 살펴보며 우리들에게 그런 오해에서 빠져나와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본질을 정확하게 알아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그걸 어떤 식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지 좀 더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잘못된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제대로 바로잡아야 함을 깨닫도록 해주고 있다.

 

은유로서의 질병이라는 글과 에이즈와 그 은유라는 2개의 글을 묶은 은유...’은유로서의 질병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던 이후에도(발표한지 10년이 지난 후) 에이즈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확산되던 시절 과거의 잘못된 점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에이즈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그릇된 은유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그 잘못된 인식()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인 에이즈와 그 은유를 발표했고 에이즈가 갖고 있는 그 당시의 혼란스러운(1988) 상황 속에서 흔들림 없이 우리들에게 진정하라고 말해주고 있고 제대로 된 실체를 파악하도록 해주고 있다.

 

2개의 글 모두 결론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시끌벅적한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하게 무언가를 알아보고 알맞은 방식으로 대응하라고 우리들에게 말해주는 것 같다.

 

은유...’를 읽고 과거를 돌이켜 보게 되니 질병이라는 것에 대해서 너무 예민하고 경악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는 쑥스러움이 느껴지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쉽게 단정하고 평가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질병 말고도 얼마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오해하고 왜곡된 이해를 했으며 그로인해서 누군가를 소외하게 만들고 무언가를 잘못되게 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고독하게 만들고 사회로부터 추방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사회적 시선이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고 지나치게 선동을 일삼고, 상황을 지나치게 왜곡하며, 환자들을 고립시키거나 환자들에게 낙인을 찍는 데 단단히 한몫하는 군사적 이미지가 덧붙여지는 문제점들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실체와 본질을 알지 못하기만 하게 될 것을 깨닫게 해준다.

 

수전 손택의 들춰냄과 폭로는 이번만큼은 눈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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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계승자 별의 계승자 1
제임스 P.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 / 아작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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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namu.wiki/w/%EB%B3%84%EC%9D%98%20%EA%B3%84%EC%8A%B9%EC%9E%90

참고 : http://news.bookdb.co.kr/bdb/Column.do?_method=ColumnDetail&sc.webzNo=30506&Nnews

 

 

 

 

 

 

그다지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취향이다) 특별히 그쪽 계열의 소설을 찾은 적은 없지만 별의 계승자는 제목을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 익숙한 느낌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제목이고 유독 일본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소설이고 작가이기 때문에 관심은 컸지만 직접 읽어볼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

 

특별히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던 중 서점에서 책들을 둘러보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뭔가 흥미를 갖게 만드는 제목에 반가운 기분이 들어 고민 없이 손에 넣었고 이쪽 계열 소설 중 가장 재미나게 읽었던 마션과 마찬가지로 무척 재미를 느끼며 읽었다.

 

모든 내용이 끝난 다음 덧붙여진 작품 해설을 통해서 이 소설이 갖고 있는 위상과 내용에 대한 분석이 간결하면서 군더더기 없어 설명할 것은 그것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어쩐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야기나 분위기가 유사하다기 보다는 그 당시의 과학지식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은 월인과 미지의 문명에 대해서 마션은 화성에서 살아남고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과학적 접근을 한다는 점이 비슷하다는 생각에 마션을 쉽게 떠올리게 된 것 같고 그런 점에서는 공상과학소설이기 보다는 그냥 과학소설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공상과학소설이 판타지소설과 크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은 신선한 충격일 것이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도 흥미진진함을 잃을 수 있다는 감탄을 하게 될 것 같다.

 

과학지식과 과학을 기반으로 한 상상력으로 몇 안 되는 유골과 유품들을 갖고 어떤 식으로 발견된 사실들을 토대로 수많은 궁금증을 풀어내고 모순 없는 결론을 찾아가는 이야기인 별의...’는 줄거리만 들었을 때는 뭐가 재미난 구석이 있을지 의문스러울 수 있어도 증거와 논쟁점을 여러 개 나열하고 그걸 짜 맞춰가며 도출되는 단일한 결론과 그 전개 과정에서의 논란 같은 과학적인 아이디어를 정면으로 내세우면서 여러 반전과 분위기 전환을 만들어내고 과학소설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작품 해설처럼 미스터리와 추리소설의 변형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여러 정보를 제시하고 퍼즐을 맞추며 비밀을 밝혀 가는방식에서는 동일할 수 있겠지만 여러 가설들을 만들며 과학적 추론과 입증을 통해서 충격적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사실을 통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알지 못했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은 지루할 틈 없는 이야기면서 맨 마지막에 가서는 얼핏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논리적인 이해는 충분히 가능한 결론을 보여주며 부족함 없고 어떤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마무리를 해주고 있다.

 

다만 이런 일이 실제 있을 있을지는 의문이고 여러 허점들이 있는 것 아닌지 조금은 의심스러운 부분들을 느끼게 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1977년에 발표한 소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특별함 재미로 가득하다.

 

이런 계열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만족할만한 소설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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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
노대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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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문체반정에 반기를 들었던 이옥

죽은 아내에게 수십 편의 글을 남긴 심노숭

자신을 최고의 문인으로 믿었던 요절 시인 이언진

손자의 육아 일기를 남긴 이문건

친구의 죽음에 과거를 포기한 박지원

스승의 죽음에 평생을 은둔한 양산보

극진한 효심으로 소설 구운몽을 지은 김만중

의리와 실천으로 무장한 행동파 유학자 정인홍

일평생 오로지 북벌을 꿈꾸었던 윤휴

경세에 목숨을 걸었던 김병욱

온몸으로 천주교에 맞섰던 김치진

개화와 척사 사이에서 제3의 길을 걸었던 이건창

 

 

 

 

최근 조선 시대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서 조선 시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에 자주 손이 가고 있다. 체계적으로 알아보기 보다는 그냥 관심이 가게 되는 책들을 이것저것 읽어보고 있는 수준이라 그리 많이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그래도 꽤 재미를 느끼게 된다.

 

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는 조선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 중 제목처럼 소신에 목숨을 건 사람들만이 아닌 독특하고 특이한 혹은 유별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간 사람들과 제목 그대로 시대의 한계와 여러 어려움들 속에서도 자신만의 입장을 잃지 않으려고 했던 12명의 삶을 짧게 훑어보고 있다.

 

선정의 기준이 의문스러울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만한 선정이었다. 몇몇은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걸 트집 잡고 싶진 않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시대적 정치적 사회적인 강요에 휘둘리거나 타협하기 보다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이들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은 삶이 대부분이고 쉽고 편한 방식을 뻔히 알면서도 그걸 택하지 않음으로 괴로움과 힘겨움을 겼게 될 뿐이지만 그럼에도 지켜야만 했던, 혹은 세상과 싸워야 했던 이유를 알아가면서 무엇을 지켜야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반성해보고 생각해보게 된다.

 

유난히 도드라진 삶을 살아간 12명의 삶을 살펴보면서 그 시대가 어떤 시대였는지 함께 알려주고 있기도 해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으며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쉽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12명의 삶만이 아니라 조선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 또한 함께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가벼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읽다가도 시대와 세상과 다퉈가면서 점점 지쳐가고 쓰러져가는 그들의 삶 때문에 안타까운 기분이 지워지지 않게 된다.

 

지금 시대에는 어떤 이들이 소신과 신념을 지켜가며 세상과 다투고 힘겨워하고 있을까? 그들이 지쳐가지 않고 더 질기게 싸워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 아닌 응원하고 힘을 주는 사람이 많은 사회이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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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 - 머무름의 기술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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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 http://blog.naver.com/ghost0221/220858055738

 

 

 

 

 

오늘날의 피로사회는 시간 자체를 인질로 잡고 있다. 이 사회는 시간을 일에 묶어두고, 시간을 곧 일의 시간으로 만들어버린다. ... 느리게 살기 운동은 증상일 뿐이다. 증상으로 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 오늘날 필요한 것은 다른 시간, 일의 시간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생성하는 시간 혁명이다. 시간에 향기를 되돌려주는 시간 혁명.

 

 

 

 

 

노동의 민주화에 이어 한가로움의 민주화가 도래해야 한다.

 

 

 

 

 

 

 

피로사회를 통해서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한병철의 시간의 향기...’ 전에 발표했지만 여러 가지로 ...’와 엇비슷한 문제의식과 여러 가지로 맞물려서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 함께 읽는다면 좀 더 흥미를 갖고 읽게 될 것 같다.

 

아마도 ...’에서 생각했던 고민들을 좀 더 발전시키고 다른 방향에서 접근한 것이 ...’이진 않을까?

 

...’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저자는 앞선 학자와 작가들(니체, 하이데거, 헤겔과 맑스-마르크스, 마르셀 프로스트, 한나 아렌트 등)의 생각을 가져와 자신의 생각을 더하거나 혹은 반박을 하면서 저자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고, 그런 방식은 전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하고자 하는 논의가 어쩐지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을 너무 어렵게 더듬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괜히 어렵게 설명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얇은 부피의 책이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책장을 넘기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물론, 조심스럽게 접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깊은 고민 끝에 내놓는 생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논의는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지금은 과거와 달리 노동과 여가 그리고 소비에 몰두하고 매몰되어 사색의 시간을 잃어버렸고 그렇게 됨으로써 우리들은 온전한 자신의 삶을 계속해서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공들여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여러 학자들과 작가들의 생각과 글을 검토하며 자신의 생각을 완성하려고 하고 있고 다양한 접근으로 자신의 논의가 적절한 입장인지 검토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활동적 삶에서 사색적 삶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려고 하고 있고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설득하려고 하고 있는 저자의 입장에 공감하기는 쉽지만 그걸 복잡한 방식의 논의로 생소한 표현을 통해서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읽어내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니체의 생각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으며 여러 학자들의 입장들을 함께 검토해보고 있는 ...’은 짧은 분량의 내용이고 크게 흠잡고 싶지 않은 입장이지만 때때로 저자의 논의에서 이해되는 생각이지만 어쩐지 너무 현실에서 멀어져 있는 것 같다는 논의가 느껴질 때가 있다. 철학자의 언어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뭔가 너무 까다롭게 생각을 다듬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독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 그쪽 사람들은 차분하게 자신들의 삶을 잘 뒤돌아보면서 저자의 생각을 이해해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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